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KCFT 매각에 허탈해진 IPO 주관사들
입력 2019.06.17 07:00|수정 2019.06.14 17:49
    KKR, KCFT IPO 청구서 제출 임박해서 매각 선회
    매각 결정 소식에도 주관사단 등에 철저히 함구
    NDR 비용 등 주관사단 금전적 손실 불가피
    올해 대어로 KCFT 꼽힌 만큼 증권사 실적에도 악영향
    • KKR이 KCFT(KCF Technologies) 지분 100%를 SKC에 넘기기로 하면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주관사들이 상실감을 호소하고 있다. 예비심사청구서 제출이 임박한 상황에서  매각으로 선회한터라 올해  IPO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KCFT는 올해 IPO 대어로 주목받는 상황이었다. 시장에서는 예상 시가총액이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가 대표주관사를,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이 공동주관사를 맡는 등 대형 증권사들이 달려들었다. 한때 ‘매각설’이 시장에서 돌기도 했지만 주관사단은 예정대로 IPO 진행에 박차를 가해왔다. 예비심사청구서 작성 등 모든 작업을 마치고 이달 안으로 제출할 예정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KKR은 자문사를 포함한 금융사 등에 이사회 결의일 전날(12일)까지 매각 확정을 철저히 함구했다. 내부적인 이유를 들어 5월에서 6월로 청구서 제출을 미룬 것도 결과적으로 지분 매각을 위한 외부평가 때문이었던 만큼 주관사 입장에선 충격이 더 컸다는 언급도 나오고 있다. 매각 결정 하루 전에는 알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연락을 피하는 등 후속 조치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다.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주관사단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IPO시장에서는 연초까지만 해도 조 단위의 IPO 대어들이 대기 중이었지만 바디프랜드와 홈플러스리츠 등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그나마 KCFT가 증권사들의 IPO 실적을 끌어올릴 몇 안 되는 거래 중 하나로 꼽혀왔다. 그만큼 실망이 클 상황이다.

      또 주관사 입장에선 투입된 인력들의 시간과 비용을 보상받지 못할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 등 주관사단은 싱가포르와 홍콩 등을 돌며 KCFT의 투자설명회(NDR)까지 마친 상태다. NDR 비용은 비용대로 지불하고 진행하던 딜(Deal)은 향방이 불확실해졌다. 대기업이라면 향후 다른 계열사의 IPO나 회사채를 조달할 때 일정 부분 개런티 조치를 취해주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PEF는 가능성이 낮다. 상대적으로 추후 KKR의 다른 국내 거래에서 '호의'를 바라는 정도다.

      SKC가 KCFT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추가적인 투자비 조달에 나설 경우 IPO가 재추진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KKR에서 SK그룹으로 대주주가 바뀐 상황에서 기존 주관사단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