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도 多주주…증자 발목 잡힌 케이뱅크 '닮은꼴' 되나
입력 2019.10.28 07:00|수정 2019.10.25 17:47
    제3인터넷銀 인가 '토스뱅크'만 인가 유력
    지난번 지적받은 '토스+VC' 주주구성 개선됐지만
    케이뱅크 복잡한 주주구성으로 증자 어려움 등 우려도
    • 제3인터넷전문은행으로 ‘토스뱅크'(토스뱅크컨소시엄)가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주주 구성이 복잡한 토스뱅크가 케이뱅크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케이뱅크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원인으로 복잡한 주주구성으로 인한 증자의 어려움이 꼽히는 만큼, 다양한 주주 구성이 적시에 증자하는 걸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마감한 제3인터넷은행 신청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토스 뱅크와 소상공인연합의 '소소스마트뱅크', 개인주주로 이루어진 '파밀리아스마트뱅크' 총 3곳이 중 금융권에서는 이 중 토스뱅크 한 곳만 인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나은행과 이랜드월드 등 새로운 주주구성으로 VC(벤처캐피탈)와 토스 지분을 줄이면서 지난번 탈락 이유인 ‘자금력’을 보강했다는 평가다. ‘소소뱅크’는 전국의 소상공인들이 소액주주로 참여한 만큼 안정적인 자금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파밀리아스마트뱅크’는 신청 당시에도 ‘주주구성 협의중’인 상황이라 당국의 기준을 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기대보다 차가웠던 시장의 반응에도 당국은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번에 신청한 기업의 질은 더 좋아졌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하지만 토스뱅크의 주주구성만 보더라도 사실상 참여 기업의 ‘질’이 확연히 나아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분석이다.

      토스뱅크 측은 지난번 인가에서 해외 VC들의 참여와 더불어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60.8%)의 자본금 약 75%가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자본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도전한 토스뱅크의 주주구성은 토스와 해외 VC의 지분 참여를 대폭 줄이며 자본 안정성 부분을 보완하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주주가 다양해지고 지분이 분산되면서 오히려 향후 원만한 증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바리퍼블리카가 34% 지분으로 최대 주주 자리에 오르고, KEB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중소기업중앙회·이랜드 월드가 각각 10%씩 가져간다. 그 외에 SC제일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주주들이 10% 미만으로 지분을 보유한다.

      인터넷은행이 살아남기 위한 관건은 결국 자금력과 수익성이다. 즉 지속적인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을 해줄 수 있는 자본력 있는 주주의 참여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매번 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금력 부족으로 대출 중단 등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제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현재 자본증자 시도를 계속 실패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대주주인 KT(10%)가 담합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면서 증자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사업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다른 주주인 우리은행, NH투자증권, DGB금융 등도 대규모 증자 방안을 두고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당기순손실이 지속되고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하는 등 건전성 악화가 계속되고 있다. 서비스 시작 2년만인 지난 4월 주력 대출상품인 ‘직장인K마이너스통장’의 판매를 멈추며 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추가 증자가 없으면 케이뱅크의 BIS비율이 12월말 10% 미만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현재 일반 은행은 BIS 기준 총자본 비율을 최소 10.5%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현재 8%인 인터넷 은행 총자본 규제 비율도 매년 0.625%포인트씩 올라간다.

      토스뱅크 주주 중 이랜드월드는 2017년 신용등급이 ‘BBB-’(한신평)로 강등되며 경영난을 겪는기도 했다.  현재도 이랜드 그룹이 재정난에서 회복중인 상태인 만큼 '든든한 자금줄'인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 두 곳이 동시에 참여한 데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인터넷은행에 주주로 참여하는 기존 금융회사들은 '새 플랫폼'에 일부 영향력을 행사하며 시너지를 추구하려는 목적이 대부분이다. 주주로 참여하는 금융회사가 많아질수록 마케팅 등 시너지는 분산된다. 게다가 케이뱅크의 경우 주요 주주 중 금융회사들이 경영방침에 대해 다소 다른 관점을 보이며 반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송금 간편화 등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서 업계에 분명 ‘메기’역할을 한 부분도 있어 신규 사업자가 나오는 것이 실효성이 없다고만은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사업성이 있냐는 다른 문제인데, 지금 기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크게 이익을 못보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금융사 말고는 대기업 등 자금력 있는 주주가 신규로 참여할 유인이 적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주주구성이 복잡한) 케이뱅크의 경우 증자를 하는 데 있어서 KT가 독자적으로 하기도 힘들고, 사업이 잘 안되다 보니 자금을 투입하는 데 있어서 주주들의 합의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