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믿었던 증권·손보 부진…신한금융 다시 순익 1위로
이재영·이상은 기자 | leejy@chosun.com | 2019.02.12 17:1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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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신탁·글로벌 업은 신한은행, 전년比 순이익 33% 증가
KB는 은행 제자리걸음에 증권·손보는 두 자릿 수 이익 감소
시가총액 기준 리딩뱅크 지위도 바뀌어

신한금융-KB금융 최근 2년간 주요 계열사 실적 변화

'리딩뱅크' 지위를 두고 자존심 대결을 벌이던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지위가 1년 만에 뒤바뀌었다. 신한금융이 탄탄한 실적 성장세로 다시 그룹 순이익 1위에 올라선 반면, KB금융은 지난해 리딩뱅크 탈환의 1등 공신이었던 증권과 손해보험이 두 자릿수 역성장을 하며 주저앉았다.

이번 실적은 지난 2월1일 신한금융에 편입이 완료된 오렌지라이프를 제외한 수치다. KB금융이 올해 리딩뱅크에 다시 도전하려면, 험난한 길을 각오해야 할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금융그룹의 2018년 지배기업지분순이익은 3조1567억원으로 2017년 대비 8.2% 성장했다. 반면 KB금융그룹은 2018년 3조689억원으로 같은 기간 7.3%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의 성과에서 승부가 갈렸다. 신한금융에서는 은행과 증권이 약진한 반면, KB금융에서는 증권과 손해보험이 부진했다.

2018년 신한은행 순이익(은행계열 자회사 및 글로벌 포함)은 2017년 대비 33%나 성장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순이익이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7년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연간 순이익 격차는 4600억여원에 달했다. 불과 1년만에 신한은행은 이를 뒤집고 500억여원을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글로벌 정세에 따라 요동친 시장금리나 부동산 대출 규제 등 두 은행이 처한 영업환경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두 은행의 2018년 연간 원화대출금 성장률은 KB국민은행 9.6%, 신한은행 8.9%로 큰 차이가 없었다.

차이는 비이자이익과 글로벌부문에서 나왔다. KB국민은행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은행을 포함한 그룹 비이자이익이 2017년 대비 0.5% 성장하는 데 그쳤다.

반면 신한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1.6% 성장했다. 신탁 수수료와 투자금융(IB) 수수료가 신한은행의 효자가 됐다. 펀드와 방카슈랑스 등 전통 수수료 부문은 역성장했지만 신탁부문(전년대비 17.5% 성장)과 IB를 포함한 기타(6% 성장)부문이 수익을 이끌었다. 은행 글로벌 부문도 865억원을 벌어들이며 2017년 대비 37% 성장했다.

증권 부문의 역전은 KB금융으로선 뼈아픈 지점이다. KB증권은 지난해 17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017년 대비 34% 역성장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03%로 국내 소형증권사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부문의 부진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손꼽힌다. 결국 KB금융은 지난해 말 각자대표 2명을 모두 교체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251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20% 가까이 성장했다. 그룹 통합자산운용을 통해 트레이딩 부문 경쟁력이 제고된데다, 글로벌투자금융(GIB) 부문에서도 시너지가 났다는 분석이다.

보험 부문에서는 KB손해보험의 실적 저하가 눈에 띈다. KB손해보험 역시 지난해 20% 역성장했다. 자동차 손해율 급증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가결산 기준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8.4%로 적정 손해율 80%를 넘어서며, 대형 손해보험사 중에서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8년 실적에선 신한금융 보험 부문의 실적에 오렌지라이프가 더해지지 않았다. 이를 반영할 경우 두 금융그룹의 격차는 더욱 커진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해 31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를 전액 반영할 경우 신한금융의 연간 순이익 규모는 3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지배지분율(59%) 만큼만 반영하더라도 3조3400억여원으로 2017년 대비 14.5% 성장하게 된다.

다만 카드부문에서 신한금융의 절대우위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요소다. 신한카드는 규제 등 여파와 2017년 일회성 순이익 등으로 인해 2018년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이 2017년 대비 0.5% 성장하며 사실상 비용 감축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KB카드는 업황을 딛고 두 자릿 수 성장에 성공했다. 취급액이 늘어나며 신용카드 수수료이익이 4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2017년 대비 23.9%나 성장한 수치다. 2017년만 해도 신한카드와 KB카드의 순이익 격차는 6000억원이 넘었지만, 이제는 1000억원대로 좁혀졌다.

두 그룹의 명암은 주가 추이에도 반영되고 있다. KB금융지주 주가는 2월 1일 이후 내리막길을 타며 시가총액 20조원선이 무너졌다. 반면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연초 상승세를 이어가며 20조원선을 넘어섰다. 12일 장마감 기준 신한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20조1298억원, KB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19조241억원으로 시가총액 기준 리딩뱅크도 순위가 바뀌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2월 12일 17:1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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