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영업익 900억 '뚝'…삼일 감사의견 한정 "지속가능성 의문"
한지웅 기자 | hanjw@chosun.com | 2019.03.22 11:48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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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감사법인 삼일회계법인 한정 의견 제출
"기업 존속 불확실"
영구채·사모사채·ABS 등 "자금조달 사실상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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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예상치 보다 900억원가량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제표를 감사하는 삼일회계법인이 회사의 회계 처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계열사 전반에 걸쳐 자금조달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일회계법인은 21일 아시아나항공에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을 전달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6월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감사에 착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14일까지 총 29일에 걸쳐 현장감사를 실시했다. 회사의 감사위원회와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대면 또는 서면 회의를 진행했다.

삼일회계법인의 감사가 진행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게 됐다. 올 2월까지만 해도 아시아나항공은 연결기준 약 17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종적으로 이중 887억원만 반영됐다. 회사가 예상했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 감소한 수준이었지만 확정된 영업이익은 감소폭이 더 커져 전년 대비 68%가량 줄었다.

삼일회계법인은 "▲운용리스항공기의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 ▲마일리지 연수익의 인식 및 측정 ▲2018년 취득한 관계기업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과 관련해 충분한(또는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며 "회사의 재무제표 금액의 수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할 수 없었다"고 '한정 의견 '의 주요 논리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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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회계법인은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제표는 자산과 부채가 정상적인 사업활동을 통해 장부가액으로 회수 또는 상환될 수 있다는 가정에 회계처리가 됐지만, 향후 환율 및 유가와 같은 대외변수로 재무상태가 큰 폭으로 변경될 수 있는 상황으로 평가하고 있다.

▲저가 항공사의 노선확장에 따른 경쟁심화 ▲유동 부채가 유동 자산을 1조7515억원 초과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신규여신 중지 및 여신회수, 경영진교체 권고 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삼일회계법인은 "회사의 현재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낸다"며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미칠 궁극적인 영향은 현재로서는 측정할 수 없어, 불확실성의 최종 결과로 발생할 수도 있는 조정사항은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기간 동안 삼일회계법인과 아시아나항공은 수 차례 의견을 주고받고 감사의견에 대해 조율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측 입장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대우조선해양 회계부정 사태로 촉발된 회계법인들의 다소 깐깐해진 감사가 이번 삼일회계법인의 '초 강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국내 대형 회계법인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회계법인들의 회계 감사가 기존 보다 훨씬 더 엄격해 졌고, 차후 문제가 불거졌을 때 상당한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기업의 눈치를 보던 관행이 다소 사라지는 모양새"라며 "아시아나항공의 경우엔 기존에 수 차례 요청자료를 거절했는데 삼일회계법인이 이번에는 '못 물러선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어닝쇼크는 앞으로 그룹의 전반적인 자금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자구안을 통해 약 1조2000억원의 차입금을 줄였으나,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두 차례의 수요예측을 거쳐 금리 8.5%의 1500억원 규모 영구채를 국내에서 발행하기로 했다. 내부적으로는 추가적인 해외 영구채 발행도 고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영구채 금리는 사실상 두 자리 수를 기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조달 비용의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 회계이슈로 두번째 영구채 수요예측에선 투자자를 모을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공모를 통한 채권 발행은 2017년을 마지막이었다. 대부분의 회사채는 사모를 통해 발행해왔다.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사모사채는 물론이고 미래 매출을 기반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실적부진은 그룹 전반의 자금 조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조달 금리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을 비롯해 부채비율이 상승하면 기존 채무에 대한 트리거도 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재무적으로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회사의 영업 능력이나 현금 흐름과 무관한 회계적 처리상의 차이로 발생한 일"이라며 "삼일회계법인의 의견을 받아들여 충당금을 추가 설정할 경우 2019년 이후에는 회계적 부담과 재무적 변동성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현재의 상황을 단순히 회계 처리의 이견으로만 받아들이긴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항공 산업은 기존 2강 체제에서 벗어나, 경쟁이 심화하는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글로벌 항공사와 조인트벤처(JV)를 맺고 나름대로 새로운 전략을 펼쳐가는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뚜렷한 성장 전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 지원 부담은 늘 거론 돼 온 문제다. 과거 대우건설의 인수 과정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부담은 상당했고, 결국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다행히(?) 금호타이어 인수는 무산됐지만, 최근 금호고속 자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가 출자 및 자금보충약정 등을 제공한 것에서 볼 수 있듯 계열 지원 부담은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3월 22일 11:2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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