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코웨이 인수 본계약 체결 연기…노조 비용 부담 두고 '배수진'
차준호 기자 | chacha@chosun.com | 2019.11.15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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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SPA 체결 시기 1~2주가량 늦춰질 전망
노조 정규직화에 따른 비용문제 마지막 뇌관…1000억원 거론?
웅진, 가격조정 2% 합의 vs. 넷마블, 언제든 협상장 떠날 수 있어

웅진코웨이를 둔 웅진코웨이와 넷마블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설치·수리기사들의 직접 고용에 따른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웅진 측은 이미 합의한 2% 이상 가격조정은 어렵다는 입장인 반면, 넷마블은 정식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보니 언제든 협상장을 떠날 수 있다는 분위기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코웨이 인수 후보인 넷마블과 매각측인 웅진코웨이는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막바지 협상에 나서고 있다. 넷마블 측은 지난 8일 상세 실사를 끝내고 가격 조정 등 막바지 협상에 돌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예상보다 주식매매(SPA)계약 체결이 미뤄지면서 넷마블의 우선협상자 지위도 만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씽크빅은 넷마블을 웅진코웨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지난 10월 14일 이후 약 한 달여간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 사는 잠정적으로 이달 12일 이사회를 열어 SPA를 맺기로 합의했지만, 협상이 길어지며 안건으로 올리지 못했다. 이르면 내주 계약 체결을 목표로 재협상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이견이 팽팽한 것으로 전해진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약 1조8000억원 중반에 인수하겠다 제시한 상황이다.

가장 큰 고비는 무엇보다 노조 문제다. 웅진코웨이 설치·수리기사(CS닥터)들은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회사에 소송을 제기했고, 인수 후보인 넷마블에도 명확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법원도 지난 6월 퇴직자 130여명이 퇴직금 및 수당 지급을 요구하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 퇴직금 약 60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 판결하며 힘을 실었다. 회사는 항소했지만 15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퇴직금 외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 연장근로수당 등 재판 결과에 따른 추가 비용도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조에선 해당 비용이 1000억~1200억원까지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협상에서도 이 비용 문제를 인수 측과 매각 측 어느 쪽에서 부담할지 여부가 가장 큰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선 회사가 약 200억원 규모 충당금을 쌓아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소송 결과에 따라 지급 금액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미 경쟁사인 SK매직도 설치기사를 SK매직서비스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양측간 가격조정문제는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웅진 측은 주간사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가격조정한도를 2%로 한정한 SPA계약서를 송부했고, 이를 수령한 넷마블 측도 특별한 수정(Mark-up)사항 없이 절차가 진행됐다. 본계약에서 이 범위를 넘어선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건 합의 위반이라 항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해당 지분을 2조원 가량에 인수한 이후 3개월만에 시장에 내놓은 웅진그룹 입장에선, 최대 1000억원 가량의 가격인하를 받아들일 경우 웅진코웨이가 감당할 거래 손실은 더욱 쌓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주주들의 반발은 물론 매각을 승인한 사외이사 등 이사회의 책임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반면 넷마블은 "언제든 협상장을 떠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웅진 측을 압박하고 있다. 우선협상자 지위를 부여받긴 했지만,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데다 양측의 이사회 의결도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즉, 넷마블이 협상장을 떠나더라도 계약금 몰취 등 일련의 패널티가 부여되지 않을 상황이다.

정밀 실사 후 발견한 잠재 비용 문제를 인수 철회의 명분으로 제시할 경우, 대외적인 평판 문제에서도 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 넷마블이 직접 컨퍼런스콜을 통해 웅진코웨이 인수 진행 현황과 관련해 "현재 실사 중이며 확정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노무 이슈가 거래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한 점도 일각에선 웅진을 압박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충당금 전액을 가격에 반영할지, 지분규모 만큼만 반영할지 혹은 전액 인수자가 부담할지 셈법이 복잡한 상황"이라며 "외형상 노조 문제지만 결국 매각측과 인수측 어디에서 주도권을 쥐고 가격 문제를 부담할 지 여부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13일 11:1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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