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국민담화가 끝나자, 안랩 주가가 급등했다
이재영 기자 | leejy@chosun.com | 2019.09.10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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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 임명따라 정치 테마주 희비교차
대국민담화 끝난 2시30분경 주가 급등락
'레임 덕' 시작? 증시 예민하게 반응

안랩 2019년 9월 9일 일간 주가 추이

9일 오후 2시.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6명의 장관과 장관급 공직 후보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그리고 대국민담화를 통해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 장관 등에 대한 임명을 재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오전 11시 이후 강세를 보이던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대국민담화 발표 직후 순간적으로 전 거래일 대비 최대 12% 가까이 급등했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강행 논란'이 현 정부의 지지율 변화 혹은 레임덕의 출발점이 될까. 일단 주식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차기 대선주자들이 언급되기 시작하며 일부 '정치 테마주'가 급등하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9일 안랩 주가는 전일 대비 한때 12% 급등했다가 장 마감 직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고 6.8% 상승한 6만4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또 다른 '안철수 관련주'로 꼽히는 코스닥 상장사 써니전자 역시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갑자기 급등하기 시작해 전 거래일 대비 무려 22.6% 오른 3985원에 장을 마쳤다.

안랩은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설립한 회사고, 써니전자는 송태종 전 써니전자 대표가 안랩 출신이라 이른바 '안철수 테마주' 대접을 받아왔다. 안철수 전 대표와의 현재 관계는 드러난 것이 없지만 정국의 변화에 따라 주가가 요동쳐 온 대표적인 회사로 꼽힌다.

반면 이른바 '조국 테마주'로 분류되던 화천기계와 삼보산업은 이날 각각 8.7%, 4% 급락한 채로 거래를 마쳤다. 화천기계는 회사의 감사가 조국 장관과 미국 버클리대 로스쿨 동문이라는 이유로, 삼보산업은 주요 임원 중 하나가 조 장관과 같은 부산 혜광고등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였다.

이 두 종목의 일간 주가 그래프는 전개 양상이 매우 흡사했다. 임명 재가가 결정된 오전 11시 이후 10% 이상 급등했다가, 임명장이 수여 및 대국민담화 발표 이후 하락 반전했다. 일일 주가 변동 폭은 20%에 가까웠다.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였던 셈이다.

이날은 다른 정치 테마주들의 주가도 요동쳤다.

윤석열 검찰총장 테마주로 묶여있는 서연전자는 이날 등락을 거듭하다 전 거래일 대비 5.4%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서연전자는 최대주주가 윤 총장과 대학교 동문이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는 점 때문에 테마주로 지목됐다.

또 홍정욱 전 국회의원 관련 테마주가 이날 급등했다. 홍 전 의원과 범(凡)현대가 혈연으로 얽힌 것으로 외부에 알려진 한국프랜지의 주가는 12%, 국립중앙박물관회를 고리로 얽힌 것으로 전해진 고려산업의 주가는 2.5%의 상승폭을 보였다.

현 시점에서 이 같이 정치 테마주가 갑자기 주목받고 있는 건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가장 가까운 선거가 내년 4월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총선)로 아직 8개월 가량 시간이 남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치 테마주는 합당·신당창당 등 대규모 정치적 이벤트가 있거나 주요 선거를 3~4개월 앞뒀을 때 부각된다.

조국 장관을 둘러싼 정쟁이 정치 테마주의 계절을 일찍 앞당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장관 임명 재가를 앞두고 상당수 여론조사에서 부정적 의견이 앞서며 금융시장에서도 우려를 표명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여당의 '방어논리'와 궤를 같이했다는는 평가가 나오면서 정치 테마주들이 움직인 것 같다"며 "오늘 주가 추이만 보면 증시는 현 여당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지지율이 급락할 것이라는 데 베팅한 것으로 보이며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9월 09일 17:36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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