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거취까지 번진 CJ그룹 M&A 후유증…책임소재는 누구?
김수정·차준호 기자 | superb@chosun.com | 2019.11.07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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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적으론 순차입금 2조원 감축에 '올인'
가양동 부지 매각부터 시작할 듯…업계 "1년째 답보?"
단순 M&A보다 진천공장 투자 등 자금운용 전반 지적도
경영진 거취 안갯속…매출 확대 지시 '이재현 회장' 책임은?

CJ제일제당의 차입금 부담 문제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결과론적이지만 쉬완스컴퍼니 인수 후폭풍이 당초 예상보다 크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9조원을 상회하는 등 순차입금/EBITDA가 등급하향 트리거인 5배를 넘어선 수준이라, 내부적으로는 7조원대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분주한 모습이다.

CJ제일제당 앞서 ‘2단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모든 투자를 전면 재검토하는 상황이다. 특히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너무 안이하게 했다는 등 CJ제일제당을 포함한 CJ그룹의 재무 전반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돌면서 경영진들이 ‘옷 벗을 위기’에 처한 만큼, 더욱 민감하게 체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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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최근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가양동 부지 매각 사안이다. 생물자원 매각처럼 한 사업을 정리하는 것보단 땅을 매각하는 게 상대적으로 시간이 덜 들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전체 면적의 40%를 산업부지로 확보하고 나머지 60%는 아파트를 지어 수익을 창출하려던 기존 계획이 50 대 50으로 비중이 조절되면서 매력이 떨어진 것도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다. 순차입금을 2조원가량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데다 계획이 틀어진 김에 팔 수 있는 것 중에 큰 것을 매각해 부채라도 줄이는 의도로 풀이된다.

몇몇 IB들 사이에선 제일제당이 재무적투자자(FI)를 섭외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회사 측에선 긍정도 부인도 안 하는 상황이지만 3분기 실적이 부진하고 돈이 나올 곳도 없는 만큼, 기타 불필요하게 걸쳐 놓은 사업의 정리를 예고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이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처럼 숨가쁜 시간을 보내는 이유로 대표이사들의 ‘거취’ 문제가 언급되고 있다. 일단 식품사업 부문장으로서 사업을 총괄하는 강신호 대표가 먼저 그룹 내외에서 언급된다. 반면 경영총괄인 신현재 대표는 식품보단 바이오 사업에 관여해왔기 때문에 책임소지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있다.

단순히 M&A 한 건에 대한 책임보단 회사의 자금운용 전반에 대한 그룹차원의 경고란 지적도 나온다. 쉬완스컴퍼니 인수대금이 2조원에 육박한 그룹차원 최대규모 M&A였던만큼 직접적인 계기였던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직전 단행한 자회사 CJ헬스케어 매각으로 1조원에 육박한 자금이 유입된 데다 그간 CJ제일제당의 보수적인 자금운용 기조를 고려했을 때 이정도의 후폭풍을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이다.

오히려 투자업계에선 진천 신공장 설비투자(CAPEX)를 무리하게 앞당긴 점을 가장 큰 재무관리 패착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미 진천 식품통합생산기지에서 생산하는 햇반 등 HMR은 CJ제일제당이 국내 점유율 1위에 안착해 있는 만큼 어느정도 시장 환경에 따라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정작 CJ헬스케어를 매각한 대금 대부분이 진천공장 투자로 흘러 들어가면서, 쉬완스컴퍼니 인수 부담을 상쇄할 수 없게 됐다. CJ제일제당은 쉬완스 자체 인수금융(차입)과 지난 1월 발행한 회사채 일부로 인수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는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는 실질적 계기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쉬완스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시장의 재무부담 우려에 대해 CJ측은 비상상황일 경우 가양동 부지 매각을 빨리 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연말까지 딜레이 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사업의 수익성이 유지되면 쉬완스가 자리잡을 때까지 회사의 숨통이 트였겠지만 국내 투자도 동시에 늘리며 돈은 돈대로 쓰고 고정비도 커지게 된 상황이라 자본조달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선제적 관리를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간 보수적 기업문화로 알려진 CJ제일제당이 스스로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이를 시장에 공식화한 점은 생소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이재현 회장 등 그룹 차원의 질책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쉬완스컴퍼니 인수 당시만 해도 이재현 회장이 직접 ‘그레이트CJ’를 내걸어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달성을 독려하던 시기다. 본인이 미국 현지를 방문해 점검했을 뿐더러, 그룹에서 가장 큰 행사중 하나인 ‘골프대회 CJ컵’에 쉬완스 경영진을 초청할만큼 인수직전까지 공을 들여온 프로젝트였던 점도 CJ그룹 스스로 밝혀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결과만 두고 M&A에 대한 책임소지를 CJ제일제당 경영진에만 전담할 수 있냐는 지적도 그룹 내에서 나온다.

CJ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끝없는 원가절감을 통해 이익률 1~2%를 더 버는 데 사활이 걸린 식품업체가 매출 100조 확대를 내건 그룹 지시에 선봉을 서야했던 셈”이라며 “쉽게 말해 100원 벌던 회사에게 3년내 1000원을 벌어오라고 지시해놓고 이제와서 무리했다며 질책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01일 15:1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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