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바뀌는 금융위 보험담당...IFRS17 혼란 속 '전문성 부재'
양선우·이지은 기자 | thesun@chosun.com | 2019.11.29 07:00
Edited by 이재영 차장 | le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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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IFRS17 도입 강력반대하는 보험사들
'금융위'에 주목…담당자 매년 교체·전문성 결핍
담당팀 꾸렸지만…금감원 성과에 '숟가락 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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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을 도입을 두고 논란이 아직까지 끊이질 않는다. 보험사들 사이에선 IFRS17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크다. 수년째 같은 이슈가 반복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서 아직까지 확실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금융위원회는 담당자가 계속해서 바뀌는 등 전문성도 책임질 사람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FRS17 도입과 관련한 최종 의사결정이 내년 상반기 이뤄진다. 금융위원회에서 도입여부를 최종 결정하면 도입시기가 확정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이미 도입시점을 2021년에서 2022년으로 연기한 바 있다”라며 “내년 상반기에 도입여부 및 시점을 금융위가 결정하면 이제는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는 새로운 회계제도로 도입여부에 대해서 수년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IFRS17 시행일을 2021년 1월1일로 확정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IFRS17은 기존의 보험회계 전반을 뜯어고치는 작업이라 보험사들은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도입반대 의견을 내세웠다. 하지만 보험회계의 투명성과 더불어 국제기준에 맞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로 금융당국은 IFRS17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업계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감독당국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 보니, 도입시기라도 연기하자는 시도가 이어졌다. 이러한 보험사의 요청이 받아들어져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IFRS 도입 시기를 2022년으로 늦췄다. 그럼에도 저금리가 이어지자 도입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크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시가평가 함에 따라 보험사들이 쌓아야 할 자본부담이 커진다. 즉 자본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보험사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불화가 표출되기도 했다. IFRS17 도입과 맞물려 금감원은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려고 했으나, 금융위는 업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양측의 의견이 서로 대립되다 보니 보험사들 사이에서도 금융위와 금감원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다른 목소리를 내다보니 보험사들도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결국 정책을 시행하는 쪽은 금융위란 점에서 보험사들의 원성은 금융위로 향하고 있다. 금융위를 압박해 IFRS17 도입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비단 국내뿐 아니라 유럽의 보험사들도 IFRS17 도입을 반대하고 있는데 굳이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IFRS17을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수년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이슈에 누구하나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험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일이지만 해마다 금융위의 담당자가 바뀌고 있어 정책도 오락가락 한다는 불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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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최근 3년간 금융위의 보험 담당자는 매해 바뀌었다. 보험업은 금융위의 보험과에서 담당하며 이를 금융산업국이 총괄한다. 보험을 담당하는 책임자가 금융산업국장, 보험과장인 셈이다. 금융산업국장을 살펴보면 2017년 김태현 국장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최근 3년간 3명의 국장이 금융산업국장을 거쳐갔다.

실질적으로 보험사를 책임지는 보험과장은 2016년 손주형 과장부터 현재 김동환 과장까지 거의 매년 바뀌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보험전문가라기 보단 행정전문가로, 해당 부문의 전문가라고 보기 어렵다. 현재 금융산업국장을 맡고 있는 윤창호 국장은 은행과장 출신이며, 김동환 보험과장은 정책홍보팀장 출신이다.

이런 우려를 감안해 금융위는 올해 6월 보험건전성제도팀을 만들었다. 보험건전성제도팀은 보험과 소속의 팀으로 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담당한다. 하지만 해당 팀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그간 금감원이 주도적으로 진행한 K-ICS 개선에 금융위가 ‘숟가락을 얹는다’는 비판이 있는데다 전문성에 대한 의문도 크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사람 바뀐다고 금융위 정책이 큰 틀이 바뀌는 건 아니다”라며 “금융위원장도 바뀌지만 정책 일관성은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26일 17:0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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