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 갈리는 기대감
입력 2019.10.14 07:00|수정 2019.10.15 09:25
    LG전자 영업익, 컨센서스 대비 28% 높아
    반등 지속 가능성엔 ‘물음표’
    삼성전자, 4분기엔 주춤하겠지만
    “바닥 찍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 평가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분기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한국 대표 기업들의 실적 반등으로 경색돼 있는 주식시장에 훈풍이 부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감돌지만 지속 가능성에 대해선 회사별로 갈리는 모습이다.

      7일 발표된 LG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되자 증권업계에선 어닝 서프라이즈에 놀라는 반응들을 내놨다. 증권업계는 당초 업황 부진과 잇단 악재로 전 분기(6522억원) 대비 467억원 감소한 6055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실제 영업이익은 78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다. 이는 2009년 3분기(8150억원)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출액도 46조2433억원으로 역대 3분기 가운데 최대 규모다.

      지난 상반기 기준 LG전자 영업이익의 93%를 차지하는 가전(H&A) 부문은 역대 3분기 중 최초로 매출 5조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건조기 이슈로 인한 품질보증충담금 반영에도 불구 약 4400억원의 높은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TV(HE) 부문도 OLED TV 판매량 회복세에 접어들며 영업이익은 약 3000억원대가 거론된다. 스마트폰(MC) 사업은 -1600억원 수준으로, 2분기 일회성 비용 제거 및 마케팅 효율화로 전 분기 대비 15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줄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증권가는 LG전자의 ‘깜짝’ 실적에 ‘말 그대로 서프라이즈(하나금융투자)’, ‘전망을 무색케 한 好실적(DB금융투자)’, ‘예상보다 더 강한 이익(교보증권)’, ‘상고하저가 무색한 실적(하이투자증권)’, ‘예상보다 큰 Surprise(SK증권)’와 같은 제목의 리포트들을 발표하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상과 크게 벗어나는 실적에 당황스럽다. MC 적자 축소 예상은 맞았으나 나머지는 우리 전망이 틀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업계는 MC 부문 적자 축소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던 반면 H&A 부문 실적은 의외라는 평가다. H&A사업본부는 에어컨 판매 부진과 함께 7월부터 시작된 의류건조기의 먼지 낌 증상과 악취 논란으로 145만대 전량 무상 수리에 돌입한 바 있다.

      다음 날인 8일엔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56조1300억원)보다 10.5% 늘었고, 4분기 만에 매출 60조원대로 복귀했다. 영업이익도 전분기(6조6000억원)에 비해 16.7% 증가했다. 특히 전분기에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일회성 수익이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흑자 증가폭은 기대 이상이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매출 61조529억원, 영업이익 7조1085억원도 웃돌았다.

      증권사들은 ‘과소평가된 기초체력(삼성증권)’, ‘3분기 실적은 기대 이상(IBK투자증권)’, ‘7.7조! 서프라이즈!(대신증권)’ 등의 리포트를 내놓으며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 화답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예상 외 실적 반등을 보이자 증권가는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향후 지속 가능성에 대해선 회사 별로 엇갈리는 반응이 눈에 띈다. 특히 LG전자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를 남겨뒀다. 사업별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HE의 실제 내용을 파악할 필요가 있고 특히 MC 적자 축소의 지속가능성은 매출과 출하량 증가가 수반돼야 확신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을 냈고,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이번 분기 대비 4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에 대한 우려는 주가로도 드러나고 있다. 7일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로 주가는 잠시 오르다 다시 하락세다. 8만34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6월 주가와 비교하면 회복세도 더딘 편이다. 현재 LG전자 주가는 6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8월부터 10여명의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그룹 차원의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주력 사업 부진에 경쟁심화까지 겹치며 주가는 사실상 제자리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제 바닥을 찍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증권업계는 "디스플레이와 IM 실적이 4분기엔 다소 둔화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실적 서프라이즈가 지속될 것’, ‘반도체 부문 실적 턴어라운드 예상’ 등 실적 개선세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주가에 있어선 대체로 "연말 낸드 가격 상승과 D램 수요 기대치 증가로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초 주가가 3만685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9월말 4만965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고 현재는 소폭 하회한 4만8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양사 모두 대규모 투자를 베팅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의 사업기술과 자금조달 능력이 향후 실적과 주가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