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정체 보이는 신세계 스타필드…깊어지는 투자자 회수 고민
하지은 기자 | hazzys@chosun.com | 2019.11.14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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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1조 웃도는데 매출은 1천억 수준
외부 차입 절반, 절반은 모회사 자금수혈 의존
차입부채 8조까지 거론..."자산 매각 불가피"

스타필드는 대규모 투자금이 들어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이다. 이 스타필드가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투자자들의 투자회수(엑시트)에 경고등이 켜졌다. 투자회수 플랜이 있는 재무적투자자(FI) 관계는 아니라는 주장이 있지만 수조원대까지 거론됐던 밸류에이션에 비해 당기순이익은 몇백억원 수준에 불과해 투자 자본 모두 부채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룹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자산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스타필드는 이마트의 100%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체험형 복합쇼핑몰이다. 지점 대부분 수천억~1조원에 육박한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지만 대체로 절반은 외부 차입, 나머지 절반은 모회사 이마트의 자금수혈에 의존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유상증자를 실시해 신세계그룹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법인에 투입하는 식이다.

투자금 회수 쉽지 않은데 대규모 투자 예고

투자금은 각 지점의 수익이 나면 회수되겠지만 그 시간은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13년 설립 후 지난해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이마트로부터 1조1000억원가량을 투입했지만, 각 지점당 회수 금액은 매년 2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향후 5년간 2조2000억원의 추가 투자가 예정돼 있다.

외부 투자자를 유치한 지점은 하남점(터브먼·블랙스톤), 고양점(국민연금), 안성점(터브먼), 수원점(KT&G)이다.

투자규모가 1조원으로 가장 큰 하남점은 4400억원은 차입, 나머지 5600억원은 미국 부동산 투자개발회사 터브먼(2800억원)이 신세계그룹(2800억원)과 함께 투자금을 조달했다. 일반적인 투자수익률(IRR 8%)을 반영할 경우 산술적으로 약 5년 뒤엔 이들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7500억원 수준까진 올라야 한다. 수익성은 물음표다. 올해 상반기 스타필드 하남의 순이익은 72억원으로, 직전해 같은 기간(95억원)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외국계 투자개발사가 주주로 합류한 만큼 수익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운영 3년이 지나 반환점을 돈 지금까지도 수익성 확보는 답보 상태다.

터브먼은 당시 신세계프라퍼티의 FI가 아닌 SI로 참여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도 “통상 FI는 엑시트 플랜과 이에 대한 보증을 요구하는데 신세계그룹은 단순 FI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과 투자자 간 거래는 주주 간 계약 사항으로 풋옵션 등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이들 투자자가 SI보다는 FI의 형태에 가깝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터브먼은 지난 2월 하남점 지분 49% 중 17.15%를 미국 사모펀드(PEF) 블랙스톤에 매각하며 일차적으로 투자비를 회수했다. 매각 대금은 알려지지 않았다. 올해 3대주주로 들어온 블랙스톤도 과거 투자 기업인 현대로지스틱스의 IPO를 통한 엑시트가 어렵다고 판단, 풋옵션을 행사한 전력이 있다. 현대상선은 당시 1200억원 상당의 블랙스톤 보유 지분을 매입했다.

터브먼은 내년 오픈을 앞두고 있는 스타필드 안성점의 투자자(6000억원)로도 들어와 있다. 하남점 지분을 매각한 전례가 있고 운영권도 갖고 있어 신세계그룹으로선 이들 투자자를 SI로 인식하며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비슷한 시기 오픈 예정인 스타필드 수원점의 투자자는 KT&G다. 이들 간 계약에 따르면 수원점은 사용 승인일로부터 5년간 해당 주식의 처분이 제한된다. 보유 주식을 양도할 경우 각 상대방은 해당 주식에 대한 우선매수권과 공동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분율에 따라 동률의 이사진을 파견하는 등 경영에도 참여 가능하다.

7700억원이 투입된 고양점의 투자자는 국민연금공단이다. 신세계그룹(51%)과 개발단계부터 이지스자산운용이 만든 부동산 사모펀드(49%)가 공동 투자자로 올라있다. 해당 펀드인 ‘이지스 87호 펀드’로 스타필드 고양 운영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배당 받는 구조로, 국민연금이 이 펀드에 3800억원을 출자했다. 당초 연 9% 이상의 배당 투자 수익률을 기대했던 국민연금은 계획대로라면 연 350억원 수준의 이익을 회수해야 한다. 지난해 고양점 당기순이익은 18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2020년 안성점, 2022년 수원점, 2023년 마곡점·창원점·청라점 등 출점이 예정된 점포가 5곳이나 남아있다.

2019.11.12_수익 정체 보이는 신세계 스타필드…깊어지는 투자자 회수 고민

차입부채 8조까지 거론…"자산 매각 불가피 할 것"

투자자들과의 계약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드러난 수익성 지표로는 이마트가 유치한 투자 자본이 모두 부채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유통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마트가 점포유동화를 통해 1조원을 마련했지만 리스 회계기준 변경으로 3조원가량 부채가 더 늘어나면 차입부채가 8조원까지도 될 수 있다"며 "신세계그룹이 자산매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내년 오픈 예정에 있었던 스타필드 마곡 부지가 매물로 나왔다는 얘기가 화제다. 최근 투자은행(IB)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560번지 일대에 소유한 ‘마곡지구 CP-4블록’ 매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부지는 신세계그룹이 2023년 출점 계획에 있었던 ‘스타필드 마곡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토지운영권을 확보한 후 건설할 가능성도 있어 스타필드 확장세에 제동이 걸렸다고 단정짓긴 어렵다. 다만 유통업계 내에선 신세계그룹이 다른 지점들을 보며 스타필드 사업을 확장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추측들이 나온다. 신규 출점 예정된 5곳 점포 중 한 곳인 마곡점 철수를 시작으로 이마트가 수익이 나지 않을 점포를 미리 정리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마트 새 수장으로 선임된 컨설턴트 출신 강희석 대표의 의중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해당 마곡 부지는 애초 이마트 소유 부지이며, 마곡점 매각과 관련해선 전달할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12일 08:3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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