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 코오롱티슈진은 제2의 '삼성바이오'? 거래소 상장 특혜 논란
이재영 기자 | leejy@chosun.com | 2019.05.13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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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 우려 과소평가...상장 당시는 '해결될 것'

인보사

점점 심화되는 '인보사 사태'에 대해 코오롱티슈진의 코스닥 상장을 승인한 한국거래소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티슈진이 애초부터 영업손실로 인한 상장폐지 위험에 노출돼 있었고, 하나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음에도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수한 바이오기업을 국내 증시로 유치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점 등 여러가지 면에서 상장 특혜 시비가 붙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티슈진은 2017년 6월14일 상장예심을 청구해 같은 해 8월31일 상장 승인을 받았다. 55영업일만의 승인으로, 해외소재 바이오 회사임을 감안하면 심사 과정이 비교적 부드럽게 진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티슈진이 상장예심을 처음 청구했을 때부터 우려를 제기했다.

우선 인보사에 치우친 신약 파이프라인이 이슈 중 하나였다. 당시 인보사는 임상3상 준비 중으로, 상업화 가능성은 통계적으로 50% 안팎에 그치는 상황이었다. 티슈진은 인보사를 기반으로 한 추가 파이프라인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대부분 전임상 단계로 상업화를 따지기 어려웠다. 2015년 전후로 국내 증시의 문제가 됐던 '원 히트'(One Hit) 게임 개발사와 비슷한 상태였던 것이다.

아울러 인보사가 일러야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장 후 실적이 본격화하기 전까지 영업적자를 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적자를 면치 못하면 상장이 폐지될 수 있는데 도 불구하고 상장은 그대로 진행됐다.

현행 코스닥 상장규정상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면 '장기영업손실' 규정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1년 더 영업적자가 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대상이 된다. 기술심사 특례요건으로 상장하면 5년간 장기영업손실 규정 적용이 면제되지만, 티슈진은 해외기업으로 기술심사 특례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

티슈진은 상장 신청 직전 회계년도인 2016년에는 매출액 114억원에 5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를 통해 양적 심사 요건도 통과했다.

문제는 이 실적이 기술수출로 인한 일회성 실적이었다는 것이다. 티슈진의 계열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은 2016년 11월 일본 미츠비시타나베 제약과 총 5000억원 규모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50억원의 계약금 중 절반이 티슈진으로 유입됐고, 실적으로 잡혔다.

티슈진의 실적 불안정성은 당시 코오롱그룹과 거래소도 인지하고 있었다. 코오롱그룹은 티슈진 예심청구 직후인 2017년 7월 코오롱웰케어가 보유한 드럭스토어 사업부문을 25억원에 티슈진에 양도했다. 티슈진의 국내 투자자관계(IR) 거점을 만드는 동시에 인보사 미국 시판 전까지 티슈진의 실적에 기여하게끔 하려는 의도였다.

당시 드럭스토어부문은 연간 매출액 50억원, 영업손실 30억원 안팎을 내는 사업이었다. 일정부분 현금흐름에 도움이 될진 몰라도, 시장에서 제기된 장기영업손실 리스크를 줄이기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당시 한국거래소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시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요건에 회사가 부합했고, 인보사의 수익성을 높게 봤다"며 "영업적자 부문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심사 통과 취지를 설명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수치로 확정되지 않은 기대감이 심사에 반영된 것 같다"며 "투자자 리스크보다는 상장 유치 실적에 더 신경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거래소의 '기대'는 상장 직후 빗나갔다. 티슈진이 상장한 바로 다음달인 2017년 12월 미츠비시타나베 제약에서 계약해지 및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미츠비시타나베 제약의 계약금이 없었다면 티슈진의 2016년 영업흑자도 불가능했다.

이후 영업적자의 폭은 더 커졌다. 티슈진은 2017년 360억원, 2018년 3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8년 11월 미국 제약사 먼디파마의 일본 지역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 영업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여기에 최근의 인보사 사태가 겹치며 거래소가 설명했던 '인보사의 수익성'은 사실상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연구개발비 회계기준이 변경된 점도 티슈진의 재무에 영향을 미쳤다. 2018년 금융위원회는 감독지침을 마련해 바이오 기업 연구개발비(R&D)의 무분별한 자산화에 제동을 걸었다. 이로 인해 티슈진은 당초 130억원으로 발표했던 2017년 영업손실을 360억원 손실로 재산정해야 했다. 상장 예심 통과의 근거가 됐던 2016년의 영업이익도 33억원 영업손실로 뒤집혔다.

한 증권사 기업공개 담당자는 "티슈진이 나스닥 대신 코스닥으로 온 데엔 2017년 당시 연구개발비를 모두 자산으로 인정해주던 편법 회계도 영향을 미쳤다"며 "거래소가 조금만 더 시간을 갖고 티슈진을 지켜봤다면 미츠비시타나베 제약의 소송과 회계 기준 변경까지 감안해 좀 더 종합적인 심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슈진은 정찬우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재임 시절 예심을 통과했다. 정찬우 이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예심 통과 당시 재임했던 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과는 다르게 '질적 성장'을 추구하며 상장 심사 문턱을 높였지만,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며 사퇴를 표명한 상태였다. 당시 차기 이사장 선임이 미뤄지며 거래소 내부가 혼란했던 점도 티슈진의 상장 예심 통과에 영향이 없지 않았을 거란 게 증권가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거래소는 이런 시각을 부인했다.

거래소는 당시 티슈진에 심사 과정에서 특혜가 주어진 게 아니냐는 평가에 대해 "거래소는 외부 데이터를 종합 심사라는 곳이라 회사가 의도적이건 비의도적이건 데이터를 알리지 않는한 거래소는 알 수가 없다"며 "당시 기술성 평가와 식약처 검사를 받았고,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국내 기업도 희소한 상태에서 기술이 앞선 회사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바이오기업 특성상 개발 과정에서 적자가 발생하는 부분들은 심사때 감안이 되는 부분"이라며 "인보사의 수익성에 대해서도 회사 쪽에서 여러가지 계획을 제시했고 실제로 상장 후 기술수출 계약도 체결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5월 10일 17:19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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