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탁 인가전 뛰어든 증권사, 교차되는 '기대'와 '우려'
이상은 기자 | selee@chosun.com | 2018.12.06 07:00
Edited by 이재영 차장 | le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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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 신규 인허가전 NH ·한투 등 도전장
고수익성·기존 부동산 업무와 시너지 기대돼
시장 성장세 둔화·경쟁심화·부동산경기 침체는 리스크 요인

10년 만에 열린 신규 부동산신탁사 설립 인허가 경쟁에 증권사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규 신탁사 설립시 증권사 업무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반응과 부동산신탁업이 경쟁 심화와 부동산경기의 침체로 마냥 ‘장밋빛 전망’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가 부동산신탁업 신규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한 결과 총 12곳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 중 대형 증권사가 있는 NH농협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비롯해 대신증권, 부국증권 등이 신청했다. 신영증권·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현대차증권·마스턴투자운용·이지스자산운용, 에스케이 증권·바른자산운용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했다.

금융위는 외부평가위원회 검토를 거쳐 이르면 내년 1분기 말까지 최대 3곳에 예비인가를 내줄 방침이다. 금융위는 부동산신탁사를 2009년 이후 신규 진입 없이 11곳으로 유지해왔다.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부동산신탁업 진출 의지를 보이는 건 투자은행(IB) 부문이 대표 미래성장동력으로 꼽히면서다. 증권사 수익구조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금융의 비중이 커지면서, 진입 장벽이 높고 수익성이 좋으면서 기존 업무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동산신탁업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는 평이다.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시너지다. 부동산신탁사 인가를 받는 증권사는 신탁사업장을 확보해 부동산PF 대출을 촉진할 수 있다. 나아가 개발부터 투자, 분양 등 부동산 개발사업 전 과정에서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 리츠와 부동산펀드를 활용한 개발 사업에도 뛰어들 수 있다.

수익성이 높다는 것도 매력요소다. 부동산 신탁사들은 영업이익률이 높고 연속 흑자를 내고 있어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국내 11개 부동산신탁사의 연간 순이익 총액은 2013년 1223억원에서 지난해 말 5046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17.6% 증가한 2853억원으로 반기 중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계 신탁사(KB, 하나)의 경우 상위권 투자신탁 회사와 신용등급이 비슷하거나 더 낮아도 '국민은행' 등 계열사를 보고 투자자들이 더 선호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증권사도 등급이 높고 지주에 속하는 등 규모가 큰 증권사가 신규 설립한다면 같은 이치로 투자자들이 신뢰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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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 전망과 신규 진입과 관련해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부동산신탁 업계에선 성장성 둔화와 과열 경쟁,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리스크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져왔다. 부동산신탁업 시장은 성장세는 견조하나 관리형토지신탁을 제외하면 주택 착공물량이 감소해 신규 수주보수의 성장성이 저하될 전망이다. 신규 수주보수로 보면 2015년 이후 성장률이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산업에서 시장 집중도를 측정하는 허쉬만-허핀달 지수에 따르면 부동산신탁업의 경쟁 강도는 ‘높은 수준’이다. 특히 담보·관리·처분신탁을 비롯한 비토지신탁은 높은 경쟁강도가 지속되면서 신규수주 보수율이 꾸준히 저하되고 있다. 2007년 이후 신규 진입한 부동산신탁사들이 차입형토지신탁 인가를 받기까지 약 3~6년의 기간이 걸린 만큼 신규 설립될 부동산신탁사는 비토지신탁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경기 리스크도 크다. 부동산경기 둔화로 올 하반기 부동산신탁사의 사업 재무 안정성 하락 추세가 이어졌다. 부동산신탁사의 영업수익 및 신탁보수 규모는 주택 착공 물량과 강하게 연관된다. 2015년 이후 서울과 광역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주택 착공물량이 감소추세다. 특히 2017년부터 전국 평균보다 더 큰 감소폭을 기록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많이 꺾이고 있어 신규 진입자들 입장에서 향후 기존 신탁사들이 보여줬던 높은 수익성을 보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최근 기존 신탁사들도 손익 등 수치로는 문제가 없지만 점점 수주액이 떨어지고 있어 부동산신탁업의 전망이 밝다고만은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2월 04일 14:19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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