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EF 실탄 확보 속속 마무리…내년이 투자 혹은 엑시트 적기?
한지웅 기자 | hanjw@chosun.com | 2019.09.27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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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3兆, IMM 2兆, 스틱 1.5兆
몸집키운 중형급 운용사들, 5000억 이상 펀드레이징은 기본
대기업 구조조정 막바지…투자 경쟁 치열할 듯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 기대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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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펀드 자금모집(펀드레이징)이 속속 마무리된다. 대형사들은 이미 조(兆) 단위를 훌쩍 넘는 펀드 결성을 눈앞에 두고 있고, 중형급 운용사들도 수천억원 대 펀드레이징이 예사가 됐다. 시장에 자금은 넘치는데 마땅한 대형 M&A 매물을 찾아보기 힘든 탓에 각 운용사들의 투자처 확보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종종 등장하기 시작한 스폰서 간 거래, 즉 펀드와 펀드의 거래인 세컨더리(Secondary) 시장의 활성화도 예상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3조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클로징(Closing)할 계획이다. 1차 클로징은 약 1조8000억원 수준이었는데, 외국인 기관들의 자금이 몰리며 펀드 규모는 최초 계획보다 커지게 됐다. 해당 펀드는 올해 결성하는 국내 운용사 블라인드펀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2조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이미 국내 기관투자자들(LP)로부터 자금을 모아 1차 클로징을 완료했고, 현재는 외국계 기관 위주로 마지막 자금 모집을 진행 중이다.

IMM PE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국민연금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호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결성을 앞두고 있다. 최초 계획은 약 1조2000억원의 펀드 결성이 목표였으나 추가적인 펀드레이징을 통해 최대 1조5000억원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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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급 운용사의 펀드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중소·중견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VIG파트너스는 현재 ‘4호 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직전 펀드는 7000억원 수준이었다. 이번 결성하는 펀드는 최초 85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최종적으론 약 9000억원을 상회하는 자금 모집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VIG파트너스와 함께 국민연금 미드캡(Mid-Cap)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프랙시스캐피탈은 40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을 눈앞에 뒀다. 맥쿼리PE와 유니슨캐피탈 등도 올해 펀드 조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투자 채비에 나섰다.

내년엔 H&Q아시아퍼시픽(H&Q AP)와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상반기를 목표로 펀드 결성을 추진한다. H&Q AP는 국민연금 위탁운용사에 선정돼 받은 1500억원을 기반으로, 약 6500억원 규모의 4호펀드 결성에 나선다. 스카이레이크는 교직원공제회를 앵커투자자로, 약 50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운용사 사이즈를 막론하고 펀드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투자처를 찾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대기업들 사이에선 지배구조개편 및 구조조정을 통한 사업 슬림화가 상당히 진행돼 대기업 발 매물이 나오길 기다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블라인드펀드와 병행해 투자할 수 있는 프로젝트펀드, 여기에 인수금융까지 더하면 국내 주요 PEF들의 투자 여력은 수 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리즈널 펀드들까지 가세하면, 미소진 대기자금(Dry Powder)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국내 PEF 운용사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 상당수가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PEF들의 투자도 활발히 진행됐다”며 “운용사들의 펀드 사이즈가 커진 만큼 큰 규모의 매물이 종종 등장해야 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PEF 간 경쟁으로 인한 투자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아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지배구조 또는 사업구조 개편 거래가 상당수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기도 하다.

대기자금이 늘어나는 상황이 오히려 운용사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미 PEF 간 포트폴리오 거래, 즉 세컨더리 거래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되는 기업의 경우, 배당을 통해 꾸준한 캐시플로어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PEF들 간에 이해관계만 맞는다면, 손바뀜 거래가 충분히 진행될 여지가 있다. GP들 간에 거래를 꺼리던 LP들의 인식도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국내 PEF 운용사 한 대표급 인사는 “앞으로는 세컨더리 시장이 활성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 질 것 같다”며 “LP들이 크게 겹치지 않는다면, 바이어 측이 전략적투자자(SI)와 손잡고 공동으로 투자하는 형식의 거래는 충분히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9월 23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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