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감사 영향력 급등에…5년차 회계사 억대 연봉
양선우 기자 | thesun@chosun.com | 2019.04.30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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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봉은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빅4 회계법인 지난해 평균연봉 20% 상승
억대 연봉자 다수
감사기능 강화로 사회적 지위도 향상

회계사

회계법인의 회계감사 영향력과 파괴력이 크게 높아지면서 회계법인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감사업무의 중요도와 수익성이 급증하면서 부문 임원들의 사내 입지도 높아졌다. 동시에 회계사들의 '연봉'과 '대우'도 크게 올라가는 분위기다.

주요 회계법인들에 따르면 지난해 회계사들의 연봉이 대폭 상승했다. 특히 5년차 미만 회계사들의 경우 이전까지만 해도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은 안 좋고 주니어들 연봉이 박하기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주니어 급이 억대 연봉을 받는 세상이 열렸다. 감사부문의 역할이 강화하면서 회계사의 사회적 지위도 강화하고 있다.

한때 3000만원 수준이던 신입 회계사의 초봉의 경우, 지난해 5000만원 수준으로 대폭 상승했다. 주니어를 벗어나기 시작하는 연차인 5년차가 되면 각종수당 등이 더해지면서 연봉이 1억원에 이른다. 과거 7년차 정도는 돼야 받던 연봉이었지만, 이제는 2년 이상 억대연봉이 빨라졌다.

상무급 파트너가 되면 연봉이 2억~5억원 수준에 이른다. 이때부턴 개인성과가 연봉의 주요 척도다. 이후 전무급 이상 파트너가 되면 회사에서 차량도 지급되고 잘나간다는 변호사, IB뱅커가 받는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게 된다.

회계사 처우개선은 최근 바뀐 일련의 제도 영향이 컸다. 그간 회계시장은 매년 1000명씩 쏟아져 나오는 회계사에 박한 수수료로 ‘제로섬’ 게임을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 52시간 제도, 신 외감법 시행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우선 정부의 52시간 제도 시행으로 회계법인의 시간외근무 수당이 대폭 상승했다. 야근이 많은 업무 특성상 시간외근무 수당 상승은 전체적인 연봉상승으로 이어졌다.

한 대형 회계법인 파트너는 “과거엔 포괄적 임금 형태로 시간외 근무수당을 따로 주지 않았지만, 이제는 시간외근무수당을 계산해 정상근무보다 1.5배의 수당을 더 주어야 한다”라며 “여러 수당 등이 오르면서 지난해에만 직원들의 연봉이 평균 20%가량 상승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직원들의 노조설립 움직임도 연봉 상승에 일조했다. 삼일 회계법인은 법인 설립 이후 최초로 지난해 노조가 설립됐다. 직원들의 처우 개선이 주된 이유였다. 회사가 직원들의 목소리를 수용하자는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연봉상승이 이뤄졌다. 업계 1위인 삼일의 연봉상승은 다른 빅4 회계법인에도 영향을 줬다.

다른 대형 회계법인 파트너는 “통상 삼일의 연봉 수준을 보고 다른 회계법인들이 연봉 수준을 결정한다”라며 “삼일 연봉이 올라가자 다른 회계법인 연봉도 덩달아 올라가게 됐다”라고 말했다.

연봉을 올릴 수 있는 배경에는 신 외감법 시행으로 회계법인 수익이 좋아진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엔 수수료 경쟁으로 제살 깎아 먹기 경쟁을 벌였다면, 신 외감법 시행으로 감사기능이 강화하면서 제 수수료를 달라는 회계법인의 목소리가 커졌다. 즉 '지정감사제도'가 생기면서 이젠 피감사법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재무자문, 세무 등 다른 분야의 수익 향상도 이어졌다. 감사수수료에 맞춰서 자문 수수료가 같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 상속세 강화 등에 발맞춰 감사분야뿐 아니라 세무, 재무자문 서비스를 찾는 고객이 급격히 늘었다. 재무자문 본부는 5년치 일감을 쌓아놓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직원들의 처우 개선은 비단 월급에만 해당돼지 않는다. 회계사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면서 이들의 지위도 높아졌다. 과거엔 피감사기관 눈치 보면서 제대로 된 감사를 하지 못했다면 이제는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일례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원인이 됐던 감사의견 ‘한정’ 사태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별종'으로 불릴 정도로 소신 있는 회계사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끈질긴 감사자료 요구가 감사의견 ‘한정’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 회계법인 입장에서도 감사에서 문제가 생기면 담당 회계사가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로 법이 강화되다 보니 회계사 개인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대형법인 회계사는 “회계사 연봉도 높아지고, 사회적 처우도 좋아져서 증권사 등으로 빠졌던 인력들이 다시금 회계법인으로 재입사 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업계 전체 파이가 커지니 나타난 긍정적인 결과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4월 24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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