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일찍 식어버린 CJ그룹의 투자 열기
김수정 기자 | superb@chosun.com | 2019.01.21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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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핵심 계열사 차입금 늘어 빅딜 '주춤' 예상
외형 확장도 중요하지만 기초체력 다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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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업구조 재편과 대규모 인수합병(M&A) 등으로 자본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CJ그룹이 올해는 ‘기초체력 다지기’가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글로벌 M&A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규모 면에서 지난해만큼의 긴장감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실적 극대화를 위한 M&A도 중요하지만 여러 외부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는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여러모로 CJ그룹의 투자 열기가 조금은 식은 분위기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M&A는 기업들의 필수 전략이 됐다. CJ 역시 그동안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업계 내 M&A를 선도했다. 과거 CJ그룹의 M&A 전략이 사업구조 재편에 방점이 찍혔다면 지난해엔 글로벌 영토 확장이 화두였다.

CJ그룹이 '2030 월드베스트 CJ'를 내세운 만큼 M&A를 통한 외형 확대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연초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주요 계열사의 차입금 규모를 고려했을 때 지난해 수준의 M&A를 지속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딜(Deal)은 올해로 검토가 이연된 독일 물류회사 슈넬레케 인수와 CJ ENM 주도의 지분 인수 정도다.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은 대형 M&A의 인수 주체다. 그런 만큼 두 회사의 재무체력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9월말 연결 기준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7조2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가량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쉬완스컴퍼니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8조원에 가까운 순차입금 규모는 CJ제일제당 신용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쉬완스 합병 후 사업 시너지 등 수익창출력 개선 효과가 있겠지만 PMI(인수후 통합) 과정에서 기초체력 다지기가 필요한 시점이란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이 속도 조절에 나서더라도 자회사인 CJ대한통운의 사업 확장 의지, 그에 따른 부담 전이도 감안해야 한다. CJ제일제당은 CJ대한통운의 최대주주(지분 40.16%)인 만큼 자회사의 차입 확대에 따른 계열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3년간 국내외 설비 투자 및 공격적인 M&A로 몸집을 불렸다. 그 결과 순차입금은 2015년 연결 기준 1조2817억여원에서 지난해 9월말 기준 2조6848억여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J그룹 성장 변곡점마다 M&A가 있었기 때문에 올해도 몇 건의 M&A는 예상되지만 작년만큼 대형 M&A가 여러 건 성사되긴 재무 여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것”이라며 “CJ그룹이 물류 부문을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설정한 점을 고려하면 슈넬레케 지분 투자는 진행할 여지가 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모두 재무구조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외 계열사들에 대한 관리도 필요한 시점이다.

CJ CGV는 국내 영화관 10곳 이상을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 형태로 처리하면서 신용등급 하향은 면했지만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려면 터키와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실적 회복과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CJ푸드빌도 지난해에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대거 정리하는 등 수익 창출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긴 했지만 올해 추가적인 조치가 요구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현물출자 방식 등으로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쳐지는 계열사다. 그간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지난해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올해는 어떤 방법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1월 17일 08: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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