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한계 보인 현대카드, IPO 전략은 결국 '비용 절감'뿐?
김수정 기자 | superb@chosun.com | 2019.11.11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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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 여전히 고수익?…현대카드 ROA 시장서 주목
지난해 구조조정 통한 인건비 감축으로 판관비 절감
사업성보단 전통 방식으로 이익 견인한 꼴이란 지적

현대카드가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했지만 투자은행(IB)업계에선 선뜻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고정비 절감 외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2017년 GE캐피탈의 손자회사 IGE USA 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 24%를 인수했다. 어피너티가 가장 많은 지분(9.9%)을 사들였고,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칼라일그룹 계열 알프인베스트먼트가 각각 9%, 5.01%의 지분을 매입했다. 당시 정태영 부회장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독립 경영을 강화하려 할 때 어피너티가 ‘손을 내밀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단 현대카드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회수를 위해 내년을 목표로 상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가치 평가(밸류에이션)에 대한 의구심이 꾸준히 제기되는 중이다. 여기에 정태영 부회장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상장 시기에 대한 사견을 내비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어피너티 사이의 의견 조율이 중요한 사안인 만큼, 예상보다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FI의 투자 가격이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2년 전 지분 인수를 위한 실사 과정에서 현대카드의 기업가치를 1조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현대카드 지분 24%(3851만1668주)에 대한 FI의 인수 가격을 환산하면 약 3766억원으로 추정된다. 업황이 꺾이는 시기에 FI가 비싸게 들어온 만큼, 이들의 적정 수익률 확보를 위해 무리한 가치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PO 시장이 침체되면서 현대카드와 같은 대형 거래를 따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증권사 입장에선 무리해서라도 에쿼티 스토리(Equity story)를 만들어 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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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그나마 희망을 갖는 부분은 현대카드의 이익률이다.

간편결제 수단의 발달로 수년간 카드업 전망은 비관적인 평가가 일색이었다. 그럼에도 현대카드의 올해 이익률이 오히려 상승하는 등 수익성 지표가 개선됐다. 증권사들은 이를 근거로 에쿼티 스토리를 구상하고 있다.

카드업은 다른 금융업보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이 높은 편이다. 과거만큼은 아니라도 ‘고수익’ 사업이라는 점이 이번 IPO에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FI들이 사양산업인 카드사 지분을 인수해온 이유 중 하나도 ROA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규제 리스크가 있음에도 FI 입장에서 기대 수익률을 낮추기 어려운 이유기도 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금융지주만 살펴보더라도 올 3분기 KB국민카드의 ROA는 1.60%로 은행 등 다른 계열사들보다 높은 편이고, 현대카드 역시 ROA가 1.5% 안팎에 형성되어 있는 등 금융사 중에선 이익률이 양호한 편”이라며 “오히려 이 때문에 현대카드 IPO 밸류에이션 문제로 FI와의 의견 조율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카드 IPO가 시장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어피너티가 현대카드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린 3년간 이뤄낸 성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어피너티는 이상훈 한국 대표와 김의철 전무를 현대카드 사외이사에 배치하는 등 경영에도 일정 부분 관여해왔다. 그러나 사업 확장이나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 조력해야 하는 위치지만 성과가 많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수년째 회수에 애를 먹고 있는 교보생명과도 비슷한 상황이다.

어피너티를 주주로 맞은 후 현대카드는 핀테크를 새로운 수익 모델로 투자를 확대했다. 괄목할 만한 성과는 없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의견이다. ‘제네시스 카 페이’ 등 현재도 핀테크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선 넘어야 할 장벽이 여전히 많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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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강점으로 인식되는 현대카드의 이익률 개선세 역시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이 아닌, 조직 및 인력 슬림화에 따른 고정비 절감 영향이 크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2017년 기준 2465명이던 임직원 수가 2019년 상반기 기준 1975명으로 500명가량 줄었다. IPO에 앞서 숫자를 만들기 위한 조치였을 가능성이 있다. 난다 긴다 하는 투자사인 어피너티조차 현대카드의 경영에 참여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성과가 전통 방식인 ‘인건비 감축’이 전부였다는 지적이다.

현대카드의 경우 연회비 높은 카드가 많고 1인당 카드 사용액이 많다는 등의 강점이 있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한 광고나 이벤트 비용도 무시하기 어렵다. 어피너티가 주주로 들어온 후 슈퍼콘서트 등 컬처프로젝트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졌는데, 현재까지도 계속되는 모습이다. 비용 부담이 있지만 그나마 강점이 있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섣불리 중단을 결정하긴 어렵다. 결국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제라 FI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몸값이 삼성카드의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치를 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핀테크’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업 차별화 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FI가 사업성 제고에 한계를 느낀 업종이라는 낙인이 찍힌다면 교보생명과 마찬가지로 상장 준비를 할 때 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07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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