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비용 정산한 호텔롯데, 상장 준비 원점부터 다시 시작?
김수정 기자 | superb@chosun.com | 2019.11.05 07:00
Edited by 이재영 차장 | le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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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IPO 준비에 발생했던 비용 이미 정산
경쟁 증권사들 호텔롯데 IPO 딜 영업 활발
미래에셋대우 대표주관 가능성 불확실 의견

호텔롯데가 현재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에 과거 상장 준비 관련 비용을 정산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호텔롯데 상장으로 향하는 가운데, 주관사 선정 작업부터 새롭게 진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4일 금융권 및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그룹 측은 호텔롯데 IPO와 관련해 본격적으로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한 증권사들과 직접 접촉을 늘리거나 시장 조사에 착수한 단계는 아니지만,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고려하는 등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이 롯데리츠 상장행사에서 호텔롯데 상장을 ‘가능한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롯데그룹 측에선 IR(Investor Relations)팀 등의 조직 변화에 대해 현재로선 검토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IB 관련 영업조직 사이에선 ‘호텔롯데’를 잡기 위한 경쟁이 벌써 다시 시작된 분위기다. 대표주관계약의 유효성에 대해 롯데그룹과 미래에셋대우 양측 모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에 불을 지핀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함께 공유하는 바 없다’고 설명을 하고 있는 셈이라, 주관사 재선정에 대한 기대감이 꾸준히 언급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과거 호텔롯데 IPO를 준비할 때 발생한 실사비용 등은 이미 미래에셋대우에 정산해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최근 새롭게 정산할 만한 남은 비용이 있었는지 등의 여부에 대해선 확인이 어렵다”며 “IPO를 준비하다가 철회한 뒤 새롭게 무언가를 진행한 부분이 없는 상황이며, 면세점 볼륨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별로라 IPO를 어떻게 할지는 내부 논의가 더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호텔롯데 IPO 대표주관사 타이틀을 유지하거나 다시 거머쥘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의 호텔업 투자를 배경으로 언급한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거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직접 호텔업을 영위한다기 보다는 그룹에서 조성한 펀드가 에쿼티 투자로 들어가서 수익을 창출하는데 목적이 있지만, 일종의 '동일업종 경쟁자' 포지션이 된 까닭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올해 미국 내 5성급 호텔 15개를 인수키로 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국내 금융사 중 미국 호텔 투자규모 1위로 타 금융사를 월등히 앞서는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 중 최근 2년 동안 미국 호텔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기업이 미래에셋대우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한 상장 철회 후 다시 추진하는 만큼,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게 그룹 입장에서 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과거 상장을 준비할 때와 현재의 경기 및 업황이 바뀐 데다 호텔롯데 담당자 등도 일부 변화가 생겼다. 새로운 TF가 꾸려지게 된다면 모든 과정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그룹 안팎의 중론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관사의 역량 부족보단 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로 호텔롯데 상장 추진이 잠정 중단됐지만, 어쨌든 IPO가 한 번 실패한 상황이라 롯데그룹 입장에선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라도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며 “경쟁 증권사들 입장에서도 ‘가져올 수 있는 딜’이라는 생각이 들 만한 여지가 포착되니까 영업을 활발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04일 16:1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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