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주가 이즈 백'…채권시장은 '테라' 신중론
이도현·하지은 기자 | dohyun.lee@chosun.com | 2019.09.19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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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주가 중 최고치
테라 등 신제품 효과 반영
채권시장 시각은 상대적 냉정
차입금 축소로 이어질지가 관건

하이트진로가 오랜만에 주식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필라이트, 테라, 진로이즈백으로 이어지는 신인 3총사들이 연달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다. 덕분에 몇 년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주가는 1년내 최고점으로 올라섰고, 3년전 주가를 회복하기도 했다.

주식시장의 반응과 달리 채권시장에선 아직 반응이 차갑다. 신제품들이 이슈가 되면서 매출이 증가하는 모습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판촉비도 많이 들어가고 있어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결국 신제품 출시 효과, 특히 맥주 테라의 매출 증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그리고 이것이 실질적인 차입금 감축까지 이어져야 신용도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평가다.

“하반기 더욱 본격화될 테슬라의 힘(삼성증권)”
“레귤러맥주 신규브랜드의 의미있는 시장안착 기대(하이투자증권)”
“의미 있는 반전, 업종 톱픽 유지(DB금융투자)”
“3연타석 홈런(키움증권)”

최근 두달 새 하이트진로 관련 증권사 리포트들의 제목이다. “악재보다 호재에 주목할 때(KB증권)”, “4년을 기다린 맥주 점유율 상승(삼성증권)”, “악재가 나왔을 때 사자(DB금융투자)”처럼 연초 기대감과 불확실성이 혼재돼 있는 리포트 제목들과 비교하면 새삼 분위기가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4월 발포주 필라이트를 출시를 시작으로 올 3월 테라, 4월 진로이즈백까지 하이트진로가 내놓는 제품들이 주류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테라와 참이슬의 조합인 ‘테슬라’, 테라와 진로이즈백의 조합인 ‘테진아’가 화제가 됐고, 일본맥주 불매 운동으로 반사이익까지 보고 있다는 평가다. 신제품 효과로 맥주와 소주시장에서 모두 시장점유율(M/S) 상승이 나타나면서 실적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11일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주당 2만6900원으로 지난해 11월 1만5200원의 최저점을 찍은 이후 1년 내 최고점을 찍었다. 또 2017년 10월27일 2만7200원의 최고점을 찍은 이후 3년 전 주가를 회복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 추세가 이어질지다. 현재로선 기대감이 우세하다. M/S가 올라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주류시장 특성상 그 기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의 박상준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포트에서 “테라의 점유율이 젊은층과 서울 주요 상권의 소비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다른 세대와 지역으로 확산되기 용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맥주 M/S는 통상 한번 방향성이 바뀌면 몇 년 정도 같은 방향성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테라의 M/S 상승세는 꽤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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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에 대한 주식시장의 열기가 아직 채권시장까진 미치지 못했다. 신제품 기대감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은 하지만 그것이 순이익이나 현금흐름 측면에서 보면 아직 실적 기여는 안되고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주식시장과 비교하면 하이트진로에 대한 문의가 아직까진 거의 없다는 후문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모두 지난 2015년 하이트진로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A(안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월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해 가장 보수적이다.

한신평의 신용등급 상향 조건은 ▲소주 부문의 우수한 지위를 유지하고, 맥주 점유율 회복으로 수익창출력을 개선해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지표 16% 이상 ▲연결기준 합산순차입금/EBITDA 지표 5배 미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경우를 내걸었다. 여기서 합산순차입금은 하이트진로 순차입금(연결기준)과 하이트진로홀딩스 순차입금(별도기준)을 합산한 결과다.

NICE신용평가는 ▲소주 부문의 우수한 실적이 지속되는 가운데 맥주 부문의 경쟁력이 회복돼 ▲연결기준 EBITDA/매출 15% 이상 ▲하이트진로홀딩스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순차입금 15% 이상의 개선된 실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를 제시했다.

유일하게 부정적 등급전망을 제시한 한기평은 ▲맥주부문 영업흑자 전환 ▲하이트진로홀딩스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7.0배 이하가 충족되면 ‘안정적’ 등급전망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결기준 하이트진로의 순차입금은 작년 6월말 9706억원에서 올해 6월말 1조1811억원으로 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EBITDA는 1048억원에서 768억원으로 감소했다. 개별기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순차입금은 6100억여원이다.

요약하자면 하이트진로의 신용도가 개선되려면 과다한 차입금 감축이 핵심이고, 이를 위해 맥주 부문이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로선 테라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만큼 초기 판촉 비용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신평사들은 맥주 부문이 순이익 측면에서 기여하긴 쉽지 않다고 보고 있고, 지금 같은 판촉 역시 이어가기 쉽지 않은 만큼 본궤도에 오를 때까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신평사 관계자의 코멘트다.

“지금 상황에서 사실 큰 기대를 갖는 건 아니다. 앞으로 더 잘 되면 신용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신용도 부담이 더 큰 상황이다. 초기에는 판매가 잘 되고 있는데 얼마나 성장성을 유지할지, 이익 창출로 이어질지가 모니터링 포인트다. 일단 우리가 봤을 땐 상반기까지는 수익성이 오히려 떨어져 좋지 않다고 봤고, 판관비 부담도 늘어서 앞으로 좋아진다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워낙 잘 팔리고 있어서 매출이 실제로 이익으로 전환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른 신평사 관계자는 “사업 부문이 재무 부문을 상쇄시킨다는 의견에 대해선 주식 쪽이면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채권자 입장에서는 결국 상환능력을 보기 때문에 그 의견에 쉽게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 상황에선 시간이 좀 지나야 명확한 판단이 설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테라 출시 후 최소 6개월을 봐야 하니 짧아도 9월까지는 봐야 한다, 12월까지 기다려봐야 한다, 2020년까지 지켜봐야 한다 등등 의견도 제각각이다. 하이트진로의 신용도가 개선되려면 주식시장의 예상 기대처럼 테라가 하이트진로 제품군뿐만 아니라 전체 맥주 시장에서 확고한 점유율을 차지해야 한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9월 13일 09: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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