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기준가 '반 토막'에 '깡통계좌' 출현…TRS 협상이 손실률 판가름
김수정 기자 | superb@chosun.com | 2020.02.14 15:38
Edited by 이재영 차장 | le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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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가 조정(상각) 결과 사실상 '반 토막'
깡통계좌 출현에 '계약취소' 쟁점도 부각
'펀드계약취소'가 되면 손실액 상환 가능
금감원, 불완전판매 관련 분쟁조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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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중단 모(母)펀드의 손실률을 공개하면서 판매사와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도 '법률 검토'에 더 매진하는 분위기다. 증권사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이 맺어진 일부 자(子)펀드는 전액 손실이 예상되는 등 '깡통계좌' 출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향후 추가 발표되는 자펀드의 회수율이 큰 의미가 없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액 손실 펀드가 출현하면서 결국 운용·판매사와 투자자들 사이의 쟁점은 '불완전판매 vs. 펀드계약취소'가 될 것이란 진단이다.

14일 공개된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에 따르면,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 펀드의 기준가격을 조정(상각)한 결과 사실상 원금이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모펀드인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의 손실률은 각각 46%, 17%로 집계됐다. 120여개의 자펀드 손실률은 최소 -0.4%부터 최대 전액 손실까지 TRS 계약 여부에 따라 편차를 크게 보였다.

앞서 라임운용은 TRS 계약 제공 증권사가 선순위로 대출금을 회수하고 나서, 일반투자자들이 나머지 금액을 투자금 비율에 따라 나눠 돌려받게 된다고 공지한 상황이다.

전액 손실이 예상되는 3개의 자펀드는 '라임AI 스타 1.5Y 1·2·3호'다. 라임운용은 17일 기준으로 해당 펀드들이 '전액 손실'이 예상되며, TRS 증거금보다 편입자산의 가치가 더 하락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다른 모펀드인 '플루토 TF-1호'는 아직 실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투자처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가 청산 단계에 돌입해 1억달러 규모의 원금 상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전액 손실 펀드의 출현이 예상되면서 판매사들도 대책을 강구하기 위한 '법적 검토'에 더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도 실사결과 발표에 맞춰 불완전판매 관련 사실조사(3자 면담, 현장조사 등)를 신속하게 실시하고, 조사결과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건은 투자자보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분쟁조정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낸 상황이다.

특히 플루토 TF-1호에 대해선 라임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공동으로 의사결정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불완전판매'가 적용될 것으로 점쳐지는 분위기지만, 일부 녹취록의 공개로 '펀드계약취소 및 부당이득청구'에 해당될지도 관건이란 분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불완전판매냐 펀드계약취소냐에 따라 투자자들에 배상되는 금액이 달라진다.

통상 펀드상품투자와 관련해 불법행위 등이 존재할 경우, 투자자들은 손해배상청구를 하거나, 펀드계약취소를 통한 부당이득청구를 할 수 있다. 불완전판매가 성립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가 수월하지만 손해액의 전액 배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불완전판매에 해당될 경우 투자금 대비 손해비율 따라 일부만 회수가 가능하다. 즉, 원금을 전부 돌려받는 것은 불가능한 셈이다.

반면 불완전판매에 비해 사기판매가 인용되는 게 더 어렵긴 하지만, '사기'가 성립된다면 펀드계약취소가 인정돼 투자자들은 손실 전액을 돌려받는 게 가능해진다. 일부 펀드가 전액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사기 유무'에 대한 공방이 확대될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환매 중단이 공식화되기 전부터 판매사가 펀드의 부실 상황을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 녹취록에 담겨 있는 등 '사기 논란'의 소지가 있긴 하다"라며 "투자자들의 손실률이 낮아지면서, '사기 및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규정한 민법 109조와 110조 위반을 근거로 '펀드계약취소'에 따른 자금 회수 쪽으로 접근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사들은 기존엔 라임 펀드에 대한 배상책임을 지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일부 녹취록 공개와 금감원의 입장 발표에 따라 최악의 경우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대비하는 눈치다.

금융사 입장에선 원래라면 불완전판매도 '기관 및 임원 중징계'로 이어질 수 있어 부담이 큰 편이다. 하지만 사기판매가 성립될 경우 중징계는 물론 투자금 전액을 고객에 돌려줘야 하는 책임도 져야하는 만큼, 여러 측면에서 법적 검토를 더욱 꼼꼼히 하려는 분위기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 55조에 의거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게 아니고선 투자상품에 대한 판매사의 손실보전을 금지하고 있다. 불완전판매가 아닐 경우 운용상의 문제로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판매사가 투자자에게 보상해주는 것은 불법인 셈이라 이 부분에 힘을 실어 법적 대응을 검토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법적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한지주를 포함한 일부 금융지주사의 경우 특히 '이율배반'에 대한 질타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계약에 따라 TRS 증권사가 우선 변제받더라도, 해당 증권사뿐만 아니라 은행 역시 리테일 판매를 한 입장에서 '법'을 방패삼아 한 발 물러나 있는 것은 무책임하게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사 등의 판매사들은 판매 과정에서 사기 혐의가 없었다고 부인하는 상황이고, 명백한 사기판매 행위가 적발되지 않는 한 그나마 '불완전판매' 쪽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사모펀드 특성상 투자자 상당수가 여러 차례 투자를 해온 부분 등도 금감원이나 검찰 등에서 참고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2월 14일 15:09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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