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매각 무산되나…인수후보들 슬슬 발뺀다
양선우 기자 | thesun@chosun.com | 2019.09.06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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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자와 인수자간 가격 차이 커
예비입찰 후보자들 발빼는 수순
매각주관인 한국證 결심 없이는 '노딜' 가능성 거론
추석 전후로 인수후보들 딜 참여여부 결론 내릴 듯

코웨이 특성

웅진코웨이 매각이 무산될 위기가 거론되고 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들의 이탈 움직임이 감지된다. 사실상 ‘노딜’ 가능성도 제기될 상황이다.

4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한 인수후보들 대다수가 인수전에서 발을 빼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웨이 예비입찰에는 SK네트웍스, 중국 하이얼, 칼라일, 베인캐피탈이 참여했다. 최초에도 이 4곳이 참여해서 숏리스트(Short List)에 고스란히 포함됐다. 매각주관을 맡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인수후보를 더 모으기 위해 본입찰 일정을 당초 예정된 8월말에서 9월말로 연기했지만, 아직까지 추가적으로 인수의향을 밝힌 곳은 없다.

인수후보들이 발을 빼려는 이유로 우선 가격이 거론된다. 인수후보들이 써낸 가격은 주당 9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업가치 기준으로 1조7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비해 매각주관을 맡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이 원하는 가격은 주당 10만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한 금액(약 2조원)에 해당된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의 바램과 달리 인수후보들 사이에선 주당 9만원선이 적정가격이란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현재 코웨이 주가는 8만3000원 수준이어서 결국 주당 2만원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 사라는 것은 사실상 매각을 안 하겠단 뜻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수후보들 입장에선 주당 10만원이 넘는 가격에 인수할 것이었으면 MBK파트너스가 매각했을 때 인수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기대와 달리 인수후보들이 써낸 가격이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투자자(SI)인 SK네트웍스나 중국의 가전업체인 하이얼 모두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 SK그룹 차원에서 코웨이 인수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예비입찰에 써낸 가격도 9만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중국의 하이얼도 낮은 가격이면 인수할 만하다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K 입장에선 코웨이 인수전이 실패로 끝나 사실상 회사의 경쟁력이 없어지는 게 최선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외국계 사모펀드도 인수전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한국투자증권이 원하는 가격과 이들이 생각하는 가격의 괴리가 크다. 한국투자증권이 원하는 가격으론 글로벌 투자심의위원회 통과가 힘들다는게 사모펀드 업계의 중론이다. 전 세계에서 투자 대상을 찾는 외국계 사모펀드 입장에서 굳이 무리하면서까지 한국에 투자해야 할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매도자와 인수자간 가격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추석 전후로 해서 대다수의 인수후보들이 인수전에 계속 참여할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한국투자증권이 매각과정에서 '기대'가 컸던 것이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매각 초기에는 추석 전까진 우선협상대상자를 뽑겠다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던 한국투자증권은 급작스럽게 본입찰 일정을 연기했다. 인수후보를 늘려 가격경쟁을 시키겠단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한국투자증권의 태도를 두고 인수후보들 사이에선 당초 생각과는 딜이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인식이 커졌다.

코웨이 재매각이 시작될때만 하더라도 한국투자증권이 원하는 1조6000억원 이상의 가격만 나오면 딜은 성사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한국투자증권으로선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하는 데 투자한 1조1000억원의 인수금융과 5000억원의 전환사채(CB)만 회수해도 원금 손실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도를 내던 코웨이 매각이 본입찰을 앞두고 일정이 한달 뒤로 밀리면서 인수후보들 사이에선 이 가격에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예비입찰에서 1조7000억원 수준의 가격이 나왔음에도 굳이 본입찰 일정을 연기하면서까지 새로운 인수후보를 찾는데에 따른 의구심이 커진 탓이다.

일부 인수후보들 사이에선 인수전 초반부터 제기된 딜 구조의 문제점이 현실화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코웨이 매각주관을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지만 코웨이를 인수한 것은 웅진그룹의 계열인 웅진씽크빅이다. 웅진씽크빅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받은 1조6000억원(인수금융 1조1000억원, CB발행 5000억원)과 ㈜웅진으로부터 받은 증자대금과 자체자금 3000억원을 합해서 코웨이를 인수했다. 현재 코웨이의 지배구조는 ㈜웅진→웅진씽크빅→코웨이(현 웅진코웨이)로 매각주체는 한국투자증권이지만 실질적인 코웨이의 경영권은 웅진그룹이 보유하고 있다.

만약 한국투자증권의 원금 회수 수준에서 코웨이 매각이 이뤄진다면 웅진그룹은 코웨이 인수를 위해 조달한 3000억원을 앉은 자리에서 잃게된다. 웅진그룹이 조달한 이 자금도 단기로 ㈜웅진이 빌린 돈이다. 현재의 ㈜웅진의 재무여력상 매각대금으로 3000억원을 회수하지 못한다면 그룹의 존폐를 위협할 수 있다.

극단적인 시나리오에 해당되지만 웅진그룹 입장에선 어차피 3000억원을 못받느니 코웨이 매각보단 막판에 ㈜웅진, 웅진씽크빅의 '법정관리'를 택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물론 회사 측은 가능성을 일축하지만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2012년 MBK파트너스와 매각계약까지 체결해놓고서는 채무탕감을 위해 기습적으로 법정관리행을 선택, 시장의 공분을 산 이력이 있다.

웅진코웨이 매각구조

한 로펌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일단 경영권을 유지하면서도 포괄적금지명령을 받은 이후엔 기존 채무변제의무에서 벗어나고 강제집행도 당하지 않게된다”라며 “회생절차 개시 후 회생계획안인가까지 받으면 기존 채무를 상당부분 탕감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윤석금 회장 입장에선 코웨이 인수대금을 회수할 수 없다면 차라리 법정관리행을 택해 채무를 탕감받고 코웨이의 경영권을 유지하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 추후 코웨이 매각에 나설 경우 주도권도 쥘 수 있다.

나아가 법정관리행을 택한다면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압박'도 가능해진다.

웅진씽크빅의 코웨이 인수 구조를 살펴보면 웅진씽크빅은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하지 않고, 직접 인수금융을 일으키고, CB를 발행했다. 다시말해 웅진씽크빅이 법정관리행을 택할 경우 5000억원 규모 CB는 회생계획안에 따라 소멸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한 5000억원 규모 CB 전량을 회수할 수 없게 된다.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선 CB 5000억원이 상각될 경우 구NCR(영업용순자본비율)이 급격하게 악화해 경영에 직격탄이 불가피하다.

윤석금 회장이 지금의 매각가격으로 코웨이 매각을 하는 것보다는 법정관리행 선택 가능성을 내비칠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윤 회장을 억누를 카드가 없다면 2조원의 인수대금을 고집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분석인 셈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SPC를 통해서 인수금융과 CB를 일으켰다면 한국투자증권이 SPC만을 인수함으로써 웅진그룹과의 절연이 가능했을 것이다”라며 “하지만 현재의 구조상에선 웅진씽크빅에 인수금융과 CB가 투자됐기 때문에 웅진그룹이 법정관리행을 택할 경우 CB 전량에 대한 회수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를 감안하면 이번 딜에 주도권은 애당초 한국투자증권에 있지 않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예비입찰 과정에선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후보들에게 윤 회장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점점 우려가 현실화 하고 있다. 현재로선 코웨이 매각이 성사되기 위해선 한투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윤 회장이 입을 피해를 보상해주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 말고는 인수후보를 붙잡아 둘 방법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후보들 간 경쟁을 통해 웅진도 만족하는 가격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면 딜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라며 “인수후보들 사이에서 ‘노딜’이란 인식이 팽배해 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9월 05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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