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랜드, 장외가 또 급락·지배구조 개선은 '아직'...머나먼 상장
이재영 기자 | leejy@chosun.com | 2019.09.17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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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옥 이사회 구조 그대로...매출 제고에 '전력'
바디프랜드 회계 방식, 판매 꺾이면 매출도 급락
시장 포화 머지 않다..."상장 골든타임 놓칠수도"

바디프랜드 최근 1년 주가 추이

국내 1위 안마의자업체 바디프랜드의 장외가가 또 다시 급락했다. 기업공개(IPO) 철회 이후 차익 기대 수요가 빠진 탓으로 분석된다. 시장 포화 우려에도 매출은 일단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제기된다는 평가다.

무엇보다도 상장 예비심사 미승인의 핵심 사유였던 지배구조에는 사실상 아무런 변경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다보니 시장에서는 바디프랜드의 독특한 회계처리 방식과 맞물려 '이러다 상장 적기를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장외주식거래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 보통주의 현재 장외 거래가는 1만1500원 안팎이다. 8월 초 1만1000원까지 떨어지며 3년래 사상 최저가를 기록한 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거래도 거의 끊긴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다.

바디프랜드 장외거래가는 지난해 한때 2만4000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상장예심 미승인 직후에도 1만3000~1만4000원대를 유지했다. 5월 들어 상장절차 조기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며 매물이 쏟아져나왔고, 결국 상장 철회 이후 5개월간 장외가가 20% 넘게 추가로 하락한 것이다.

현 장외가 기준 바디프랜드의 시가총액은 8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 등 현 최대주주의 2015년 총 인수 비용 4000억원보다는 여전히 두 배 수준이지만, 한때 바디프랜드 예상 시가총액이 2조원 가까이 언급됐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줄었다.

한 차례 실패를 맛본 바디프랜드는 일단 내부 조직 재정비와 실적 제고에 나섰다. 내부에서 잡음을 일으켰던 스톡옵션 제도를 손보기로 했고,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판매망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대외 이미지 제고에도 신경쓰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바디프랜드는 주요 월별, 일별 판매 실적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6월 안마의자 매출액이 347억원으로 역대 6월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거나, 지난 5월에는 월간 안마의자 판매대수가 1만5377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런 움직임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바디프랜드가 내년 상반기를 전후해 다시 IPO 작업에 착수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워낙 IPO 시장에 빅딜(big deal)이 가뭄인데다, 올 상반기 최고조로 불거졌던 회사 안팎의 불확실성이 이제는 수습 국면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까닭이다.

문제는 바디프랜드 상장 실패의 핵심 원인이었던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바디프랜드 이사회는 여전히 오너일가의 핵심인 강웅철 사내이사와 오너일가와 오래 손발을 맞춰온 전문경영인 박상현 대표이사, VIG파트너스의 안성욱 기타비상무이사가 주축을 구성하고 있다. 현재 2명인 사외이사진의 추가 확충도 없었다.

옥상옥(屋上屋) 논란을 불러일으킨 최대주주 비에프에이치홀딩스 역시 여전히 강웅철 이사를 중심으로 한 3인 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한국거래소 상장 예심을 통과하는 건 요원하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실적의 경우, 매출액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장에 중요한 건 이익이라는 지적이다. 2017년 23% 안팎이었던 바디프랜드의 상각 전 이익 마진율(EBITDA마진율)은 지난해 15%로 뚝 떨어졌다. 광고선전비는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매출액의 22.2%에 달한다.

이는 휴테크·코지마 등에 이어 렌탈업계 1위 코웨이까지 안마의자 시장에 뛰어든 영향이라는 지적이다.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6만6000계정이 순증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3년째 60%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도 이런 영향으로 풀이된다.

바디프랜드는 '금융리스'로 회계를 처리하고 있다. 계약을 맺으면 매출액에 안마의자 전체 가격을 즉시 반영한다. 렌탈비 외 잔여금은 '매출채권'으로 잡아놓고 렌탈비가 들어올때마다 차감한다. 다른 렌탈업체들은 대부분 '운용리스'방식을 택한다. 고객이 낸 렌탈비를 그때 그때 매출로 인식하는 방식이다.

금융리스 방식의 장점은 39개월간 나눠서 받아야 하는 전체 매출 대부분을 판매시점에 인식한다는 점이다. 판매량이 늘어날 때 매출이 폭증하는 구조다. 반면 판매량이 늘지 않으면 즉각적으로 매출이 꺾인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방식 자체에 문제는 없지만 타사 대비 실적 변동성이 매우 큰 구조'라고 평가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바디프랜드가 해외진출에 목을 매고 최근 '역대 최대 매출' 자료를 계속 발표하고 있는 건 실적 의구심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며 "금융리스 회계를 고집한다는 건 반대로 말하면 자전거처럼 계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언젠간 넘어질 거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대한무역진흥공사(코트라) 자료 기준 국가별 안마의자 보급률은 일본·홍콩 10%, 대만 8%, 한국 5% 수준이다. 바디프랜드는 현재 국내 보급률을 6%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성장 속도라면 1~2년 내 선진국 수준의 보급률을 달성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소 내년까지는 국내 시장에서도 급성장이 지속 가능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바디프랜드의 '상장 적기'인 셈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결국 불확실한 해외 매출 성장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바디프랜드 상장의 발목을 잡은 건 일부 임원의 갑질 이슈, 세무조사, 그리고 불투명한 지배구조였는데 단지 매출만 계속 성장시킨다고 답이 나오진 않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도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없다면 상장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9월 08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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