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출자사업, 올해도 기관투자가 뭉칫돈 쏟아진다
입력 2019.01.25 07:00|수정 2019.01.24 18:37
    우정사업본부 4000억‧군인공제회 800억 등
    산업은행은 올해 출자사업 시기 앞당겨
    조직정비 마친 국민연금 대규모 출자도 '기대'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관투자가들의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한 출자사업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들의 운용 자금은 늘어나는데 비교적 높은 수익을 보장할만한 마땅한 수익원이 없다 보니, 대체투자 확대에 대한 필요성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조직을 재정비하고 올해부터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한 국민연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연초부터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출자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국민연금이 PEF 위탁운용사 선정을 마무리 짓자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PEF 출자사업을 하나 둘 재개하기 시작했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말 국민연금 라지캡(Large-Cap) 위탁운용사로 선전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총 2000억원을 출자했다. 이어서 약 한 달여 만에 출자사업을 끝낸 행정공제회는 스틱과 프리미어파트너스, 유니슨 캐피탈을 선정해 각각 400억원씩 배정했다.

      연말부터 불붙기 시작한 주요기관들의 출자사업은 올해 초까지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 가장 먼저 공고를 낸 우정사업본부는 미드캡과 그로쓰캡 부문에 4곳의 운용사를 선정, 총 40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800억원(VC부문 제외) 규모 출자사업 공고를 낸 군인공제회도 운용사 선정 작업에 한창이다.

    • 이 뿐만이 아니다. 매년 2~3차례에 걸쳐 PEF 출자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올해 사업 추진시기를 다소 앞당겼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3월과 9월, 2차례의 출자사업을 진행했는데 다소 애매한 출자시기 탓에 위탁운용사들은 연말까지 펀드레이징에 상당히 고전했다.

      실제로 결성시한인 12월 말까지 펀드 결성을 완료하지 못한 운용사들이 발생하면서, GP들은 산업은행에 "올해엔 출자시기를 다소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국민연금이 내부사정으로 인해 적기에 출자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주요기관의 출자 또한 줄줄이 미뤄진 점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민연금의 사정을 차치하고도, 산업은행‧한국성장금융‧모태펀드 등 정책 출자기관들을 비롯해 연기금 공제회의 PEF를 상대로 한 출자규모가 늘어나면서 민간 기업에서 매칭 자금을 구하기가 기존보다 어려워졌다는 요인도 한 몫 했다.

      산업은행 PEF 위탁운용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기관들의 자금이 워낙 많이 풀렸는데, 국민연금의 출자사업도 연말까지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펀드 매칭 작업에 굉장히 애를 먹었다"며 "이를 감안해 산업은행에서 출자시기를 앞당기기로 했기 때문에 운용사들의 매칭 부담이 지난해보단 다소 줄어들 수도 있다"고 했다.

      국민연금의과 산업은행에 이어 또 다른 메인 출자자(앵커 LP)로 거듭나려는 교직원공제회의 출자사업도 기대가 모아진다. 지난해 말까지 사업 시기를 조율했던 교직원공제회는 결국 해를 걸렀고, 이르면 오는 2~3월경 대규모 출자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체투자 부문 조직 정비를 마친 국민연금의 대규모 출자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여전히 최고투자책임자(CIO) 자리가 공석이던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은 다소 늦은 시기에 PEF 출자사업을 추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지캡 부문만 총 8000억원을 배정하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도 국민연금의 대규모 출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고배를 마신 운용사들과 한 해를 걸러 오랜만에 펀드레이징에 나서는 PEF들의 치열한 경쟁이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IMM‧스틱과 함께 국민연금에 도전장을 낸 H&Q아시아퍼시픽, 직전 펀드를 대부분 소진한 VIG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등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눈에 띄진 않았지만 연금 출자사업 후보 중 하나였던 SK증권, 막바지까지 참여가 예상됐던 미래에셋PE도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PEF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조직을 정비한 만큼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조금 앞당겨 대규모 출자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올해 IMM과 스틱 등 쟁쟁한 운용사들이 도전하면서 펀드레이징을 미뤘던 운용사들의 경쟁강도가 오히려 더 심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