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M&A 확산에 로펌내 외국변호사 '귀한 몸'
차준호 기자 | chacha@chosun.com | 2018.12.26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print인쇄 print공유하기
+ -
국내기업의 해외 M&A, 거래 수 뿐 아니라 영향력도 확대
각 로펌내 외국 변호사들 역할도 커져
로펌별 문화차이 따라 인력풀도 각양각색

올해 M&A시장에서는 대기업들의 국경 간 거래(Cross-border) 무게감이 커졌다. 해석에 따라 그룹의 ‘존폐’가 걸릴 정도로 규모가 큰 조(兆)단위 빅딜이 차례로 단행됐다. 주체도 삼성‧SK‧CJ 등 재계 상위권 그룹뿐 아니라 KCC를 비롯한 중‧하위권 기업집단과 판교 내 IT기업 등까지 점차 퍼지고 있다.

고객과 짝을 지어 거래에 관여하는 자문사들의 역할도 이와 비례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유수 로펌의 국내 업무를 보조할 뿐”이란 그동안의 편견과 달리 초반부터 한국 로펌이 주도해 거래를 종결한 사례들도 눈에 띈다.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2018 M&A 리그테이블 (연간 기준)에 따르면 올 한해 이뤄진 해외 M&A(500억원 이상) 거래는 총 54건이다. 올 한해 전체 거래(144건)의 약 37% 수준이다. 거래 수 측면에선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63건), 경영권 포함 여부 및 금액 등 질적 측면에서 굵직한 거래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2018 주요 국경간 M&A(5000억원 이상 주요거래)

한 해 M&A 자문을 도운 자문사, 특히 법무법인들의 실적 향방에도 해외 거래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 여부가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4위에 그쳤던 세종이 올해 2위에 올랐다. 류명현 미국 변호사 등의 활약이 돋보였다. 또 작년 우여곡절이 많았던 CJ대한통운의 제마뎁 인수를 마무리 지은 인연이 CJ제일제당의 쉬완스컴퍼니 인수까지 이어졌다.

법무법인 광장도 LG그룹 사상 최대 거래인 글로벌 차량전장사 ZKW 인수에 조력했다. 광장 설립 역사상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을 정도로 공들인 프로젝트로 회자된다. 올해부터 운영위원회 업무도 겸임하는 김상곤 변호사를 필두로 실무에선 여장혁 미국변호사의 역할이 컸다.

법무법인 율촌은 글로벌 명품업체 로레알의 스타일난다(법인명 난다) 인수를 도왔다. 율촌 내 럭셔리 팀을 이끄는 조현철 프랑스변호사, 롯데 그룹의 해외 진출 등에서 성과를 쌓아온 이태혁 미국변호사가 활약했다.

KakaoTalk_20181220_165850276

각 로펌 간 각축전에도 불구, 글로벌 고객이 김앤장법률사무소(김앤장)을 가장 먼저 찾는 경향은 올해도 뚜렷하다. 일부 특정 거래를 제외하곤 김앤장의 상대 자리를 놓고 각 로펌이 경쟁하는 구도도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김앤장 독점체제가 공고했던 이전과 달리 각 경쟁사들도 강점을 하나 둘 드러내기 시작한 기점이 된 해로 회자되고 있다.

거래 대상이 인수기업 규모에 육박하거나 이를 뛰어넘을 정도의 거래가 속속들이 나오다보니 자문 수요도 늘고 있다. 비용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거래 종결까지 확실한 서비스 제공은 필수적이다. 일정 수준의 트랙 레코드를 갖춘 자문사일수록 수익 기여도 측면에선 이전과는 위상이 다르다는 게 각 로펌내 파트너 변호사들의 전언이다.

로펌 간 외국 변호사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외국 변호사들은 현지 법률과 규제현황 등 상황에 맞춘 자문을 제공할 뿐 아니라 거래 상대방과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대부분 주식매수(SPA)형태로 M&A 거래가 진행되는 국내와 달리 해외거래에선 역삼각합병‧소수주주 대상 공개매수‧락박스(Locked Box) 등 거래구조가 상황에 따라 상이한 점도 특징이다. 일정 인력을 구축하지 못한 로펌 사이에선 뒤늦게 인력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대형 로펌 가운데서도 각 하우스의 조직 문화와 처우 등의 문제로 인력풀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 대형로펌 파트너 변호사는 “연수원 기수 문화가 뚜렷하거나 주로 설립자가 송무 분야에서 이름을 날렸던 대형로펌들은 외국변호사 영입에 대한 중요성을 그동안 경시했던 경향이 있다”며 “세종의 설립자인 신영무 대표변호사가 외국 유학 경험이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외국변호사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던 점이 빛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요도는 점차 커지지만 공급은 한정됐다보니 각 로펌 간 인력 모시기 전쟁도 감지된다. 주로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에 있는 김앤장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김앤장은 지난 2014년 경쟁 로펌의 해외 사모펀드(PEF) 전담 팀장을 영입해 어피너티 등 글로벌 PEF 고객을 새로 확보한 전례도 있다. 최근 들어선 정반대로 김앤장 내 핵심 인력으로 꼽혀온 시니어급 파트너 외국변호사들이 회사를 떠난 사례도 하나둘 회자되며 ‘김앤장 위기설’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2월 21일 10:11 게재]

기사 목록으로

Related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