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카카오 新금융대전...네이버페이 분사가 미칠 파장은
입력 2019.08.01 07:00|수정 2019.08.01 13:26
    '네이버파이낸셜'로 본격 금융업 진출하는 네이버
    본격 오프라인 간편결제 진출...카카오페이 등 '긴장'
    카카오와 '금융 맞대결'예상...초기에는 '각자도생' 가능성
    • 두 정보기술(IT) 공룡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금융 부문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페이'로 대표되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두 기업은 나름의 입지를 구축하는 중이다.

      아직 두 회사가 같은 영역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하고 있진 않다. 네이버는 쇼핑을 기반으로 한 상거래에서, 카카오는 송금 부문에서 각자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의 '네이버파이낸셜' 분사가  미칠 파장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간편결제를 넘어 테크핀(기술금융)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네이버페이’는 현재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1위지만,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는 서울시의 제로페이 등 제한적인 참여만 해왔다. 온라인이 이미 탄탄하기도 했고 지난해 총 결제에서 카드 사용 비중이 52%에 달하는 등 기존 신용카드사들과의 경쟁에 굳이 나서지 않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페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지금까지 소극적이었던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도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2016년 26조8808억원에서 2018년 80조1453억원으로 약 3배 급증했다. 지난해 이용건수도 약 23억 8000만건에 이른다. 지난해 온라인 결제대금이 60조 6029억원, 오프라인 결제금액이 19조5424억원으로 온라인이 약 3배 높다.

      간편결제 시장 강자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삼성페이·페이코 등이다. 온라인은 네이버가 우위지만, 오프라인 간편결제는 삼성페이가 지난해 말 기준 40조원 규모의 결제금액으로 1위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페이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금액의 약 80%를 차지한다. 카카오페이의 성장세도 무섭다. 카카오페이의 오프라인 가맹점은 올해 초 20만곳을 넘겼다.

      네이버가 오프라인 간편결제를 확장하면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올해 2분기 네이버페이 결제 건수가 지난해 대비 40% 성장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의 월 이용자수는 1000만명, 월 거래액은 1조원 정도다. 오프라인 가맹점은 현재 10만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높은 이용자수와 플랫폼 영향력 등을 활용해 오프라인 결제에서도  빠르게 확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결국 간편결제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금융 맞대결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인 셈이다.

      네이버는 네이버가 보유한 커머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금융 플랫폼을 확장해 갈 것으로 관측된다. 컨퍼런스 콜에선 “커머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카카오페이나 토스 등 업체들과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처음부터 쇼핑 이용자들을 위한 틈새 서비스로 네이버페이를 도입 했다. 카카오가 ‘종합금융플랫폼’ 변신에 박차를 가하는 등 네이버도 전략을 바꾼 상황이지만 우선은 ‘잘 하는 것’부터 확장해 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축적된 중소 쇼핑몰들 결제 데이터를 이용해 중소 쇼핑몰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사업 등을 준비중이라고 알려졌다.

      페이 이후 진출 예정이라는 보험, 대출 등 서비스도 ‘중개’ 역할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과 손을 잡은 것도 금융사에서 제공하는 상품을 네이버페이 플랫폼을 활용해 제공하는 시너지 효과를 생각 중일 것이란 관측이다.

      또 초기에는 예약, 금융 상품 추천 등의 서비스 등 카카오가 집중하고 있는 송금이나 뱅킹 등의 금융 비즈니스와는 다른 영역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의 간편결제 부문은 송금이 중심이다. 70~80%의 거래가 송금 서비스에 속할 만큼 비중이 크다. 카카오뱅크 서비스가 있다보니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의 국내 금융 사업 전략은 네이버 계열사인 라인의 해외 핀테크 사업과 방향이 비슷하다. 네이버는 일본·대만·태국 등에서 메신저 1위인 라인을 앞세워 금융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카카오도 43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점유율을 늘려왔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설립, 증권사 인수 추진 등으로 금융 영역을 넓혀왔다. 네이버는 일본에서는 라인페이와 라인파이낸셜을 필두로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과 합작해 ‘라인증권’을 세우고 올해 하반기 본격 금융 서비스를 시작한다. 또 일본 미즈호은행과 인터넷뱅크인 ‘라인뱅크’를 내년 출범시킬 계획이다. 대만에서도 인터넷은행인 ‘라인뱅크’ 설립을 추진중이며 간편결제 시장도 진출해 확장중이다.

      한 IT 담당 연구원은 “간편결제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에 비용이 많이 나가고 있는 만큼 네이버의 등장으로 출혈경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며 “특히 각종 금융서비스로 발을 넓히려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결국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초기부터 경쟁에 나서기 보다는 조금 다른 타겟팅으로 각자 잘하는 부분을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