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인력 조정 가속도…디지털화 · 사업 재편 영향
입력 2018.12.12 07:00|수정 2018.12.11 18:21
    KB증권 첫 희망퇴직 실시 · 미래대우 지점 통폐합 가속화
    거래 디지털화 · IB 부문 확대하면서 변화 바람
    내년도 불확실한 시황… 인력 조정 불가피할 듯
    • 하반기 증시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인력 조정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디지털화로 지점을 찾는 수요가 줄고 IB(투자은행)부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증권사들은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을 단행하는 추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연말 KB증권은 2016년 말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합병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만 43세(1975년생)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1차 희망퇴직 목표는 150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최대 31개월분의 월급에 3000만원의 추가 퇴직금이 주어지는 조건이다. 3곳의 지점도 통폐합 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달부터 지점 30% 감축안 등으로 노사갈등이 빚어졌다. 증권가에선 직원의 10% 안팎을 감축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다만 현재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진행되는 가운데 아직 공식적으로 노사간 협상 의제로는 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말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 뒤 지점을 통합해 대형화 해왔다. 합병 전 180여 곳이던 지점은 9월 말 기준 148곳으로 감소했다. 올해에만 지점 19개를 통폐합했다. 임직원 수도 4677명에서 4545명으로 줄었다.

      리테일 비중이 높은 대신증권도 지난달 지점 2곳을 통폐합했다. 2012년 말 104개였던 지점수는 50개로 줄어든다. 2012년 말 대신증권 전체 인력의 60%가 리테일 영업점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전체 인력의 45%만 해당된다. 그사이 영업점에서 530여명의 직원이 줄었다. 대신증권 노동조합은 지점 통폐합에 반발해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증권사들이 지점 통폐합에 나서는 이유는 효율성을 높이고 인건비 등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하반기 증권사의 순익 감소와 증권거래의 디지털화·IB 부문 집중 등으로 변화의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3분기 들어 주식시장 침체와 대내외 경기불안으로 증권사도 실적도 악화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55곳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9576억원이다. 1분기 1조 4507억원, 2분기 1조 2458억원에 비해 급감한 수치다. 특히 수수료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3분기 전체 수수료수익은 2조1575억원으로 전기 대비 5486억원(20.3%) 줄었다.

      주식 거래의 디지털화도 영향이 크다. 지점을 직접 찾는 고객은 점점 줄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한 주식 거래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비대면 증권 거래는 전체 거래의 80%에 달한다.

      증권사의 관심사가 IB, 자산관리 등으로 쏠리고 있는 이유도 있다. 증권사들은 수익 측면에서 브로커리지 등 수수료에 의존하기 보다는 이자·투자 수익 등 새로운 수익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력 감축 추세와 달리 오히려 증권사 간 핵심 IB인력 쟁탈전은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불안이 커질수록 증권사 지점 운영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통폐합 및 인력 구조조정 등의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대내외적으로 변동성이 고조돼 내년 전망도 불확실해 인력 재편 등 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