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LS '90兆' 사상 최대 전망, 커지는 '넥스트' 고민
입력 2019.07.19 10:48|수정 2019.07.22 07:19
    올 상반기 2015년 상반기 이후 ELS/ELB 최대 발행
    '너무 좋은' 시장 상황에...작은 리스크에 반응 클수도
    높은 해외 지수 쏠림 지속...코스피 줄고 해외 늘고
    '사상 최대'인 만큼 '턴어라운드' 의미...'넥스트' 고민해야
    • 올해 증권사의 주식연계증권(ELS) 발행이 90조원 수준(원금보장형 ELB 포함)으로 사상 최대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도 무난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 지수 쏠림 현상 등은 잠재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LS 시장이 포화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ELS의 계보를 이을 '새로운 상품'에 대한 증권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올 상반기 ELS(ELB포함) 발행금액은 47조6000억원으로 2015년 상반기 이후 가장 많은 발행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8조9000억원) 대비 0.9% 감소했지만 직전반기(38조5000억원) 보다는 23.7% 증가한 수치다.

      특히 2분기에는 발행량이 급증했다. 1분기에는 17조4000억원 규모 정도였지만 2분기 ELS 발행량이 24조6000억원으로 뛰었다. 올 상반기 글로벌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조기상환된 금액이 재투자된 것이란 분석이다.

      유럽과 미국, 홍콩 등 주요 ELS 기초자산 증시가 연초 이후 상승세를 보이면서 특히 조기상환도 늘었다. 올 상반기 조기상환 규모는 38조 8000억원으로 직전반기(16조4000억원)에 비해 135.8%나 늘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올해 ELS 발행량이 90조원 규모로 최고치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상환 추정금액이 증가하고 있고, 기초자산의 다양성 확대 등으로 인한 ELS 발행 증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저금리 기조로 시중 자금이 ELS 등으로 계속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가 앞장서서 ELS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도 크다. 최근 채권 운용손익이 증권사의 주 수익원이 된것도 ELS 발행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ELS 모집으로 마련된 자금이 채권에 투자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거래대금 감소 등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 악화를 증권사들이 채권운용 등으로 손익을 메꾸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또 최근 상환금액이 증가하는 만큼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서 무난하게 사상 최대 금액 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다만 시장이 ‘너무’ 좋은만큼 작은 이슈에도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국내 ELS 시장의 높은 해외 지수형 비중 상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이슈가 어떤 것인지는 예상하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국내 ELS 시장에서 해외 지수형은 2009년 이후 꾸준히 확장해왔다. 올해 상반기에도 해외 지수형의 높은 비중이 지속됐다. 특히 미국S&P500지수 등 글로벌 증시가 연일 '훨훨' 날면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코스피200 ELS는 직전반기 대비 40%나 감소하면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홍콩H지수(HSCEI) ELS는 32조1869억원이 발행돼 직전반기 대비 106.1% 증가했다. 유로스톡(EURO STOXX) 50 지수 ELS도 직전반기 대비 75.8%가 증가했다. 반면 국내지수인 코스피200 ELS 는 10조 4187억원으로 직전반기 대비 7조1995억원 규모가 감소했다. 이는 8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특정 지수 ‘쏠림 현상’이 심하면 해당 기초자산이 하락했을 때 ELS 시장 전체까지 손실로 빠질 수 있는 우려가 생긴다. 최근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 등 정치적 불안이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H지수나 시장이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어 4년 전같은 일을 우려할 요소는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2015년엔 H지수가 급락해 ‘H쇼크’가 나타난 바 있다. 같은해 4월 17일 1만 4536.67포인트까지 올랐던 H지수가 이후 8개월 간 절반수준(7505.37포인트)까지 급락했다. 당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중 2조원 규모가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에게 ‘H쇼크’를 남겼다.

      다행히 최근 특정 해외지수의 쏠림 현상은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H지수 등 특정 기초자산의 쏠림 비중이 다소 완화되면서 기초자산의 다양성 확보가 미약하게나마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때 80%까지 육박하던 H지수 점유율은 6월 63.5%까지 하락했다. 올 상반기 기초자산별 발행 규모를 보면 유로스톡50 지수 ELS가 35조359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투자업 관계자는 “올 한해 ELS 시장이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그만큼 시장이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증권사들은 현재와 같은 발행 전략만으로는 더 이상의 ELS 시장 성장이 어렵기 때문에, 어떤 새로운 상품을 팔 수 있을지 등 올해 이후에 대한 고민을 해야하는 시기”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