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G파트너스는 '오너 리스크' 관리능력이 없는가
이재영 기자 | leejy@chosun.com | 2019.11.20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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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랜드 전 대주주 강웅철 이사 사업 지휘 막지 못해
람보르기니 의자 320억 투입...추정매출은 크게 못 미쳐
연관성 없는 대당 40억 슈퍼카 딜러 고집…AS망은 부재
딸은 수년간 회사 광고모델로 기용…회사는 "문제없다"

바디프랜드는 VIG파트너스의 현재 최대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네오플럭스와 함께 총 4000억원(VIG 2500억원, 네오플럭스 1500억원)이 투입된 바이아웃 거래다. '실트론' 투자실패의 아픔을 '버거킹'으로 극복한 이후, 새 모습을 갖춘 VIG파트너스의 펀드수익률과 투자평판을 좌우할 거래로 꼽힌다. 시가총액 2조원 규모의 초대형 기업공개(IPO) 기대주로도 시선을 모았다.

다만 회사의 가파른 성장에도 불구, 고질적인 오너리스크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직전 대주주 패밀리인 강웅철 이사의 개인적인 취미ㆍ기호에 따라 회사 영업방침이 바뀌고, 대규모 비용을 쓰면서 수익성이 훼손되는 기류도 감지된다.

심지어 본인의 딸을 회사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모델료까지 지급했지만, VIG파트너스는 이런 일조차 견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아무런 문제 없다"는 입장이고 내부직원들은 VIG파트너스의 관리능력 부재를 탓하고 있다.

물론 바디프랜드 투자 펀드의 주요 주주 중 하나가 강 이사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현재 관리방식은 주요 주주의 이익과 부합한다. 문제는 평판이라는 지적이다. VIG파트너스는 특정 개인의 인하우스(in-house) 펀드 운용사가 아닌 까닭이다.

바디프랜드 장외 거래가 추이

강웅철 이사 등의 오너 리스크 문제는 올해 바디프랜드가 한국거래소 심사에서 미끄러지면서 본격 부각됐다. 심사 과정에서 펀드 재출자를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강웅철 이사가 바디프랜드 및 바디프랜드 지주회사의 임원으로 등재돼 지나치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사 직후 바디프랜드는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올해 상반기 상장을 완료했어야 했지만 이 계획은 무산됐고, 내부통제시스템 보완 등을 거쳐 2021년 상장이 예상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

오너 리스크가 불거진 사례는 ▲람보르기니와의 협업 과정에서 발생한 개발·마케팅 비용으로 인한 수익성 훼손 ▲시너지 없는 슈퍼카 사업 진출 ▲오너 자녀 광고모델 기용 등 다양하다.

그간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 렌탈 사업망을 기반으로 정수기, 매트리스 등 기존 렌탈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2016년 이후 안마의자 부문 매출 성장율이 둔화됐음에도 매년 두 자릿 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이런 다각화 덕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전략으로 회사 규모는 물론, 기업가치도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2016년말 고급 브랜드 외제차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안마의자에 '고급'ㆍ'명품'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해 람보르기니를 찾았고, 삼고초려 끝에 2017년 람보르기니와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엔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공식 출시했다.

회사 안팎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사업은 강웅철 이사가 주도해 진행했다. 강 이사는 고급차ㆍ외제차 매니아로 유명하다. VIG파트너스가 폭스바겐 딜러 '클라쎄오토'를 인수할 때 개인적으로 투자에 참여해 10%의 지분을 보유할 정도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개발비용으로 투입한 돈만 3000만달러, 한화 약 320억원이다. 바디프랜드가 공식적으로 밝힌 수치다. 그러나 출시후 2년이 다 되어가도록 누적 매출 대수는 100여대 수준에 그친다. 바디프랜드 판매 라인의 일부 관계자들은 실제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판매대수가 100여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의 가격은 대당 약 3000만원이다. 매출로 따지면 30억여원어치다. 현 시점에서 투자 회수율이 10%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추정 손실은 290억원에 달한다. 마케팅 등 비용이 크게 증가하며 2017년 800억원에 달했던 바디프랜드 영업이익은 작년 500억원대로 37%가까이 급락했다.

이런 와중에 바디프랜드는 이번에는 훨씬 더 비싼 '슈퍼카' 사업에 손을 댔다. 람보르기니처럼 안마의자에 브랜드를 접목하는 수준이 아닌, 직접 슈퍼카를 판매하는 딜러사가 되기로 했다. 역시 강 이사의 작품이라는 게 복수의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관련 인력의 영입도 강 이사가 주도해 진행했다.

코닉세그의 자동차는 1대당 4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공식 딜러'인 바디프랜드는 사후서비스(A/S)망 구축에 나서지도 않았다. 코닉세그의 이미지가 필요했을 뿐, 실제로 초고가의 슈퍼카를 구입할 소비자에 대한 배려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수입차 업계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바디프랜드가 코닉세그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람보르기니의 대체재'라는 언급을 내놓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파트너십 업체에 '압력'을 행사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람보르기니 브랜드 의류의 국내 총판을 담당했던 한 중견 업체는 매장의 작은 인테리어 하나하나까지 람보르기니의 간섭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이 사업에 들어갈 비용과 그로 인한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다. 회사 영업이익률이 2017년 20.2%에서 2018년 11.3%로 반 토막 났고, 안마의자도 경쟁구도 심화로 마케팅 비용 축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람보르기니에 이어 코닉세그와의 협업으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면,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 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안마의자와 슈퍼카의 '시너지'가 뚜렷하게 시장에 인식되지도 못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로 유럽 공략에 도움을 받았고, 다음 플래그십 모델을 찾는 과정에서 코닉세그와 협업하게 된 것"이라며 "딜러십은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며 서비스 부분은 외주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와중에 회사 광고모델로 강 이사 본인의 딸을 기용해 모델료까지 지급한 일도 드러났다. 바디프랜드는 지난 2014년 광고모델로 추성훈 씨와 함께 무용수 강정문 씨를 고용했다. 강정문 씨는 강웅철 이사의 장녀다.

대표이사나 그 일가가 광고 모델로 나서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강 씨는 2015년 경영권이 VIG파트너스에 넘어간 뒤에도 계속 바디프랜드 광고모델로 기용됐다. 지난해에도 바디프랜드의 정수기 W 레트로 편, 수뇌부 뇌조의 여왕 편 등에 출연했다. 바디프랜드는 이와 관련해 모델료도 지급했다.

강 씨는 '서울대 무용학과 출신의 재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셀럽(유명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바디프랜드 광고 출연 외에 대중에 알려진 다른 활동사항은 미미하다. 광고모델의 본질은 모델의 이미지를 제품에 투영해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너 패밀리'라는 점을 제외했을 때 광고 효과가 얼마나 됐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오너의 '사익편취'가 아니겠느냐는 문제 제기까지 나온다.

다만 회사 측은 이런 사항에 대해 "문제없다"라는 입장이다. 바디프랜드는 "강정문 씨는 현재 모델로 활동하고 있지 않으며, 적합한 계약을 맺고 활동했기 때문에 사익편취라는 지적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강씨는 현재 바디프랜드에 입사해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런 이들이 벌어지면서 회사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강웅철 이사의 행동과 이를 적절하게 견제하지 못하는 VIG파트너스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강 이사가 멋대로 굴리는 회사", "사모펀드라면서 아무런 관리도 못한다"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VIG파트너스 2호 펀드 현황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한 건의 포트폴리오 부실로 인해 VIG파트너스 전체가 자칫 평판 리스크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2011년말 3760억원 규모로 결성된 VIG파트너스 2호 펀드는 총 7곳의 기업에 투자해 이 중 5곳의 투자회수(exit)를 마쳤다. 남은 건 네오플럭스와 함께 4000억여원을 투입한 바디프랜드와 1800억원을 투자한 윈체 뿐이다. 이 중 윈체는 지난 6월 리파이낸싱을 마치고 2020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투자규모와 예상 수익률 면에서 현재 VIG파트너스 2호 펀드의 '대표적 투자 사례'이자 '아픈 손가락'으로 평가받는다.

투자금 회수의 첫째 방편은 여전히 IPO로 꼽힌다. 바디프랜드는 상장을 준비하며 사외이사를 2명 선임했다. 향후 추가 선임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추후 바디프랜드가 상장 승인을 받으려면 '특정 경영진의 독단을 막을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이 갖춰졌음을 인정받아야 한다. 슈퍼카 사업이나 자녀 광고모델 기용 등은 이와 정 반대 지점에 위치해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행여 IPO가 또 다시 어려움을 겪을 경우. 경영권 매각 외에는 방도가 없다. 실제 VIG파트너스는 과거 일부 사모펀드 등에도 경영권 매각 의사를 타진했다. 내부적으로 투자회수에 대한 고민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관리되지 않는 강력한 오너의 존재는 바디프랜드 경영권 매각에서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오너'의 존재로 인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사모펀드의 의사결정이 온전히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인 까닭이다. 그렇다고 최소 1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VIG파트너스 지분을 강 이사 등 개인 오너가 되사주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바디프랜드가 상장 예심을 재청구한다면 거래소 입장에선 이전에 미승인을 내렸던 사유가 제대로 시정조치 됐는지 가장 먼저 살펴볼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이사회에서 특정인의 이익이 아닌, 회사를 위한 논의와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데이터를 꾸준히 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디프랜드 장외 거래가격은 지난달 말 2% 이상 급락해 현재 1만5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장외가 기준 시가총액은 8200억여원선이다. 올 초 상장 추진 당시 증권가에서 전망한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2조원 안팎이었다.

금융권의 우려에 대해 VIG파트너스 측은 "코닉세그 딜러십 등 시장의 우려에 대해 투자자(LP)들이 질의를 해와 상세히 설명을 했더니 모두 수긍했다"며 "적어도 (2호 펀드) LP 들은 관리 부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07일 17:3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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