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가 나홀로 고공행진…전자·바이오 지분 가치 부각
한지웅 기자 | hanjw@chosun.com | 2020.01.13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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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초 대비 주가 40% 이상 상승
신고가 쓴 삼성전자·바이오로직스 효과
1분기 주주환원책 발표에 대한 기대감
주력사업 실적 부진 “주주환원 확대 부담 될 수도”

코스피에 상장된 건설사들의 주가가 대부분 하락하는 있는데 삼성물산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물산의 주력 사업인 건설부문 실적은 꺾였고 이를 상쇄할 만한 다른 사업들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창립 이후 최고가를 기록한 삼성전자,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가치가 부각되면서 자체 사업과는 별개로 지주회사(실질적 지배회사)의 위상이 더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삼성물산 주가는 연초 대비 40% 이상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주가 상승 분위기는 꺾이지 않았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주요 건설사(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가 가파른 우하향 그래프를 그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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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가치가 크게 상승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5%,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43%를 보유한 대주주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상승 그래프는 코스피의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의 호조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기관투자가는 물론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까지 매수세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연말·연초 국제 정세가 불안한 상황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초우량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8년에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투자금융업계에서 예상하는 올해 매출액 전망치는 전년 대비 50% 상승한 약 9300억원, 영업이익은 약 2600억원이다. 지난해 정기 보수로 인한 비용이 발생하며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부턴 당분간 대규모 자금소요가 없을 것이란 평가다.

투자회사의 가치가 올라가며 주가 상승이란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만 삼성물산의 자체 사업은 부진하다.

건설 경기에 대한 불안감은 모든 건설사에 퍼져있다. 분양가 상한제·세제 강화와 같은 우호적이지 않은 사업환경이 조성되면서 올해 건설사들의 영업실적 전망치는 그리 높지 않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이상 감소했다. 대규모 주택 재정비 사업과에선 사실상 자취를 감췄는데, 굵직한 해외 수주 건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지난해 삼성물산의 국내외 수주잔고는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관투자가들도 삼성물산의 자체사업보단 지주회사의 역할에 주목한다. 삼성전자와 연동해 움직이는 주가 그래프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주회사 역할이 부각되면서 한가지 더 주목받는 점은 삼성물산이 곧 내놓을 주주환원책이다. 삼성물산은 과거 800억~900억원이던 연차 배당 규모를 지난 2018년(회계연도 2017년)부터 3300억원 규모로 크게 끌어올렸다. 올해 1분기엔 새로운 3개년(2020~2022년) 주주환원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한 기관투자가는 “삼성물산이 지금은 투자회사 가치가 반영돼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전자·바이오 업황이 꺾이기 시작하면 자체적인 사업 실적으로 주가를 지탱할 수 없다는 점은 취약한 부분 중 하나다”며 “현재 상황에선 배당 확대 여력이 충분해 보이지만 앞으로 사업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향후 주주환원책이 큰 부담이 돼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1월 10일 13:56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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