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기대감에 주가 반등한 4대 금융지주…결국 '주주환원'이 답?
입력 2019.11.07 07:00|수정 2019.11.06 17:38
    '예금이자율<배당수익률'…은행'株'에 몰리는 수요
    은행산업, 금리 인하로 저성장 국면 "배당 확대하라"
    국내 은행 주주환원률 전세계 최저…低밸류 주 원인
    4대 금융지주, 주주환원율 제고 중…"내년 더 올릴 것"
    •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주요 금융주 주가가 8월 말 이후 반등하고 있다. 배당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내년엔 주요 금융그룹의 연간 순이익이 5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인만큼, 앞으로 당분간 주요 금융주의 주가 추이는 배당 등 주주환원율이 좌우할 전망이다.

      국내 금융지주들의 주가는 8월을 저점으로 크게 반등해 현재까지 상승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 KRX은행 지수는 8월 말 640대 안팎에서 9월 말 730대까지 상승한 뒤 최근 680대에 머물고 있다. 4대 금융지주 주가 추이 역시 지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8월 중순 4만원대 초반에서 4일 종가 기준 4만2000원 안팎까지  6.4% 올랐다.  KB금융지주의 4일 종가 기준 주가는 8월 중순 3만8000원 안팎에서 12.9% 상승한 4만3000원대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8월 말 1만원대 초반에서 4일 종가 기준 1만2000원 안팎으로 8.0% 가까이 올랐다.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8월 중순 3만1000원대에서 10.3% 오른 3만5000원 안팎으로 올랐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DLF·DLS 사태를 겪으며 다른 지주사들보다 주가에 등락폭이 있었지만 8월 기록한 연중 최저점을 상회하는 주가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배당수익률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반등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당장 현 주가 기준 주요 금융지주 보통주의 시가 수익률은 4~5%를 넘나든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내년 주주총회 기준 예상 시가배당률이 5.2%에 달한다. 올해 4.0% 대비 30%가량 늘어난 규모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미 중간배당으로만 시가 기준 1.4%의 배당을 이미 집행했다. 연간 배당률도 6%에 육박할 전망이다. 신한금융과 KB금융도 각각 4.2%, 5.0%의 시가 배당률이 기대된다.

      금리 인하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지자 은행주의 배당수익률이 부각된 부분도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한은이 7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금리 0%대 정기예금 비중이 8월 0.8%에서 9월 1.7%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낮은 금리의 정기예금 대신 4~5% 대의 배당수익률을 내는 은행주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주요 금융 그룹이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며 배당은 주가에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이익모멘텀이 하락하고 있는 은행산업은 향후 주가 부양을 위해서라도 배당 확대가 필수라는 것이다.

      내년 순이자마진은 업종 평균 7bp 하락할 전망이다. 대출을 늘려 순이자이익 손실을 방어할 순 있겠지만 판매관리비와 대손충당금의 증가로 순이익 감소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M&A나 해외진출 등 특정 이벤트 없이는 주가를 반전시킬 만큼의 순이익을 내기 어려울 만큼 성장성이 낮은 셈이다. KB증권에 따르면 내년 국내 주요 7개 은행지주 및 은행의 총 순이익은 전년 대비 1.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5년만의 역성장이다.

      국내 주요 금융사의 올해 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예상치는 0.33배로 미국·유럽은 물론 중국·일본의 절반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연 6% 성장하는 개발도상국인 중국은 그렇다치고 선진국인 미국이나 일본보다 저평가된 데엔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율이 낮은 게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시중은행의 낮은 주주환원율은 꾸준히 지적돼 왔다. 2018년 기준 한국의 주주환원율은 배당성향과 자사주매입율을 모두 합해도 25%에 불과하다. 미국이 111%, 스위스가 72%의 주주환원율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적은 배당으로 악명이 높은 일본도 우리나라의 2배 이상인 69%의 주주환원율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들도 배당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5일 실적발표 자리에서 "작년 수준의 배당성향보다 올해 좀 높여야 한다. 이에 더해 적극적으로 자사주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 역시"지난 4년간 1.4조원의 자사주를 취득할 만큼 주주환원에 관한 한 업종 내에서 한 발 앞서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이사회와 경영진의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배당성향은 작년보단 소폭 상향 조정하려는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중간배당과 연말배당을 진행했다. 지속적으로 배당을 늘린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