주식수에 좌우된 롯데 물류 합병비율…최대주주 다른 건 '걸림돌'
입력 2018.12.06 07:00|수정 2018.12.05 18:08
    글로벌로지스, 로지스틱스보다 주식수 37배 많아
    장부가치는 글로벌로지스가 로지스틱스보다 커
    엘엘에이치 설득 여부 따라 합병 통과될 듯
    • 롯데그룹이 통합 물류회사 출범을 선언한 가운데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의 ‘1 대 16’이라는 합병 비율이 눈에 띈다. 양사의 주식 수 차이가 워낙 커 더 두드러지게 보인다. 합병비율 산출에 있어서 문제 소지가 크진 않지만 두 기업의 최대주주가 롯데지주가 아닌 점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이 공시한 롯데글로벌로지스(존속법인)와 롯데로지스틱스(소멸법인)의 합병비율은 1:16.35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주당가치가 1만4545원인 반면 롯데로지스틱스의 주당가치는 23만7764원으로 책정되면서 롯데로지스틱스의 주당가치가 높게 책정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두 회사의 합병비율이 벌어진 이유는 주식수의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주식수는 2400만여주인 반면 롯데로지스틱스는 65만여주로 약 37배 차이가 난다. 장부가액 기준 순자산 가치는 롯데글로벌로지스(3200억원)가 롯데로지스틱스(1400억원)보다 크지만 각사의 주식수를 감안한 합병비율은 1:16으로 벌어지게 된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세자료를 검토해보면 기업가치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3500억여원, 롯데로지스틱스는 1500억여원으로 각각 300억원, 100억원 계상됐다”며 “200억원 차이는 나지만 과도하게 부풀려진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최대주주가 롯데지주가 아닌 점은 셈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롯데로지스틱스는 L제2투자회사가 지분 29만6372주(45.3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롯데 계열사들이 총 62만1228주(95.04%)를 가지고 있다. 반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인 엘엘에이치로 지분 747만2161주(31.11%)를 보유 중인 상황이다.

      롯데그룹이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서 엘엘에이치와 손을 잡은 것이라 엘엘에이치가 롯데그룹에 비협조적이진 않을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롯데그룹에 인수된 뒤 유상증자 등으로 주식수가 많아진 것이라 유상증자에 참여한 엘엘에이치가 해당 합병비율을 크게 문제 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엘엘에이치가 보유 지분이 전체의 3분의 1 수준이라 절반만 반대매수를 청구해도 합병이 취소될 여지가 있어 합병 통과는 롯데가 엘엘에이치를 설득하느냐에 달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