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아시아나항공 리테일채권 대응 고심…"비상등 켜졌다"
입력 2019.04.12 07:00|수정 2019.04.15 10:46
    등급강등 가능성에 리테일 채권 투자자들 문의 빗발쳐
    리서치팀에서 모니터링 강화 움직임
    •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커지면서 관련 채권을 판매한 증권사들도 대응 마련에 고심이 커지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증권사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회사채를 보유한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면서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리테일부서로 전화를 해서 아시아나항공 채권에 대한 문의를 쏟아내고 있다”며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과 이에 따른 피해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태라 현 상황을 리서치부서에 전달해 관련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아시아나항공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대응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아시아나항공 관련 채권을 거의 담지 않는다. 부채비율이 700%에 달하는데다가 신용등급이 BBB-라 리스크 관리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다.

      결국 아시아나항공 무보증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대부분이 리테일 시장에서 판매됐다는 얘기다.

      미상환된 아시아나항공 ABS 1조1277억원어치 외에도 3000억원가량의 회사채가 증권사 리테일 시장에서 소화됐다.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원 무보증 회사채를 포함해 전환사채(CB), 사모사채, 영구채 등 상당 부분이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6%에 가까운 고금리, 대마불사 가능성 등이 투자자들의 수요를 이끌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이 ‘한정’ 감사의견을 받자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 각 지점을 중심으로 아시아나항공 채권 판매현황을 조사하거나 비상 대응 매뉴얼 제작을 고려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적정’ 감사의견을 다시 받으면서 한숨 돌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기조가 다시 바뀌었다. 산업은행, 금융위원회를 위시한 정부가 금호그룹의 자구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종용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분위기가 급반전하자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증권사 채권담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관련 채권 대부분이 시장에서 소화된 만큼 제2의 동양, 웅진 사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며 "대응 마련을 해야하긴 하는데 현재로선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정부와 신용평가사의 조치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