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산업은행 CB 선(先)상환 명문화 추진
입력 2019.10.17 07:00|수정 2019.10.16 18:32
    본입찰 안내서에 ‘신주 발행해 CB 상환’ 담는 방안 검토
    CB 외 지원 여신도 상환 요구할 수…”퍼주기 없다” 평가
    • 아시아나항공 매각에서 산업은행이 지원한 영구 전환사채(CB)를 먼저 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을 명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16일 M&A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 안내서에 이 같은 내용을 담는 방안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협의하고 있다. 신주 발행 자금으로 수출입은행과 함께 인수했던 5000억원 규모 CB를 먼저 상환받겠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CB는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매각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했다. 영구채로서 부채 비율을 낮추는 한편, 연내 매각 무산 시 CB의 전환권을 행사해 산업은행이 직접 매각에 나설 수도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선 수출입은행의 아시아나항공 CB 인수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때와 같은 '꼼수 출자'란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CB를 우선 상환하는 조건이 이처럼 명문화되면 매각 성사와 동시에 채권단의 부담은 사라진다.

      한 거래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CB는 매각을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발행한 것”이라며 “본입찰 안내서에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발행한 자금으로 채권단 CB부터 갚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에 더해 기존에 지원한 여신도 회수하길 바라는 분위기다. 산업은행은 지난 4월 CB 외에 마이너스 통장 개념의 크레딧라인 8000억원과 스탠바이론 3000억원도 지원하기로 했고, 이 중 일부가 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관계자는 “본입찰 시점까지 인출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한도대출 금액을 상환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길 예정”이라며 “더 이상 퍼주기는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대로 진행되면 아시아나항공 '신주 발행 규모'의 마지노선은 높아진다. 예비입찰 때까진 CB 금액 5000억원이 잠재적 기준이었다면, 인수 후보들은 본입찰 때는 추가 여신 상환도 염두에 둬야 한다.

      본입찰 안내서는 이르면 이번주 중 인수후보들에 배포될 예정이다. 본입찰 적격 후보엔 애경그룹,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등 4곳이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