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회복세 보이는 증권사....결국 믿을 건 IB뿐
입력 2019.04.08 07:00|수정 2019.04.09 09:13
    시장 회복세 힘입어 거래대금· ELS 발행 증가
    전분기 대비 실적 증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예상
    IB부문이 실적 견인할 듯...NH투자증권 등 IB 호실적 예상
    시장 변동성 큰 리테일보단 IB부문 수익 중요도↑
    • 나아진 시장 분위기에 힘입어 올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작년말 대비 소폭 회복세가 엿보이고 있다. 다만 전년 동기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치가 예상되는 가운데 호실적이 예상되는 곳은 IB(투자은행) 부문에서 두드러질 전망이다. 결국 올해 전반적인 실적을 견인할 부문은 IB 수익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4분기 시장 침체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높은 시장 변동성이 예상됐던 터라 증시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인한 실적 감소 우려가 나왔다.

      1분기를 보낸 현재까지로는 우려한 만큼의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올 1분기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소폭 나아지는 모습이다. 일단 거래대금 증가와 주가연계증권(ELS) 발행량이 전분기 대비 증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9조4000억원을 기록해 작년 4분기(8조8000억원)보다 7.1% 증가했다.

      주가연계증권(ELS) 신규 발행과 조기상환 규모가 크게 확대된 점도 긍정적이다. 연초 이후 증시 여건이 개선되면서 작년 하반기 중단된 조기상환이 재개됐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1분기에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은 17조4000억원에 달한다. 조기 상환액도 15조1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대비 큰 폭의 실적 감소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1분기 워낙 시장이 좋았던 점도 있고, 올해도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3.2% 감소가 예상된다. 삼성증권도 영업이익 감소폭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14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4% 감소가 예상된다.

      다만 특히 일부 대형사를 위주로 IB부문이 결국 실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PF 등 부동산 시장 침체 등과 관련된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향후 약 2년간의 먹거리는 확보되어 있는 상황이고, 올해 보다는 2~3년 뒤 실적에 영향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매출액 3210억원, 영업이익 12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3.8%, 29.4% 줄어든 실적이다. 다만 IB부문 호조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을 819억원으로 전망했으나 이를 20%이상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1분기는 서울스퀘어 인수금융과 셀다운 이익이 반영돼 관련 수익이 15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거래대금이 9조원에 그쳤지만 IB 상품운용 자기자본투자(PI) 등 자본 활용이 이뤄지는 부문에서 이익이 개선되는 등 IB부문 실적이 두드러질 전망”이라며 "현대오토에버 드림텍 등 지난해보다 다수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했고 부동산과 대체투자부문도 큰 건들을 수행해 관련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규모를 막론하고 IB 부문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기업금융 2본부를 신설하는 등 체제를 정비하고, IB 기업 지분투자와 해외 인프라 사업 등 전통적인 국내 증권사의 IB 커버리지 영역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대형 증권사로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던 은행계 증권사들도 공격적인 IB 강화에 한창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초대형IB 사업자 인가를 받기 위한 도전에 나설 것을 내비쳤다. 김병철 사장은 지난달 26일 주총에서 “올해 안에 초대형IB가 되길 희망한다”며 자본확충에 나설 가능성을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해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을 3조원으로 늘리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부문 담당 애널리스트는 “1분기 증권사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작년 하반기에 비해선 회복세로 보인다”며 “다만 연초 개인이나 기관 자금이 새로 많이 들어오는 등 시기적 요인도 있는 것으로 보이며 결국 향후 증권사의 전반적인 수익은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리테일 보다는 기업여신 등 규모가 커진 증권사 자체 자본을 활용하는 IB 부문에 따라 전망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