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IATA 의장으로 첫 공식무대…민감한 질문엔 묵묵부답
입력 2019.06.04 07:00|수정 2019.06.04 07:47
    조원태 회장, 선친에 이어 IATA 위원 선임되고 의장직도 수행
    경영권 분쟁, 상속 등 민감한 질문에는 답변 회피
    "대한항공 불확실성 풀리지 않았다" 지적 목소리
    • 제 75차 국제항공운송협회 (IATA, International Air Transportation Association) 연차총회 (AGM, Annual General Meeting)가 6월 1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3일간 열렸다. 각국의 항공업계 전문가가 모여 국제 탄소감축 계획 시행 촉구, 장애인 승객 비행 환경 개선, One ID 계획 이행 등 항공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자리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고(故) 조양호 회장에 이어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올해 열린 IATA 의장직을 맡게 된 조원태 회장은 총회 기간 열린 기자회견에 수 차례 직접 참여했다. 취재 경쟁이 치열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을 거의 하지 않았다. 마지막 날 열린 최종 종합 미디어 브리핑 자리에서도 기자들의 질문에 다른 패널들에게 답변의 기회를 양보했다.

      IATA 폐막 후 조 회장은 단독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한항공이 상속과 경영권 분쟁 이슈가 있는 만큼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이 나왔다.

      먼저 상속 문제를 둘러싼 가족간 갈등설에 대해 조 회장은 “선대 회장(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는 바람에 특별히 말씀은 많이 못 하셨다. 평소에 말씀하셨던 내용이 가족 간에 화합해서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바탕으로 가족들과도 협의를 하고 있고, 협의가 완료됐다고는 말씀은 못 드리지만 잘 진행되고 있는 거 같다. 결과를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 지분을 15% 이상으로 늘리며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KCGI는 한진칼의 대주주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진그룹과 KCGI가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작년의 일이라며 연락이 오더라도 주주로서 만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KCGI 공세에 대응할 전략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대답이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

      천문학적 규모의 상속세 재원 마련 방법에 대해 묻자 “(회장으로서) 제가 답변을 하면 주가에 반영될까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수요둔화와 비용증가로 항공사 수익 감소에 대한 전망이 나온 가운데 대한항공의 불확실성이 풀리지 않아 우려가 제기된다. IATA는 올해 국제항공운송 산업 수익전망을 280억달러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작년 12월에 나온 전망치는 355억달러 규모였다. 진에어 제재, 경영권 분쟁, 상속 등 대내외적인 문제가 산재된 대한항공의 전망을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 취임 이후 나선 첫 공식자리로 시장과의 소통 기회가 생겼지만 우려하는 점들이 풀리지 않은 채 행사가 종료돼서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