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돌아가느니 사모펀드 택하겠다는 롯데금융사 임원들
양선우 기자 | thesun@chosun.com | 2019.05.15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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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들 스톡옵션·고용안정성 등 고려해 사모펀드 선호

롯데금융사

롯데카드-손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후 롯데금융사 임원들은 롯데냐 사모펀드냐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상당수 임원들은 롯데 보다는 사모펀드 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롯데카드는 한앤컴퍼니를 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늦어도 6월말까지 사모펀드 쪽에서 임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고용조건 등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금산분리법에 따라 매각이 정해진 터라 이미 상당수 임원들은 진로에 대해 장시간 고민을 했다. 상당수 임원들은 롯데로 돌아가는 것 보다는 금융사에 잔류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금융사가 없는 롯데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롯데금융사 임원은 “금융사 임원 출신으로 롯데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다”라며 “유통, 케미칼로 그룹의 핵심 사업이 좁혀진 상황에서 그룹으로 돌아가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사모펀드가 새로운 주인이 된데 대해 직원들은 전략적투자자(SI)가 선정된 것과 비교하는 반응도 있다. 이미 카드사업이 있는 SI가 사 간다면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롯데그룹 측에서도 고용안정을 1순위로 내세운 만큼 한앤컴퍼니와 JKL 쪽에서도 직원들과의 상생방안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직원들의 사모펀드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과거 사모펀드는 생소한 단어였지만, 상당수 회사들이 사모펀드 손을 거쳐가면서 삼성, 현대차, SK 등 대기업처럼 각 사모펀드에 대한 인식이 생겼다. 일례로 직원들은 롯데손보 매각 과정에서 JKL을 선호하기도 했다. MBK파트너스처럼 포트폴리오가 많지 않다 보니 추후 엑시트 성공을 위해 직원들과의 협력 방안마련에 더욱 집중할 것이란 기대감도 거론됐다.

사모펀드들 자체적으로도 전략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도입 초창기에는 인력구조조정, 비용절감을 통한 조직 슬림화로 대표되는 사모펀드의 운영전략이 10년이 지나면서 많이 변화했다. 단순 구조조정만으로 수익이 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 보니 직원들과의 상생, 추가적인 M&A를 통한 사업확장 등이 주요한 전략이 됐다. 한앤컴퍼니는 볼트온(추가 인수) 전략을 쓰는 대표적인 사모펀드다.

무엇보다 ING생명 매각이 금융사 직원들에게는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 인수 후 임직원들에 스톡옵션 부여 등 과감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IPO를 통해 직원들이 상장의 혜택을 보기도 했다.

임원들 사이에선 사모펀드 인수 이후 매각 전까지 최소 3~4년 자리는 보장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여기에 스톡옵션이라도 터진다면 몇 년 치 연봉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롯데금융사 사장보다 더 큰 연봉을 벌 기회가 생겼다는 말들이 나온다.

한 롯데 금융사 관계자는 “금융권에선 정문국 ING생명 사장이 스톡옵션 등으로 500억원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돈다”라며 “진위를 떠나서 임원들끼리 우리도 회사 경영을 잘만 해낸다면 수십억원은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아니냐는 말들을 한다”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5월 13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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