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올인 NH證, 해외 딜 집중 미래대우…2019 인수금융 석권
입력 2019.12.05 07:00|수정 2019.12.06 09:41
    [2019년 집계][인수금융 순위]
    NH證 대형거래 빠짐 없이 참여
    미래는 해외 거래 단독주선이 주효 전략
    우려 속 출발한 한국證, 코웨이·CNS 거래로 3위
    • 올해도 이변은 없었다. 국내 대형 인수합병(M&A) 거래에 빠짐없이 등장한 NH투자증권, 해외 거래에 집중한 미래에셋대우가 인수금융 시장의 중심에 섰다.

      인수금융 시장 규모는 올 상반기, 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섰다. 드라이파우더(미소진 투자자금)가 넘치는 사모펀드(PEF)가 M&A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잡으면서 큰 손 역할을 했고, 대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눈에 띄었다. 꾸준히 떨어지는 금리, 기업들의 국내 투자 위축, 산업은행을 비롯한 기존 금융기관이 인수금융 시장에 보폭을 넓히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금융 시장의 경쟁은 내년도에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인수금융 주선사 상위 10위 기관의 올 한해 주선 실적은 총 21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상위 10위권 금융기관의 실적은 약 12조8000억원 규모로,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출범 이후 시중은행 중심이던 인수금융 시장은 대형 증권사들로 중심축이 옮겨갔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리그테이블 상위권엔 증권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총 3조7640억원의 모집주선 실적을 올리며 지난해 미래에셋대우에 내줬던 1위자리를 되찾아왔다. 올해 진행된 조단위가 넘는 초대형 거래에 대부분 참여했을 정도로, 빅딜에 집중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총 13건의 거래에서 인수금융을 주선했다. 블랙스톤(Blackstone)이 지오영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57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단독 주선한 실적이 눈에 띄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블랙스톤과 같은 해외 PEF를 비롯해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PE와 같은 국내 PEF 운용사와도 상당수 거래를 진행했다.

      올해 초 진행된 1조3000억원 규모의 대성산업가스 리파이낸싱 거래에서 8200억원가량을 주선했고, 최근엔 2조15000억원 규모 홈플러스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공동주선사 중 가장 많은 규모를 담당하기도 했다. 한앤컴퍼니와 한온시스템의 마그나인터내셔설 유압사업부 인수 및 리파이낸싱, IMM PE와는 린데코리아 인수에서 파트너 역할을 했다.

      계열사의 후광 효과는 NH투자증권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자체 인력의 역량도 물론 중요하지만, NH농협은행 및 NH캐피탈 등 각 금융 계열사에서 다양한 딜 소싱이 가능하다는 점과 클로징(closing) 부담이 적다는 점은 다른 금융기관과 차별화 되는 포인트이다.

      거래규모 면에서 NH투자증권이 1위를 기록했다면, 거래 건수부문에선 미래에셋대우가 단연 앞섰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총 21건의 인수금융 실적을 나타냈다. 일부 M&A 거래에서 비공식적으로 주선사 역할을 실행한 것을 포함하면 참여 거래는 이보다 늘어난다.

      미래에셋대우는 특히 국내 금융기관들의 참여가 아직 활발하지 않은 해외거래에 집중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과 같이 국내 M&A 시장을 뜨겁게 달군 거래들의 참여는 눈에 띄지 않았으나, 해외 거래를 소싱(Sourcing)해 단독으로 주선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올해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 KKR이 미국 기관형 약국 파메리카(PharMerica)와 정신건강 특화 서비스 기업 브라이트스프링(Bright spring)의 인수, CVC의 알셀(Ahlsell) 지분 활용 자금조달 건에 참여했다.

      하반기엔 총 칼라일(Calyle)이 스페인 소재 석유 및 가스 회사 ‘CEPSA’의 지분 인수에 참여했고, CVC가 영국 항공부품회사 ‘Ontic’ 지분을 담보로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거래에 참여하기도 했다. EQT파트너스의 네슬레(Nestle) 그룹 보유 스킨헬스 사업부 인수에서 약 1400억원을 제공했고, 베인캐피탈이 진행 중인 미국 헬스케어 업체의 인수 거래에도 참여하고 있다. 해당 거래 모두 국내에선 미래에셋대우가 단독으로 주선 실적을 쌓았다.

      코웨이의 단독 인수금융 제공으로 걱정 반 우려반으로 올 한해를 시작한 한국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같은 순위다. 코웨이 외에 투썸플레이스, 모멘티브 등과 LG CNS 거래에 참여했다.

      모집주선과 별개로 인수 금융에 참여 건수는 산업은행이 가장 많았다.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도 인수금융 참여 순위에선 수위권을 차지했다. 단순한 인수금융 참여를 넘어선 산업은행의 모집주선과 같은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내년엔 예상된다. 이미 낮은 조달금리를 바탕으로 산업은행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금융기관들의 긴장도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