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업황 속 '증권'이 열쇠?…BNK·DGB '광역화 전략' 앞날은
김수정 기자 | superb@chosun.com | 2019.11.14 07:00
Edited by 이재영 차장 | le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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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으로 '광역화' 도모…비은행 강화 불가피
계열 증권사가 실적 견인하지만 성장엔 한계도
주요 IB 딜 대부분 금융지주 의존…경쟁력 '씁쓸'

수도권으로 ‘광역화’를 모색 중인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의 전략이 내년에도 유효할지 미지수다. 이번 3분기 실적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지만, 내년 은행 업황을 두고 부정적인 전망이 중론을 이루는 만큼 얼마나 존재감을 확대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뿐만 아니라 금융권 안팎에서 지방금융지주들이 중장기적 생존 전략을 고민할 시점이라는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전북은행을 따라잡았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5대 금융지주와 인터넷은행 사이에 낀 지방 금융지주가 어떻게 살길을 찾느냐가 내년 금융권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는 진단이다.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최근 들어 ‘증권’을 비은행 부문의 주력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비은행 관련 당기순이익 기여도가 높아지는 추세인 데다 더 높아져야 하는 상황인 만큼, 대형 금융지주의 ‘비은행 강화’ 전략을 답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3분기 실적만 보더라도 설명이 된다. BNK금융지주 계열사 중 직전 분기 대비 당기순익이 증가한 곳은 부산은행과 BNK투자증권뿐이다. 하지만 직전 분기뿐만 아니라 지난해보다 당기순이익이 개선된 계열사는 비은행 부문인 BNK투자증권이 유일하다.

DGB금융지주 역시 증권 부문의 당기순이익을 부각시키는 등 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하이투자증권의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기업금융(IB)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전체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은행과의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임직원까지 충원하는 등, 그룹 내부적으로 증권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 증권사 모두 ▲전통 기업금융(IB) ▲부동산 PF ▲대체투자 ▲인수금융 ▲채권운용 등의 역량 강화를 꾀하는 상황”이라며 “저금리 등으로 은행 업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만큼, 비은행 쪽으로 금융지주들이 눈을 돌리는 것은 생존을 위해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두 금융지주의 ‘증권사 키우기’가 계획대로 될지는 ‘모르겠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초대형 투자은행(IB)들과 규모면에서 경쟁이 밀리다 보니 BNK투자증권이나 하이투자증권 둘 다 틈새시장 의존이 높은 상황이라서다.

특히 이들은 전통 IB 부문에서 채권자본시장(DCM)보다는 주식자본시장(ECM) 쪽 확장을 도모하는 분위기라, 해당 지역에 상장할 만한 기업 또는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한 기업이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1년 말부터 2019년 10월 말까지 전체 상장사 수가 증가할 때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감소세는 BNK금융지주의 계획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TK(대구·경북) 쪽은 상장 및 메자닌을 발행할 만한 기업 자체가 부울경에 비해 많지 않은 만큼, DGB금융지주 역시 관련된 딜(Deal) 소싱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참여한 거래들도 금융지주 또는 지역 이해관계가 엮여있는 거래가 대부분인 실정이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부산에 거점을 둔 에어부산의 기업공개(IPO) 인수단에 참여했으며, 올해는 에어부산의 1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할 때 주간사를 맡았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달 상장하는 현대중공업지주(본사 대구) 계열사인 현대에너지솔루션의 IPO 인수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지주에 인수되기 전 현대중공업그룹 소속이었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BNK투자증권이 올해 초 코스닥에 입성한 웹케시 IPO 인수단에 참여한 것도 웹케시의 기존 투자사가 부산은행이라 가능했을 것”이라며 “경상남북도와 부산, 대구, 울산에 거점을 둔 기업의 IPO와 자금 조달 등의 주관 업무를 수임해 수익성을 올리겠다는 두 금융지주 경영진들의 ‘비은행 확장’ 전략이 통하기에는 어려운 여건”이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11일 16:46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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