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더 힘들다…'삼중고'에 은행 성장 활로 '깜깜'
이지은 기자 | itzy@chosun.com | 2019.11.12 07:00
Edited by 이재영 차장 | le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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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은행 펀드 판매 불신…내년 성장성 악화 전망
경쟁사 많아지는 은행…보수적 체질에 '변신' 힘들어
금융당국 규제에 '파격 배당'보단 자본 쌓아놓는 은행
빨리 디지털화 못하면 인터넷은행에 뒤쳐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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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은행 순이익 규모는 5년 만에 역성장할 전망이다.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출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은행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상품 판매 전망도 녹록지 않다. 보수적인 기업문화가 고착된 은행이 오픈뱅킹과 디지털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최우선 순위 과제로 떠올랐다.

7일 인베스트조선이 하나금융경제연구소, DB금융투자, LG금융연구원, AB자산운용 등 국내 주요 금융 유관기관의 금융업 2020년 전망을 종합한  결과, 이자수익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는 시중 은행들은 내년 저금리 현상의 장기화로 인해 성장성이 크게 저하될 전망이다.

우선 순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이자이익 감소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낮아져 수익이 감소하고, 이를 대출성장으로 보완하려다보니 은행간 대출 부문 경쟁이 심화될 거라는 지적이다.

수수료 수익도 정체될 것이란 전망이다. DLF·DLS 사태 이후 은행에서 판매되는 파생형 펀드 판매규모(공모·사모 포함)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감소폭이 제일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7월 말 1조7000억원대에서 9월 말 기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판매규모가 축소됐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2조5000억원 규모에서 2조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업황의 변화로 은행의 경쟁대상은 비은행계열사까지로 확대되는 추세다.

저금리로 인해 은행-비은행간 예금 유치 경쟁 심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저축은행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고금리 예금 상품을 판매해 고객의 관심이 높다. 게다가 핀테크를 위시한 금융의 온라인화로 점포가 적고 고객접점이 적다는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10월 말부터 오픈뱅킹이 본격 시행돼 은행과 핀테크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중 은행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공개할 경우 플랫폼 경쟁 본격화가 예측된다. 이는 곧 충성고객 확보 경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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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려면 재빠른 대응이 필요하지만, 은행의 보수적 기업문화 때문에 가시적인 체질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은행들의 디지털 전환 성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국내 은행들은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본격화한 2016년부터 디지털화(Digitalization)를 핵심 경영과제로 선언했지만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카카오뱅크 등이 출시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지고 있는데 기존 은행의 디지털화 전략은 차별화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알뜰폰 출시도 은행의 수익성 제고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등 회의적인 지적이 나온다. 은행의 펀드판매에 대한 불신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은행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자 투자자는 이익모멘텀보단 배당수익률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연말 은행주의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이란 예측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금융지주들은 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은행의 기업문화가 주가부양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 자본비율 규제를 상회하는 수준임에도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배당수익률을 크게 늘리는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배당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다만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관계자는 "배당은 은행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이익 및 주가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시중은행들이 유럽계 은행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 중심 대형화와 겸업화 위주의 유럽계 은행들은 이익과 주가가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나서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화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도 중요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ICT 등 혁신성에 힘입어 은행업 진출 이후 계좌개설 수 1000만명을 넘겼다. 최근에는 증권사·보험사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병건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들의 연령대 분포를 감안할 때 인터넷은행과 일반은행들 사이에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20대와 30대 금융이용자들의 경우 카카오뱅크나 토스와 같은 서비스에 이미 익숙해져서 기존 은행 앱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07일 16:4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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