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대신 수익증권…첫 선 보이는 '재간접 공모리츠' 장단점은
김수정 기자 | superb@chosun.com | 2019.11.15 07:00
Edited by 이재영 차장 | le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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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 첫 입성하는 '재간접 공모리츠' 의미
실물 부동산 대신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
펀드라 자산 편입에 들이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도
보수 높아지고 자산 영속성 측면서 불확실성 대두
미매각 물량 유입 우려…추가 편입자산 눈여겨 봐야

국내 주식시장에 재간접 공모리츠가 첫선을 보인다. 최근 ‘리츠붐’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에 안착하는 게 어려울 것 같진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미 비싼 가격 탓에 진입장벽이 높은 프라임오피스에 투자할 기회를 개인투자자 등에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리츠에 담기는 자산이 그간의 공모리츠들처럼 실물 부동산이 아니라 부동산에 투자한 사모펀드의 수익증권 등이라, 자산의 영속성과 추가 수수료 부분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에 따라 상장 후 주가 흐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관측이다. 운영 주체에 따라 셀다운(sell-down; 재매각) 하지 못한 ‘악성 자산’이 리츠에 편입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첫 재간접 공모리츠 타이틀은 ‘NH프라임리츠’의 몫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NH프라임리츠는 서울 주요 오피스에 투자한 사모펀드나 사모리츠의 지분을 매입하는 재간접 투자 방식이다. 자산을 추가 편입해 2년 내 1조원 규모의 리츠로 키우겠다는 게 모회사인 NH농협리츠운용의 목표다.

지난해 상장한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 그리고 최근에 상장한 롯데리츠와는 자산 구조가 다르다. 이리츠코크렙과 롯데리츠는 리테일 리츠로, 신한알파리츠는 오피스 리츠 등으로 구분되긴 하지만 모두 실물 부동산을 리츠의 자산으로 편입했다.

NH프라임리츠는 해당 펀드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수익(배당금 또는 펀드 매각차익)의 90% 이상을 NH프라임리츠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배당 재원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펀드 매각차익을 제외한 연평균 배당률은 5.52%로 예상하고 있으며, 펀드 매각차익을 포함할 경우 9.29%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물 부동산을 통째로 담는 게 아니라 부동산에 투자한 사모펀드의 지분 일부를 사고파는 것이라, 자산을 확보하는 시간 측면에선 효율적일 수 있다. 또한 사모펀드로만 투자할 수 있었던 프라임부동산에 소액이나마 투자가 가능하단 이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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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임차인의 기간뿐만 아니라 펀드의 만기일 등 배당률을 위해 고려할 부분이 더 많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NH프라임리츠는 ▲ARA펀드의 1종 수익증권(서울스퀘어 투자) ▲케이비강남1호리츠의 우선주(강남N타워 투자) ▲현대38호펀드의 수익증권(삼성물산 서초사옥 투자) ▲유경11호펀드의 수익증권(삼성SDS타워 투자) 등 총 4개의 자산을 담을 예정이다.

이번 리츠를 선보이는 NH농협리츠운용 측에선 서울의 핵심 업무지구에 위치한 오피스라는 강점과 함께 주요 임차인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평균 잔여 임대기간은 2~8년 사이로 길다고는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기본적으로 리츠의 수익은 임차인이 내는 임대료에서 나온다. 이는 재간접 리츠라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임차인이 내는 임대료가 펀드의 수익률이 되고, 그 펀드의 지분을 보유한 재간접 리츠로 흘러오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임차인의 공백이 발생하면 재간접 리츠라도 수익률에 끼치는 악영향은 불가피하다.

자산을 영속적으로 보유하지 못한다는 점 역시 시장의 우려 중 하나다. 리츠가 부동산을 직접 매입한 게 아니라, 언젠가 투자금 회수(exit)에 나설 펀드의 지분에 투자하기 때문에 자산 변동이 비교적 잦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NH프라임리츠는 각 건물을 보유한 펀드 등의 투자자일 뿐이고, 해당 펀드의 지분율도 5~10%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규정상 공모리츠는 사모펀드 또는 사모리츠의 지분을 10% 미만으로만 담을 수 있다. 현재 50%까지 담을 수 있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확정이 되진 않은 상태다.

NH프라임리츠가 투자하는 펀드의 만기일은 이르면 2024년 1월이고 길어야 2026년 2월인 상황이다. 직접 보유한 건물 아니라 펀드 운용자가 팔기로 결정하면 팔릴 수 있기에 ‘서울 알짜 프라임오피스’를 자산으로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기간도 딱 그만큼인 셈이다.

수수료 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다. 각 펀드에 지불해야 ‘집합투자업자보수’ 부분이 상대적으로 높아서다. 신한알파리츠는 실물 부동산을 담았기에 인수 수수료 외엔 해당 부분에서 연간 지급되는 보수는 없다. 반면 NH프라임리츠는 펀드에 투자한 것이다 보니, 각 펀드마다 운용 보수를 지불해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기 임차인이 확보되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을 경우 대형 오피스는 임대료와 시세 변동 등에 생각보다 예민할 수 있다”며 “자산뿐만 아니라 임차 수익에 대한 불안정성도 기존 리츠와 다르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인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프라임리츠는 국내 오피스뿐만 아니라 해외 부동산 등도 편입 자산으로 고려 중이다. 가치가 높고 거래량이 많은 선진국 도심에 위치한 오피스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이 같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선 NH투자증권과의 협업(co-work) 의존도가 높을 전망이다. 실제로 NH농협리츠운용에서도 NH금융그룹의 네트워크 활용에 대한 뜻을 간담회를 통해 내비치기도 했다.

NH프라임리츠의 수익률 제고 전략은 ‘바닥’을 방어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량한 오피스를 재간접 형태든 직접 투자 형태든 담을 필요가 있다. 투자가 가능한 방식은 ▲부동산을 매입한 (사모)펀드 등에 투자 ▲증권사가 총액인수로 보유한 부동산 에쿼티(지분) 일부를 매입 ▲실물 부동산을 직접 인수 등으로 다양하다. 연기금 역시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부동산 에쿼티를 총액인수로 받아온 것을 셀다운 받아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NH프라임리츠가 국내외 우량 부동산 자산을 확보할 때 NH투자증권의 역량이 중요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너지를 잘 낸다면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만 반대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좋은 물건이 NH프라임리츠에 담기면 투자자 입장에서 좋을 일이지만, 혹여라도 셀다운 진행이 더딘 물건이 공모시장으로 들어와 희석될 여지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 측에선 NH프라임리츠가 지분 5∼10%씩 담고 나머지 90∼95%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완료한 자산이라 수익성과 안정성 등이 충분히 검증됐다지만, 향후 편입될 자산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시장에서 국내외 부동산 관련 증권사들의 미매각 물량으로 유동성 위험이 부각되는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수익률 좋고 안정성 높은 자산을 얼마나 싸게 담느냐가 투자자 수익률 제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13일 11:28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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