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證 첫 역성장 눈 앞…종금 면허 반납에 PF 규제까지
김수정 기자 | superb@chosun.com | 2020.01.09 07:00
Edited by 이재영 차장 | le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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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주' 메리츠종금증권, 성장 동력 유효하지 않아
종금 면허 반납에 부동산 PF 규제로 올해 악재 가시화
당분간 신규 부동산 PF 취급 못해…수익 악화 불가피
해외 부동산 '부실' 우려에 금융당국 '예의주시' 상황

회사별 2020E 이익 추정치 변경 폭

메리츠종금증권의 2010년 이후 첫 역성장이 올해부터 가시화할 전망이다. 종금 면허 만료가 오는 4월로 다가온 데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강화 정책의 충격도 크다는 평가다.  해외 부동산 자산에 대한 부실 우려가 시장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최희문 호' 출범 이후 올해가 가장 '시험대 위에 놓인 해'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 면허를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외형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만 해도 증권업계 20위권에 불과했지만, 부동산 PF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년간 증권업종 내 '최선호주'로 자리매김해왔다. 자기자본 4조원 돌파도 목전에 두게 됐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바탕에는 부동산금융을 주축으로 한 구조화 업무에서의 두각이 컸다는 평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종금 면허 반납을 시작으로 당분간 신규 부동산 PF를 취급하지 못할 전망이라, 메리츠종금증권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메리츠종금증권은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규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증권사로 지목된다. 다른 증권사들도 PF 익스포저 감소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특히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전면적인 PF 익스포저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부의 새 부동산 PF 규제책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2021년 7월까지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축소해야 한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메리츠종금증권의 부동산 포함 전체 채무보증 규모는 자기자본의 220%에 달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대부분 부동산 PF를 통해 성장해왔음을 감안하면, 앞으로 2년간 최소한 2조원에서 3조원의 채무보증 규모를 줄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혜택에서 부동산금융이 제외된다는 점도 이슈다. 부동산 PF 대출은 앞으로 신용위험액 특례에서 제외된다. 지금까지는 순자본비율(NCR) 산정시 부동산 PF 대출액의 신용위험이 18%가량만 반영됐지만, 앞으로는 100%가 반영된다. 부동산 PF 대출을 늘릴수록 NCR이 급락하는 구조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메리츠종금증권의 전체 신용공여 및 대출금 규모는 자기자본의 150%인 약 6조원에 달한다.

이는 결국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지난해 말 메리츠종금증권의 2020년 이익 전망을 15~20% 안팎 하향 조정했다. 13%를 넘나들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주요 증권사 평균 수준인 11%대로 내려올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규제 강화는 결국 국내외 부동산 자산 부실 우려와 이어진다. 해외 부동산 투자가 여전히 증권업계 내 화두인 만큼 시장에선 이에 따른 부작용과 우려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해외 부동산 자산 투자를 빠르게 늘려온 메리츠종금증권에 대해선 금융감독원을 포함한 다른 금융당국에서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PF 시장 재편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PF를 포함한 부동산 투자를 주로 '선순위' 위주로 하는 만큼 비교적 리스크가 낮은 편이지만, 부실 위험이 전혀 없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또한 선순위로 투자한 만큼 개별 이익이 적기 때문에 투자 물건을 늘려서 전체 이익을 늘려야 하는데, 금융당국의 규제로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종금 면허도 종료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그간 종금계정을 자금 조달과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에 활용해왔다. 예금보험공사의 예금자보호가 가능한 종합금융계좌(CMA)를 만들 수 있는 것도 경쟁사 대비 메리츠종금증권의 이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일반증권사의 CMA는 운용 자산 비율에 제한을 받는 반면 종금형 CMA는 그렇지 않다 보니, 타사 대비 PF 신용공여 등에 해당 자금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었던 것이 포인트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종금자산을 큰 폭으로 줄이며 대비를 하긴 했지만 지금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보이긴 힘든 만큼,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자 선정 전까진 자금 조달 방안도 '숙제'가 될 전망이란 진단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달에 금리 4.80% 30년 만기로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성장 동력이 둔화되기 전의 조치로 풀이된다"며 "철옹성 같던 부동산 PF 경쟁력에 흠집이 생기기 시작하는 시점에 접어든 만큼, 자본적정성뿐만 아니라 수익성 방어도 내부적으로 골칫거리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1월 07일 17:22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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