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아시아나항공…인수후보 불확실성 커졌다
입력 2019.07.24 07:00|수정 2019.07.25 08:18
    23일 아시아나항공 그룹주 10% 등락
    개인투자자 95%에 달해…이벤트에 출렁
    구주 가격 예측하기 어려워…인수후보 고민 커질 듯
    •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23일 급등락 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매각을 앞두고 이벤트성 거래가 급증하는 가운데, 높아진 몸값이 부담스러운 인수후보자들 입장에선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후 2시 25분을 기점으로 주가가 약 10% 급락했다. 하락 직전까지만 해도 전일 대비 2% 상승하며 6400원대에 거래되던 주가는 갑자기 5700원까지 하락했고, 거래소의 변동성완화장치(VI) 발동 후 약 10분여 만에 급락 전 주가를 회복했다.

    • 이는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매각과 관련한 대부분의 계열사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모두 비슷한 시간에 주가가 급락했고,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급락 전 주가와 유사한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매도 상위 기관에 포함된 KB증권은 2시25분을 기점으로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전환했다. 일부 투자자의 차익 실현을 위한 거래였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주식운용 한 담당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매각 발표 이후 급등했기 때문에 공고를 앞두고 차익 실현에 나선 일부 투자자의 매도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늘과 같은 주가의 등락은 사실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매각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아시아나항공 관련 계열사 주가가 급등하며 VI가 발동했고 3거래일 동안 단일가 매매가 진행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의 투자주체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다. 개인투자자 비중은 아시아나항공 95%, 아시아나IDT 92%, 에어부산 98% 수준으로 기관 및 외국인들의 비중은 극히 낮다.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1조3600억원)과 유사한 이노션(1조4000억원) 7%, 만도(1조4000억원) 43%, 롯데정밀화학(1조3500억원) 32% 등과 비교해도 아시아나항공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압도적이다.

      결국 기업의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한 장기적인 투자보단 매각을 앞둔 이벤트성 매매가 주를 이루면서 주가도 급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날만 보더라도 아시아나항공 주주게시판에 “일부 증권사의 주문실수”, ‘‘1조원대 유상증자 가능성” 등 확인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주주들 사이에서 공유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이미 아시아나항공과 같이 이벤트에 출렁이는 주식을 보유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항공주에 대한 기관 보유물량은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주가 급등락 이후 특별히 회자되는 내용도 없다”고 했다.

      주가가 가볍게 움직이는 상황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후보들에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미 국내 대기업과 사모펀드(PEF)를 중심으로 컨소시엄 구성과 자문단 선정 등 물밑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가격’이다.

      인수자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인수하고, 추가적인 자금투입 즉 유상증자를 통한 아시아나항공 자본확충도 고려해야한다. 어떤 이슈에 주가가 어떻게 급변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략적인 기준 가격을 정하기도 애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구주를 비싸게 팔아야 하는 금호그룹,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고 아시아나항공 자본확충이 우선인 산업은행의 이해관계가 다른 상황에서, 구주 기준 가격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은 후보자들의 인수전 참여 유인을 떨어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