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의 디레버지링 전략, 내년에도 유효할까
김수정 기자 | superb@chosun.com | 2019.09.30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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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차환+인수대금' 목적 회사채 발행
최근엔 차환 검토 대신 현금상환 무게
올해는 전략 유효하지만 내년엔 '무리' 지적

CJ제일제당의 ‘리파이낸싱 플랜’(Refinancing Plan)에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만기를 앞둔 회사채를 차환하는 대신 현금 상환을 확정하거나 검토하는 등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되자 꺼낸 카드다. 내년까지 이 디레버리징 전략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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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다음달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700억원에 대해 현금 상환하기로 확정했다. CJ제일제당 내부적으로 오는 11월에 만기하는 2400억원가량의 기업어음(CP)과 12월 만기 예정인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상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상환을 확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만기 도래 회사채를 어떻게 처리할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상환 가능성을 열어뒀다.

CJ제일제당의 달라진 기류는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다. 최근 계열사(생물자원) 매각 작업이 무산된 데다 본업인 식품사업도 부진하자 일단 부채를 줄이는 노력을 시장에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신용등급에 ‘부정적’이라는 전망이 붙은 상황에서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서는 게 좋지 않은 인식을 남길 수 있다.

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이 ‘AA’인 것을 감안하면 수요예측에 실패하거나 미매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CJ제일제당의 재무 전략이 ‘조달 비용 최소화’에 무게를 둔 만큼, 시장에서 흠 잡힐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CJ제일제당 전략이 ‘확장’ 대신 ‘안정’으로 기울면서 차입금 상환 계획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IB업계에선 CJ제일제당의 연내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가 1700억원으로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잔액이 6000억원 이상인 CP까지 합치면 이 모두를 현금으로 상환하기는 부담이 될 수 있다.

CJ제일제당의 상반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8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154억원) 대비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지난해 말(5476억원)과 비교해도 감소했다. CJ헬스케어 매각 차익이 무색할 정도로 쉬완스컴퍼니 인수합병(M&A) 부담이 부각됐다는 지적이다.

CJ제일제당이 내년에는 자본시장에서 다시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회사는 ‘불필요한 추가 자금 조달은 지양한다’는 방침이지만, 보수적인 기류의 유효기간을 올해까지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CJ제일제당은 내년에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000억원,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CJ제일제당의 유동성을 고려하면 상환만을 고수할 수는 없어 신용도 하향세가 지속되더라도 내년에는 회사채 시장에 다시 등장할 여지가 크다는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CJ제일제당이 부채 감소를 위해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신용등급 향방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올해는 부채 상환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재무구조 개선 방안이 효과가 없다면, 지금의 부채 상환 기조를 내년까지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9월 26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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