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내년 IPO 검토…주관사 후보 빅3 증권사 모두 이해상충?
입력 2019.08.09 07:00|수정 2019.08.08 18:21
    카카오뱅크, 내년 흑자 유지시 IPO 진행 예상
    실적보단 '이해상충' 탓에 미래대우·한투 주관 가능성 저하
    NH증권 '카카오 IPO' 욕심 크지만…은행계라 불확실
    • 카카오뱅크가 자본확충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가운데 투자은행(IB)업계에서도 카카오와 접촉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상장 준비 기업들이 1~2년 전에 증권사들과 물밑 접촉을 시도하다 보니, ‘2020년 IPO 목표’를 언급한 바 있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 내부적으로도 포트폴리오 및 수수료 수익사업 확대를 통한 흑자 구조를 유지해 IPO를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자체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 및 신용카드업 진출 일정이 미뤄지면서 IPO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모회사인 카카오가 IPO에 대한 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주관사 선정이 의외의 문제(?)로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해상충’로 인해 주관사 선정 작업이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IPO 빅3’(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로 불리는 대형 증권사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대표주관사 등을 맡기 곤란한 부분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주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라 법률적으로 IPO 주관사를 맡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키로 했지만, 한국금융지주는 여전히 5%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위치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증권 인수업무에 관한 규정’에 따라 관계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이해관계 상충 문제로 IPO 주관 업무를 맡기 어렵다.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한화그룹 등이 IPO 대표주관사에 계열 증권사 이름을 올리지 못해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미래에셋대우는 카카오와 대척점에 서있는 네이버와 상호 투자 중이라 맨데이트를 부여받을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12월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조성한 이후 네이버와 제휴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17년 6월에는 네이버와 상호 지분투자를 단행하면서 5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네이버 지분 1.71%를 확보했다. 네이버도 미래에셋대우 지분을 7.11%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네이버가 분사시킬 네이버페이에 5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는 과거 카카오게임즈·카카오페이지 IPO 맨데이트 역시 부여받지 못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남아있는 증권사로 NH투자증권이 꼽힌다. 그러나 NH투자증권에게도 ‘은행계’라는 약점이 있다.

      NH농협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 등의 인터넷은행들과 한창 경쟁 중인 상황이다. 카카오뱅크가 바젤I을 적용받으면서 시중은행과 같은 사업영역에서 훨씬 완화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보니 기존 금융사들의 견제 역시 상당하다. 이러다보니 은행계 증권사인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에 IPO 대표주관을 맡기는데 대한 부담도 거론된다.

      IPO 주관 증권사는 청구서 및 증권신고서 작성 등을 위해 해당 회사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그만큼 대외비나 민감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보니 산업적으로 겹치거나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의 계열 증권사는 주관사로 선정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삼성SDS IPO 주관사에  NH투자증권(옛 LG증권)이 이름을 올리지 못하거나, 호텔롯데 IPO 주관사에 삼성증권(신라호텔 경쟁)이 포함되기 어려운 이유 등이 해당 사례로 볼 수 있다.

      빅3를 제외한 다른 중형 증권사 가능성도 언급되지만 결국 대형 증권사를 찾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그동안 카카오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지 IPO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상장을 다시 준비 중인 카카오게임즈의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을 선택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IPO를 진행할 때 대형 증권사에 대한 의존이 높은 편”이라며 “결국 각 이해상충을 고려한 상황에서 네임밸류를 고려했을 때도 발행사 오너 입장에서 선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