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불완전판매 사태에 우리·하나금융 연말인사 '오리무중'
입력 2019.11.04 07:00|수정 2019.11.05 10:50
    제제안 확정까지 최소 2~3개월 소요
    연말인사 일정 현재로선 안갯속
    •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관련 금융감독원의 합동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만간 이런 사태를 막기위한 대책 발표 및 금융기관에 대한 징계절차에 돌입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마무리까지는 최소한 두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에 얽힌 우리·하나금융의 연말인사도 제때 이뤄지기 힘들 전망이다.

      지난 29일 열린 금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와 상의해 조만간 파생결합상품 사태와 관련한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검사는 1일 마무리되는 상황이고 11월초에는 대책 발표가 예상된다.

      다만 금융위와 조율하는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 이번 사태 대책으로 사모펀드 가입금액을 높이는 것에 대해 양측의 입장차가 있다. 금감원은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가입 문턱을 높여야 한다고 하지만 그간 가입금액을 낮추는 정책을 추진한 금융위는 정책실패를 인정하는 꼴이어서 이를 놓고 조율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

      정작 시장의 관심은 제재 수위다.

      제재안이 나오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번 검사 결과를 토대로 일반은행검사국 기획팀에서 자체 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제재심의국 제제심사를 거쳐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고, 제재 수준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안건 상정이 이뤄진다. 이런 일련의 절차를 거치는데 최소한 2~3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연말인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번 조사 대상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제재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사를 단행하긴 힘들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두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서 기관 제재뿐 아니라 최고경영자 징계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로선 DLS·DLF 사태를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인사는 이후에나 논의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인물로는 우선 우리금융의 손태승 회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거론된다. 파생결합상품의 불완전판매가 이뤄진 시기에 모두 행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해당 은행의 최고책임자란 측면에서보면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렵다. 이달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해당사태의 책임자로 거론돼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두 사람 모두 불참한 바 있다.

      이를 대신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온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인물로 거론된다.

      가장 논란은 함영주 부회장으로, 불완전판매가 이뤄진 시점에 오랜 기간 은행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지난 21일 국정감사장에 나온 함 부회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함 부회장과 함께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온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도 이번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다. 장 사장은 파생결합상품 판매가 이뤄지던 시절 상품판매와 관련한 하나은행의 웰빙그룹(WM) 부문 부행장을 맡고 있었다.

      여기에다 하나금융은 DLF 관련 자료 삭제에 대한 책임 추궁도 이뤄질 수 있다.

      하나금융에선 내부문건 삭제라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금감원에선 검사 방해 혐의로 보고 있다. 최종 지시를 한 책임자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냐 지성규 하나은행장이냐를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책임자가 누구냐에 따라 사태가 일파만파 커질 수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을 대신해 국감 증인으로 나온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의 경우 정 부행장은 국내 개인 영업총괄을 맡았고 DLF 사태 이후에도 대응 특별팀(TF)를 이끌었다.

      이들에 대한 징계 여부는 이번 사태에 얼마나 관여했는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관제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최고경영진에까지 책임을 물을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비단 이 두 은행에서만 이번 사태가 터진 것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자료 폐기 등과 관련해 여론이 좋지 않은데다 그간 김정태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들이 감독당국과 대립각을 세운 이력이 적지 않다보니 제재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한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자료삭제 등 최고경영진이 고의적으로 이번 사태에 관여하려던 정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개인에 대한 징계절차를 피하긴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