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속도내는 CJ헬스케어…'CJ 브랜드 사용 기한' 의식하나
입력 2019.11.18 07:00|수정 2019.11.15 18:15
    11월11일 제안서 마감…회사 측 "숏리스트 선정 전"
    FI 엑시트 기한에 비해 IPO 진행 서두른다는 평가도
    '1년+1년' 계약 따라 내년 4월 'CJ 브랜드’ 사용 만료
    한국콜마보단 CJ 브랜드 우위…인지도 리스크 우려
    과거 ING생명보험 IPO 때도 브랜드 사용 기한 신경
    • CJ헬스케어가 기업공개(IPO) 준비에 한창이다. 이번 IPO는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Exit)를 위한 거래라 해당 FI들의 관심이 많은 데다, 내년 4월 CJ 브랜드 사용 기한이 만료되는 만큼, CJ헬스케어 측이 IPO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CJ헬스케어 측은 지난달 국내외 증권사들을 상대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으며, 지난 11일 제안서 제출을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헬스케어의 RFP는 ‘풀버전’으로, 회사 측과 FI 등이 원하는 부분을 채우는 형식인 것으로 알려진다. FI가 들어간 가격에 투자수익률(IRR)을 맞춰줄 수 있는 밸류에이션을 얼마나 제시하느냐도 중요한 사안이지만, FI들이 모든 지분을 엑시트할 의향이 현재로선 없다는 입장이라 장기적인 ‘성장 전략’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콜마는 FI들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인 씨케이엠(CKM)을 설립하고, 지난해 4월 CJ제일제당으로부터 CJ헬스케어 지분 100%를 1조3100억원에 인수 완료했다. 인수대금 1조3100억원 중 약 6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고, FI와 한국콜마가 7100억원의 자본을 출자한 바 있다. FI는 ▲H&Q코리아파트너스 ▲미래에셋자산운용PE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3곳이며, CJ헬스케어에 대한 한국콜마와 FI의 지분율은 각각 50.7%, 49.3%다.

      FI들의 엑시트 기한이 2022년까지인 것을 감안했을 때 CJ헬스케어의 IPO 준비가 비교적 ‘빠른 편’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는 ‘CJ 브랜드 사용 기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CJ헬스케어가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콜마보단 CJ의 브랜드 파워가 우위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더 인정받을 여지가 있다는 진단이다.

      CJ그룹은 한국콜마에 CJ헬스케어를 매각할 때 CJ 브랜드 사용 기한을 ‘1년+1년(필요시)’로 계약했다. 따라서 내년 4월에 CJ헬스케어 회사명에 ‘CJ’를 붙일 수 있는 기한이 만료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ING생명보험(現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도 IPO를 진행할 때 브랜드 로열티 관련 이슈가 불거진 바 있다. ING생명보험 브랜드 사용 기한이 2018년 만료되는 상황이었어서, 당시 MBK파트너스가 밸류에이션 측면을 고려해 엑시트를 서두르기도 했다.

      물론 ING생명보험과 CJ헬스케어의 사례는 차이가 있다. ING생명보험은 FI가 IPO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엑시트를 통해 주인이 바뀌는 딜이었고, CJ헬스케어는 이번 IPO가 FI의 엑시트를 돕는 거래지만 주인을 바꾸기 위한 매각 작업의 일환은 아니라는 점이다. 시장에 알려진 바처럼 CJ헬스케어에 들어간 FI들이 IPO 이후에도 일부 지분을 남기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를 고려하는 상황이라면, MBK파트너스의 사례에 비해 ‘브랜드 사용 기한’을 덜 민감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브랜드 사용 기한 만료에 따른 상호명 변경으로 인해 ‘생경한 기업’처럼 보이기 전에 IPO를 준비하면, 해당 기한 내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더라도 발행사 및 주관사단이 해외에서 세일즈를 할 때 조금이라도 더 ‘낫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이 CJ헬스케어 매각을 진행할 때 매각뿐만 아니라 IPO도 검토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사용하면서 IPO를 준비한 적 있다 보니, 주관사단 재선정 등이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며 “한국콜마 측이 인수 완료 시점을 기준으로 가능하면 3년 안에 FI들의 엑시트를 도울 방침이라, 국내 증시 환경이 급변하는 게 아니고선 IPO 진행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상장 시기를 단정할 수 없다”며 “상장을 서두르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일단 준비해놓고 시장 상황에 따라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