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출사표 던진 왓챠ㆍ와디즈…'유니콘 재평가' 기회 만들어낼까
김수정 기자 | superb@chosun.com | 2019.11.12 07:00
Edited by 이재영 차장 | leejy@chosun.com
print인쇄 print공유하기
+ -
유니콘 기업들 연이어 IPO 출사표
2020년 IPO 시장 견인할 수 있을지 관심
유니콘 기업들의 IPO 실패 선례는 부담
왓챠·와디즈 IPO 향방 따라 '유니콘 재평가'

국내 ‘차세대 유니콘’으로 꼽히는 왓챠와 와디즈의 기업공개(IPO) 소식에 투자은행(IB) 실무자들이 반기는 분위기다. 블랭크코퍼레이션도 앞서 주관사를 선정하고 내년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라, 2020년 IPO 시장에 유니콘 기업들이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다만 위워크 사태가 시사하듯 유니콘 기업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예전만 못 하다는 반응도 감지된다.

IPO 출사표를 던진 왓챠와 와디즈는 블랭크코퍼레이션 외에도 ▲마켓컬리 ▲메쉬코리아 ▲달콤소프트 등과 함께 올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차세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넘는 벤처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처럼 시장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데다 투자 받은 자금 일부도 투자 회수(exit) 시기가 다가오면서, 해당 회사들이 ‘상장 적기’로 판단하고 IPO에 착수한 것 같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IB업계에 따르면 10월 이후 증권사에 발송된 IPO 입찰제안요청서(RFP) 중 사업성 측면에서 증권사들의 흥미를 이끈 것으로 왓챠와 와디즈가 꼽힌다. 와디즈의 대표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이며, 왓챠는 아직 대표주관사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특이점은 담당 주관사가 아닌 하우스들도 해당 딜(Deal)에 대한 평가가 박한 편이 아니라는 진단이다.

특히 왓챠의 경우 OTT (Over The Top)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기업가치가 최소 1조원 수준으로 거론되면서 대형 증권사 모두 욕심을 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왓챠는 일찌감치 벤처캐피탈(VC) 시장에서도 성장성을 인정받으면서 지난 2012년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로부터 8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받기도 했다. 이후 시리즈 투자도 이어지면서 동종업계 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와디즈 역시 크라우드펀딩 1위 기업으로, 시장점유율(M/S) 측면에서 매력적인 물건이라는 평가다. 왓챠에 비해선 기업가치가 좀 더 낮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찬가지로 1조원 안팎으로 기업가치가 매겨지는 상황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점에서 과거 ‘카페24’의 재미가 재연될 가능성도 점쳐지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왓챠와 와디즈의 RFP가 주요 증권사를 중심으로 지난 10월 초쯤에 배포됐는데 두 거래 모두 실무자들 사이에선 ‘괜찮은 딜’로 평가됐다”며 “와디즈의 경우 신한금융투자가 공을 많이 들인 데다 미래에셋대우도 주관사로 낙점되면서, 지금 기준으론 왓챠보다 와디즈의 IPO 진행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왓챠와 와디즈 등의 IPO 향방에 따라 ‘유니콘 기업’에 대한 재평가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국내외 유니콘 기업들이 상장 준비를 하다가 자진 철회 또는 연기하면서, 투자자들이 유니콘 기업에 대한 ‘색안경’을 끼게 됐다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지난해부터 IPO를 준비하던 지피클럽은 사실상 IPO 시점을 2020년으로 미룬 상황이다. 또한 미국에서 IPO 기대주로 꼽히던 위워크가 IPO에 실패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준 영향으로, 유니콘 기업에 대한 기대감보단 우려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투자심리 변화가 IB들을 보수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예년 같으면 왓챠와 와디즈를 동시에 욕심낼 만하지만, 일부 하우스는 대표주관 선정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는 평가다.

한 IB업계 실무자는 “한 증권사는 내부적으로 왓챠와 와디즈 모두 욕심내긴 했지만, 왓챠 쪽에 집중하기 위해서 와디즈의 제안서는 미제출한 것으로 안다”며 “유니콘 기업 IPO 관련해 좋지 않은 선례들이 부각되면서 딜을 클로징시킬 자신이 있느냐를 따지는 경향도 나타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IB업계 실무자는 “두 기업의 RFP가 비슷한 시기에 들어오다 보니 규모나 주목도 측면에서 크라우드펀딩보단 OTT 쪽에 IB 헤드들이 좀 더 관심을 두는 것 같기도 하다”며 “OTT가 4차 산업과 관련되는 만큼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도 왓챠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10일 09:00 게재]

기사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