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사건'으로 흔들리는 YG…국내외 투자자들은?
이도현 기자 | dohyun.lee@chosun.com | 2019.03.21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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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지난 루이비통 투자, 효과 '제로'
K팝 가치 하락 땐 중국도 외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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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내 굴지의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가 흔들리고 있다. YG엔터는 승리와 계약 해지를 하며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 하지만 회사 매출의 절대적 역할을 하는 빅뱅의 재기도 불투명해져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네이버, 국민연금공단, 중국 텐센트 등 국내외 투자자들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YG엔터는 우선 루이비통 투자금 상환을 준비해야 한다. 5년 전인 2014년 8월 프랑스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은 당시 계열 투자회사인 그레잇월드뮤직인베스트먼트(Great World Music Investment)를 통해 YG엔터에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610억원을 투자했다.

LVMH는 투자 당시 주가를 감안해 4만3574원(4만4900원으로 조정)을 보통주 전환 조건 가격으로 정했다. 최근 YG엔터 주가는 주당 3만6000~3만7000원대다. LVMH가 상환을 결정할 경우 추가로 연복리 2% 이자가 가산돼 약 670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약속한 기한은 2019년 10월이다. 스캔들로 인해 보통주 전환 조건 수준으로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LVMH 입장에선 상환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2018년말 개별기준 YG엔터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24억원, 단기금융자산은 598억원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YG엔터가 루이비통과 손을 잡았을 때만 해도 시가총액에서 SM엔터테인먼트를 제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루이비통의 투자 효과는 사실상 ‘제로’로 판가름 났다”며 “브랜드 관리 측면에서도 루이비통이 YG엔터의 대주주가 될 명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RCPS를 기반으로 LVMH가 보유한 YG엔터 지분은 9.53%였다. 2대주주가 될 수 있는 LVMH의 이탈 가능성이 커졌고, 거기에 승리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여타 다른 투자자들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관심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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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는 중국 투자자, 특히 텐센트다. 웨잉은 중국 온라인 티켓플랫폼으로 텐센트가 2대 주주다. 사실상 텐센트가 12%가량 지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YG엔터에 투자한 이유는 공연에서의 티켓 파워와 관련된 부가 수익이다. 전제는 콘텐츠를 채워줄 아티스트들이 있어야 한다. YG엔터의 가장 큰 문제는 공연 매출에서 빅뱅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2월 지드래곤의 입대 이후 YG엔터의 음원 판매, 해외 투어 등의 매출은 급감했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에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를 만회하고자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이익을 내는 사업은 없다.

지드래곤이 제대를 하더라도 빅뱅이 재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승리는 이번 사건으로 계약 해지됐다. 2017년 의무경찰로 복무 중이던 탑은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드래곤도 2011년 일본 투어 중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빅뱅 해체 국민청원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연예기획 투자 관계자는 “현재로선 빅뱅 재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블랙핑크, 위너, 아이콘 등 후발주자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며 “단순히 YG엔터만의 문제가 아니라 K팝 자체에 대한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YG엔터에 투자한 국내 기업, 기관은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2017년 네이버는 YG엔터에 500억원을 직접투자하고, YG인베스트먼트 펀드에도 500억원을 출연해 총 1000억원을 투자했다. 글로벌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국내 창작자와 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당시에도 시너지와 관련해 논란이 많았고 승리 스캔들 이후 이해진 의장 아들과 관련한 내용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YG엔터 투자 관련해선 답변을 드릴 수 있는 것은 없고 이해진 의장 아들과 YG 관련 의혹도 공식 답변 드릴 게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난처해진 것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YG엔터의 실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다. 국민연금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시사한 바 있다. 국민연금의 YG 지분율은 5% 이상으로 이론적으로만 고려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이 성립하긴 한다. 문제 있는 기업에 투자했다는 명분뿐만 아니라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 손실 여부도 감안해야 한다. 여론과 수익률 모두 신경 써야 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는 없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정도”라며 “만약 논의되는 내용이 있으면 보도자료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년 YG엔터 지분 추가매입 등 투자 결정은 직접투자가 아니라 외부 투자일임형태이기 때문에 관여한 바 없다”고 회피하는 듯한 입장을 밝혔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3월 15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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