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해지는 미래에셋-네이버, '페이' 5000억 투자 시너지는 '안갯 속'
입력 2019.07.26 07:00|수정 2019.07.25 17:02
    미래에셋, '네이버파이낸셜' 신설법인에 투자 계획
    '생활 금융 플랫폼' 되겠다는 네이버...시너지 전망 나오지만
    실제 구체적인 사업 계획·투자규모 등 확정된 바 없어
    • 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페이가 분사돼 설립될 ‘네이버파이낸셜’에 투자할 계획인 가운데 양사가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5000억원 이상의 통 큰 투자 계획을 내놨지만, 아직 총 투자 규모나 사업 내용 등 구체적인 계획은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양사의 관계에 근거해 이런 저런 시너지가 있을거라는 '설'만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최대 IT회사와 최대 증권회사의 전략적 상호 투자가 어떤 결과를 낳을진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24일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CIC(사내독립기업)를 물적 분할해 분사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신설 법인명은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가칭)’으로 임시 주총의 승인 절차를 거쳐 11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같은 날 미래에셋대우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네이버페이 분할설립회사에 5000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 이라며 “금액이나 시점 등은 미확정이며 향후 진행과정에서 변경 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네이버 측은 “양사가 핵심 역량을 융합하여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변화를 시작한 테크핀(TechFin) 시장에서 본격적인 흐름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과 손잡고 테크핀 영역 공략 강화에 나선 것에 대한 기대감으로 25일 오전 네이버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네이버는 25일 오전 10시 경 전일 대비 5.67% 정도 상승한 13만5000원에 거래됐다. 같은날 오전 네이버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나 감소했다고 발표됐으나 라인페이 캠페인 관련 일회성 비용이 컸던 점과 더불어 금융업 본격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우려가 희석됐다는 평이다.

      이번 파트너십 또한 양사의 우호적인 관계에 기반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는 2016년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함께 만든 것을 시작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이후 2017년엔 5000억원씩 상호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2019년 3월 기준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 1.71%를,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 지분 7.1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엔 '아시아그로쓰펀드'를 조성했고 현재 1조원 규모로 커졌다.

      이번 투자 계획 발표로 양사의 끈끈한 관계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목표한 분할 기일이 앞으로 약 3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실제 투자 금액과 시기 등은 확정된 것이 없다는 게 양사의 공통된 성명이다.

      네이버 측은 “아직 준비 단계라 방향성은 정해졌으나 구체적인 로드맵은 없는 상태”라며 “미래에셋과 꾸준히 협력해온 만큼 양사가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 측 또한 “투자 계획은 확정이 됐으나 언제 어떻게 투자할 지, 금액 등 세부 내용은 전부 미정”이라며 “미래에셋은 전략적파트너로 들어가는 만큼 어떤 식으로 협력할 지는 네이버 측의 사업 내용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양사의 세부 플랜(plan)이 나오지 않아 투자 규모나 협력 등 구체적인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 네이버페이가 현재 결제자 수가 월 1000만명을 넘어선 업계 최대 규모인 만큼 대형 금융사인 미래에셋과의 만남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하는 정도다.

      미래에셋의 타 계열사와의 협력도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가 25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파이낸셜 설립을 통해 결제에 이어 대출, 보험 등 금융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 근거다.

      실제 올해 양사는 네이버페이와 미래에셋대우 CMA 간 연계사업을 추진하는 등 이미 간편결제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왔다. 또 미래에셋 계열사인 미래에셋캐피탈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대상 결재대금 선정산 선비스인 '퀵 에스크로'를 출시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과 네이버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이번 투자결정도 그 연장선으로 보인다“며 “금융 부문에서도 협력을 해왔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향을 고민하고 있겠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아 시너지를 정확히 예상하긴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