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C론 투자 꿈틀…수익성 좋지만 불확실성 걸림돌
입력 2019.04.08 07:00|수정 2019.04.11 16:24
    PF 유사…해외 진출 꾀하는 금융사 관심 가질만
    세계 최대 미국 시장 투자 기회…수익성도 양호
    실사도 관리도 쉽지 않아…자금 묶이는 사례도
    • 미국의 C론(C-Loan, Construction Loan) 투자 유치 움직임이 점차 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선진 시장이 배경인 데다 수익률도 높아 글로벌 투자를 늘리려는 국내 금융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 하다.

      그러나 임차인이 정해지지 않았거나 시공사의 신용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관리 역시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C론은 말 그대로 부동산 사업에서 공사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일으키는 대출이다. 대상은 개인 주택에서 대형 빌딩까지 다양하다. 주로 미국에서 사용되는 용어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해당한다.

      C론은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으로 소개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중개사들은 물론 중소 부티끄들이 국내 금융사를 찾고 있다. 유치하려는 금액이 1000억원 미만인 경우도 있지만 수천억원대 규모가 대부분이다.

      국내 경쟁이 격화하면서 금융업계에선 글로벌 진출이 몇 해 째 화두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나갈 수는 없다. 안전하고 후속 기회도 노릴만한 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

      미국은 금융 선진국이다.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많지 않다. 게다가 세계 PF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평가가 있을 만큼 큰 시장이다. PF는 국내 금융사들도 익숙하다. 한 건, 두 건 실적을 쌓고 이름을 알리다 보면 더 큰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

      수익성은 양호하다. 국내에 소개되는 C론의 금리는 7~8% 수준이며, 10% 이상의 거래도 심심찮다. 환헤지 비용을 감안해도 최소 6~7%는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무리를 해야 거래를 딸 수 있는 국내와 비교하면 혹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C론 거래의 모습은 다양하다. 뉴욕 맨해튼의 호텔과 고층 오피스 빌딩, 주요 도시의 주차장 건설 등이다. ‘요지’에 위치하며 ‘랜드마크’ 성격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국내 금융사들이 C론을 볼 만한 요인은 많지만 성공 여부는 별개 문제다. PF에 수반하는 통상의 위험에 국내가 아니라는 불안감도 더해지기 때문이다. 해외 자산이라 제대로 된 실사를 하기 어렵고, 투자 후에도 국내 자산보다 관리하기 어렵다.

      미국 부동산 시장은 개발업체(디벨로퍼) 우위다. 실제 건설을 담당하는 시공사는 예상보다 영세하거나 신용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대형사가 나서 ‘책임 준공’하는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다르다. 대출로 이자를 받다가 완공 후에는 지분(Equity)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투자한 경우엔 불안감이 더 커질 수 있다.

      완공 후 임차인을 전혀 정해두지 않고 진행되는 사례도 있다. 건설 중의 대출이기 때문에 건물 담보로 대출하는 경우보다 금리가 높은 만큼 당연히 위험성도 크다.

      C론 투자자는 권리 순서에선 앞서지만 다른 사업 관계자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긴 어렵다. 앞서 맨해튼 호텔의 경우 비용 초과로 차주가 추가 자금을 부담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완공이 늦춰졌다. 외국계 운용사를 통해 1000억원 이상의 물량을 받아온 한 대형 증권사는 재매각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금융사로선 신용이 확실한 글로벌 투자회사가 앞 장 서면 부담이 덜하지만, 이는 보다 우량한 투자일 때나 가능하다. 좋은 투자 건은 순식간에 미국 안에서 자금 모집이 완료된다. 글로벌 투자사의 출자자(LP)로서 관계를 다져둔 경우가 아니라면 국내까지 투자 기회가 돌아오는 경우는 드물다.

      한 대형 증권사 부동산 담당 임원은 “작년부터 C론 투자 제의가 들어오는데 골드만삭스와 같은 유명 투자사가 보증을 하든지 C론이 담긴 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 아니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역량이 된다면 국내에서도 수익을 낼 만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C론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