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자금' 사용처 고민하는 롯데…이커머스들, 피인수 기대하지만
김수정 기자 | superb@chosun.com | 2019.10.10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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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시장 의견 살피기
위메프·티몬 등 러브콜에 M&A 고민
'재무구조 개선 먼저' 의견 지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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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가 최근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권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예년의 정기 미팅과는 별개로 롯데리츠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지주 차원에서 발 벗고 나서는 모양새다. 롯데쇼핑도 증권사 등과 미팅을 고민하는 등 롯데 측이 시장 의견 살피기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롯데그룹의 요즘 최대 고민이 ‘리츠 자금을 어디에 쓸 것인가’라는 얘기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증권업계 역시 롯데가 이를 활용해서 유통 부문 부진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롯데리츠 상장은 롯데쇼핑의 자금 확보 측면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롯데그룹이 이커머스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리츠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롯데쇼핑은 자산 양도에 따른 1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해당 점포 매각 자금으로 국내 온·오프라인 사업과 해외 할인점 사업에 각각 70%와 30% 비율로 투자해 성장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지만, 디테일한 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통 시장이 무작정 투자를 늘린다고 해서 수익을 담보할 수 없는 환경이다보니 자금 활용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그렇다 보니 시장 의견을 수렴하는데 롯데지주가 품을 들이고 있다.

러브콜을 보내는 곳이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와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롯데지주를 직접 찾아가 매각 희망 의사를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업계 1위 쿠팡을 제외한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도 생존을 위해 합병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롯데쇼핑이 쿠팡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롯데지주가 러브콜을 보낸 이커머스 업체들의 인수에 무게를 두고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단기간에 확보하려면 M&A가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시장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이커머스 업체 인수로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는 고객 트래픽 제고다. 롯데그룹은 전사적 차원으로 사이트를 통합하는 등 온라인 통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럴 경우 이커머스 업체 인수로 트래픽 시너지를 내기는 어려운 구조가 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롯데쇼핑이 적자 기업을 인수할 만한 여력이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적 부진과 투자 확대로 국내 유통 대기업의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롯데쇼핑도 재무구조 개선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인수 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M&A를 하느니 부채를 줄이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롯데지주의 신용도를 뒷받침해 혼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롯데쇼핑의 신용도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0월 02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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